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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장난감도 머신러닝하는 시대…10년 뒤엔 AI와 철학을 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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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y Everything / 미래를 바꿀 기술 ◆

매일경제

피터 디어맨디스 엑스프라이즈재단 회장(화면 속 인물)이 16일 트라이 에브리싱 `실리콘밸리 대부가 말하는 미래를 바꿀 기술` 세션에서 함세훈 EQT파트너스 대표가 던진 인공지능 진화 변화상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인공지능(AI) 로봇이 사람처럼 얘기하며 인간과 철학을 주제로 토론하는 세상. 사람이 직접 클라우드 컴퓨터에 접속해 자기 생각을 실시간 온라인으로 전송하는 시대.

미국 실리콘밸리 '혁신의 아이콘' 피터 디어맨디스 엑스프라이즈재단 회장이 그리는 10년 뒤 세계의 모습이다.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세계지식포럼과 연계해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 '트라이 에브리싱(Try Everything)' 행사에서는 혁신의 대가들이 잇따라 강단에 올라 미래 기술로 달라지는 세상의 풍경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디어맨디스 회장은 이날 '실리콘밸리 대부가 말하는 미래를 바꿀 기술' 세션에서 AI와 바이오기술(BT), 우주산업을 향후 기업 성공 3대 키워드로 꼽았다.

그는 실리콘밸리 유명 창업 사관학교 싱귤래리티대학을 세운 인물로 우주 개발, 바이오산업 등 20개 이상 하이테크 기업을 잇달아 창업하며 '미래 설계자'로 불린다. 디어맨디스 회장은 "예전에 중국을 방문했을 때 한 개에 5달러짜리 머신러닝 칩을 개발하는 회사를 보고 강한 인상을 받았다"며 "저렴한 가격에 AI 기술이 보급되다 보면 앞으로 장난감이나 문짝 같은 곳에도 지능이 탑재되는 등 AI가 모든 곳에 내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29년이면 인간의 언어로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의 AI가 나올 전망"이라며 "2030년 이후에는 인간을 클라우드 컴퓨터에 연결하고 사람 수명을 연장하는 바이오기술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 업체 오로라를 이끄는 크리스 엄슨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창업자는 '자율주행 기술이 우리 삶에 들어오기까지' 세션에서 운송수단 분야 청사진을 제시했다. 엄슨 CEO는 "운전이 어려운 사람들이나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이동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어떠한 제약도 없이 이동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은 단순히 차가 스스로 운전하는 게 아니라 인간 생활 전반의 부가가치를 끌어올리는 기술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교통이 혼잡한 시간 자율주행에 운전을 맡기고 우리는 생산성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며 "주행의 안전성이 개선되면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도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혁신의 구루들은 국내 기업들을 위한 성장 조언도 내놨다. 디어맨디스 회장은 "비즈니스 리더들이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가 나와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지금은 기술과 인재, 자본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시대"라며 "현실성 없는 아이디어라고 이를 버리면 다른 사람이 곧장 그 아이디어를 갖고 파괴적 기술을 개발하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디어맨디스 회장은 AI가 지배하는 시대에 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을 지배적으로 적용하는 디지털화 △온라인·스트리밍 기술 등을 통해 물리적 제품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는 비물질화 △비전문가도 손쉽게 기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민주화 등 기술 전략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엄슨 CEO는 오로라 성공 비결에 대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자율주행 구현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투자자들과 공유한 게 주효했다"고 귀띔했다.

국내 스타트업을 위한 원포인트 레슨도 줄을 이었다. 피스컬노트의 창업자 팀 황은 '팀 황이 말하는 성공비결' 세션에 참석해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13년 창업한 피스컬노트는 전 세계 3000여 개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데 미국의 법안, 규제 등을 AI로 분석해 기술 기업들에 제공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팀 황 창업자는 "스타트업을 창업할 때 조직문화 형성이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창업자들이 겪는 문제는 기술적인 어려움 때문이 아니며 근본적으로 사람, 올바른 조직문화와 관련된 부분에서 오는 때가 많다"고 진단했다. 그는 "조직문화가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역량이기 때문에 창업 초기 단계부터 조직문화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팀 황 창업자는 환경·책임·투명경영(ESG) 유관 분야에서 스타트업 틈새시장이 열릴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전 세계 증권 규제당국이 ESG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규제가 복잡해지면서 기술 기업과 규제당국이 더 나은 관계를 형성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고 이 분야에서 스타트업 사업 영역이 넓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2021 교원 딥체인지 스타트업 프라이즈 데모데이'에 참석한 장동하 교원그룹 기획조정실장은 "스타트업들이 인큐베이션 기간 동안 훌륭한 잠재력을 찾을 수 있었다"며 "향후 훌륭한 유니콘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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