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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거치기간 1년·5년 나눠갚아라"…코로나대출 테이퍼링 시동(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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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은행 부실 위험은 낮지만 취약차주 부실위험은 대비해야"
"거치기간·상환기간 늘리고 채무조정 지원 확대"
"이자상환 유예, 은행들이 먼저 제안한 것"
뉴시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진행된 '금융위원장-금융협회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9.16.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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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내년 3월까지 6개월 연장된다. 금융당국은 이번 추가 연장 조치로 은행들이 부실 위험에 빠질 가능성은 낮지만, 차주의 부실이 이연돼 심각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만큼 장기·분할상환과 채무조정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16일 금융위원회는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연장, 가계부채 위험관리 등 금융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금융협회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와 금융권은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의 신청기한을 6개월 추가 연장하는데 최종 합의했다. 코로나19 확산세 등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자 상환유예 지원실적과 대출잔액이 크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한 결정이다.

지난 7월 말 기준 전 금융권 만기연장·상환유예 대출잔액은 총 120조7000억원으로 만기연장 104조1000억원(55만8000건), 원금 상환유예 11조3000억원(3만2000건), 이자 상환유예 5조2000억원(1만건) 등이다.

"거치기간 최대 1년, 상환기간 5년까지 확대"



정부와 금융권은 유예 조치가 장기화되면서 금융기관의 잠재부실과 장기유예 차주의 상환부담 누적이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보완 프로그램을 적극 시행키로 했다.

먼저 현행 연착륙 방안을 내실화해 차주가 상환여력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채무를 상환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차주가 상환을 시작할 때 한꺼번에 부담이 몰리는 것을 줄여주기 위해 차주가 신청하면 거치기간 최대 1년을 부여하기로 했다. 기존에 3년으로 운영하던 상환기간도 5년으로 확대했다. 연착륙 지원방안 업무처리도 표준화한다. 지원 종료 2개월전 문자메시지 또는 유선으로 사전안내를 하고, 종료 1~2개월전 차주와의 컨설팅을 실시해 상환계획을 수립한다.

이형주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차주의 필요에 따라 충분한 거치기간을 부여하고 상환기간도 지난 3월 발표 당시 보다 장기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 차주들에게 조금 더 도움 되는 프로그램으로 개선했다"며 "이번 연착륙 상환계획을 통해 능력이 되는 차주는 적극적으로 상환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취약차주에 대해서는 채무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채무조정제도를 개선해 선제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은행권 자체 프리워크아웃 지원 대상을 개인사업자에서 중소법인으로 확대한다. 공동 '모범규준'을 만들어 개인사업자·중소법인에 대한 지원조건을 표준화해 이자감면·장기분할상환 등을 지원한다.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제도의 지원대상과 지원수준도 확대한다. 다중채무자뿐만 아니라 단일채무자도 지원하는 한편, 코로나 피해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채무조정 제한을 완화하고 이자율 감면도 확대한다. 현재 채무액 중 6개월 이내 대출비중이 30%를 초과하면 채무조정이 불가능하지만, 이 대출비중에서 코로나 피해 자영업자 생계·운영자금 대출이 제외된다. 또 일률적으로 50%까지 감면했던 감면율을 차등화(30~70%)하되, 코로나피해 자영업자는 10%포인트 추가 감면해주기로 했다.

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중소법인 부실채권을 매입해 담보권 실행 유예 및 분할상환, 채무감면 등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금융기관에서 매각할 필요가 있는 고정이하 여신 및 연체 6개월 이상 경과 채권이 매입 대상이다. 지난 7월 말 기준 만기연장·상환유예 대출잔액 중 고정이하 여신은 1조7000억원 수준이다. 이를 통해 담보권 실행을 6개월에서 최대 10년간 유예하고, 분할상환(5년~최대10년), 채무감면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 돕는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산업은행 재무안정동행 등(2조원), 신용보증기금 밸류업 등(1조원), 기업은행 연착륙 지원 등(1조원) 정책금융 프로그램을 통해 약 4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중소기업·개인사업자에 대해서는 운영자금 등으로 지원한다. 대출 원리금 중장기 분할납부, 보증료 등 금융부담 완화도 지원한다.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한차례 더 연장됨에 따라, 이와 관련된 금융규제 유연화 조치도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유동성 비율 및 예대율 관련 규제 등 금융규제 유연화 조치 연장 안건은 오는 29일 금융위에 상정될 예정이다. 단 자회사간 신용공여한도 완화를 포함한 금융회사 건전성 규제 등 금융시장 안정 관련 규제는 정상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자상환 유예, 은행들이 먼저 제안…부실로 이어질 가능성 매우 낮아"

이와 함께 금융위는 이번 추가 연장 조치로 금융권의 부실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특히 금융위가 만기연장 뿐 아니라, 이자상환 유예까지 재연장을 결정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부실위험을 가늠하지 못해 부실 위험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국장은 "그간 14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했다는 것은 충분한 소통을 했다는 증거가 되기는 부족할 수 있지만, 최대한 많은 금융기관의 의견을 들으려고 노력을 했다"며 "또 협의하는 과정에서 이자 상환유예 종료 필요성에 대해서 오히려 저희 쪽에서 우려를 제기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오히려 금융기관들이 '이자 상환유예를 급격하게 종료할 경우 코로나 상황이 지금 진정되지 않고 있는데 차주들 상황이 악화될 수 있으니, 조치를 연장하되 단계적으로 정상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달라'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기해 이번 방안을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금융위는 또 이자상환 유예금액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대부분이 차주들이 상환을 하고 있어 연장을 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전체 지원 잔액 120조원 중 잔액 기준으로 5조원 정도고, 사실상 유예 지원을 받은 이자금액으로는 한 29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이자 상환유예 지원을 받았더라도 중간에 상환하는 차주가 많아 조치를 조금 더 연장을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이날 금융협회장들과의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은행들이 충분히 관리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손충당금적립비율도 155% 정도 되고 그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은행들이 부실 관리를 해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6개월 연장되면 내년 3월에는 정상적으로 프로그램이 종료되고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하는 걸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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