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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소비자 혜택만 줄어든다"…카드업계, 카드 단종 잇달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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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비용절감 내세워

카드 신규발급 중단…7월까지 130종 단종

소비패턴 변화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이라지만

소비자들은 혜택 축소에 불만

업계, 올해 가맹점수수료 또 인하되면 혜택 축소 불가피

아시아경제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기존 카드발급을 줄줄이 중단하고 있다. 단순 제휴카드 뿐 아니라 스테디셀러까지 정리하면서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전일부터 해피포인트 롯데카드, 교보문고 핫트랙스 롯데카드 등의 신규발급을 중단했다. 이달 들어 해병대전우데일리, 아이러브서울 관리공단, 지금샵 등 제휴카드도 정리했다.

이미 지난 7월까지 단종된 신용·체크카드수는 지난해 단종된 카드 수의 절반을 넘어섰다.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올해 7월말 단종 신용·체크카드는 130종(신용 87종·체크 43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202종(신용157종·체크45종)의 65%에 육박하는 수치다.

여기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스테디셀러도 포함됐다. 신한카드는 지난 7월 1999년 LG카드 시절 출시해 20년간 인기를 끌었던 '레이디카드'의 판매를 중단했다. 롯데카드가 발급을 중단한 카드에는 일명 상테크로 이용 가능한 '올마이쇼핑카드'도 포함돼 소비자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하나카드는 지난 6월 신용카드 49종과 체크카드 40종 총 89종의 신규·추가발급을 한 번에 중단해 눈길을 끌었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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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조정이라지만…소비자 "혜택 줄어든다"
업계에서는 최근 발급 중단된 카드는 출시한 지 10년 이상 된 상품으로, 고객 소비패턴 변화에 따라 더 이상 수요가 없는 카드들이라고 설명한다.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등 최신 트렌드에 따라 대체 상품을 출시하고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개편된 카드들이 이전에 비해 혜택이 줄어들었다는 불만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미 단종된 카드의 해지를 권유하는 마케팅을 하기도 한다. 주부 김성미(가명·36)씨는 "최근 이미 단종된 카드의 해지를 권하는 카드사의 전화를 받았다"며 "카드해지 시 백화점상품권 18만원을 준다했지만 유효기간이 3년 남은 해당카드의 1년 치 혜택 밖에 안 돼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카드 단종에는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카드사들의 주 수입원이었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7개 전업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1조1468억원으로 가맹점수수료 조정 전인 2018년 1분기 2조2436억원에 비해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맞물려 단종카드도 늘어나는 추세다. 단종 신용·체크카드 수는 2017년 93종, 2018년 100종에서 2019년과 2020년 각각 202종으로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적용된 2019년부터 2배 가까이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카드사가 수익성 분석을 통해 향후 5년 간 흑자를 낼 수 있는 상품만 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이 도입되면서 고비용의 혜택이 많은 카드를 출시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 향후 단종카드가 늘어나고, 소위 알짜카드로 불리는 카드들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비용절감에 나선 카드사로서는 앞으로도 수익이 나지 않는 상품을 단종시킬 수밖에 없다"며 "올해 예정된 수수료 재산정에서도 인하 분위기가 조성되면, 결국 카드 혜택 축소 등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혜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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