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단독]또 롯데호텔 38층 간 조성은 "원장님 일정비어 짬낸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제가 박지원 원장님과 진짜 뭐라도 했으면 억울하지라도 않을 거예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 조성은씨가 1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조씨는 8월 11일에 이어 8월 말 같은 장소(롯데호텔 38층 일식집)에서 박 원장을 또 만난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이를 두고 야당이 두 사람 관계를 의심하며 ‘박지원 배후설’을 키워나가자, 조씨는 “존경하는 정치원로일 뿐이다. 억지로 엮지 말라”며 반발했다.

조씨는 지난 14일 “박 원장을 8월 11일 이후 또 만난 적이 있느냐”(CBS 라디오)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물음에 “없다. 박 원장이 국내에 있을지 어디에 계실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이날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에 당시 답변내용을 언급하면서 “금방 드러날 거짓말을 왜 했을까”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조씨는“일부러 거짓말을 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조씨와의 일문일답.

중앙일보

2018년 1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전체회의에서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현 국가정보원장)와 조성은 당시 최고위원이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 왜 거짓말을 했나.

A : “현직 국정원장을 만난 일정을 내가 먼저 말 못한다. 원장님이 공개하는 경우에 한 해 내가 인정할 수가 있다.”

Q : 8월부터 지금껏 몇 번 만났나.

A : “그게 다다. 이전에는 2월에 공관을 한번 갔었다. 국정원을 간 적은 없다.”

Q : 8월 말 만난 장소와 시기를 특정해 달라.

A : “8월 25~27일 중인데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 잠깐 티타임을 했다. 모두 롯데호텔 38층에서 만났다.”

Q : 왜 티타임을 한 건가.

A : “원장님 일정이 비어서 짬이 나서 간 것 정도로 보시면 된다. ‘고발 사주’ 관련 언급은 단 한마디도 없었다. 대검(9월 3일)에 처음 자료를 주고 온 날도 엄마에게 ‘나 오늘 영화 찍었어’라고만 했을 정도로 나는 입이 무겁다.”

‘티타임 당시 무슨 얘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는 “원장님이 여러 일로 좀 힘들어하셔서 ‘꿋꿋이 버티시라’ 응원하고 왔다. 나에게 박 원장은 존경하는 정치 원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박 원장의 해명이 필요한 사안”(이준석 대표)이라면서 “두 사람이 만난 뒤 인터넷 매체의 의혹 첫 보도(9월 2일) 나가고 대검 감찰부장을 만난 (9월3일) 행적 등이 수상하다”(조수진 최고위원)고 공격했다. 김태흠 의원도 성명을 내고 “국정원장이 정체도 불분명한 젊은 여성을 사적으로 호텔에서 만나고 공관으로 초대했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라고 사퇴를 요구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조씨가 “첫 보도는 우리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던 날짜 아니다”(12일 SBS)고 한 인터뷰 발언 등을 거론하면서 “고발 사주가 아니라 제보 사주인 게 드러나고 있다”(윤 전 총장 캠프)라고 반격했다.

중앙일보

윤석열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관위 부위원장. SBS뉴스 인터뷰 화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위 ‘고발 사주’ 의혹은 지난해 4월 3일과 8일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김웅 미래통합당 후보→조성은 당 선대위 부위원장 순으로 여권 인사(유시민·최강욱·황희석 등)에 대한 고발장이 전달됐다는 게 의혹의 요지다.

이와 관련, 그동안 “고발장을 김웅 의원에게 받긴 했지만 당에 전달한 적은 없다”고 했던 조씨는 이날 통화에선 “당에 문건(고발장)을 넘기진 않았지만 구두로는 고발장 내용을 전달했다”고 말을 달리했다. 조씨는 통화에서 “사실 지난해 4월 당 인사에 ‘이런 내용의 고발장이 왔다’고 말하니까 그분이 당 법률지원단에 상의해 보라고 하더라”며 “직후 내가 ‘구두로 전달’이라고 따로 메모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최강욱 고발장' 등과 관련해 “당에 들어온 것은 없다는 게 당 공명선거감시단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편 윤 전 총장 캠프의 ‘정치공작 진상규명 특위’는 이날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한겨레신문이 9월 6일 보도한 고발장 이미지 파일의 출처는 대검으로 강력히 의심된다”며 “즉시 박지원·조성은-대검-한겨레신문으로 이어지는 검언유착 관계를 수사해야 한다”고 성명을 냈다. 고발장 외부 유출과 관련해 조씨도 통화에서 “나는 9월 3일 대검에 준 게 유일하기에 9월 6일 한겨레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내가 대검 외에 공수처를 따로 찾은 이유 중엔 대검에 고발장을 준 직후 뒤이어 한겨레신문에 고발장이 공개되는 것을 보고 대검을 100% 믿지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든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