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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노역 상품 유입 금지”…선명해지는 유럽의 대중국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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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국정연설

신장 인권탄압 겨냥 “인권은 사고 팔 수 없다”

중 ‘일대일로’ 맞선 유럽판 인프라 구축 계획도

“독재국가 영향력 확대…인도·태평양 적극 역할”


한겨레

우루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15일(현지시각)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자리한 유럽의회 본부에서 연례 국정연설을 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스트라스부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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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강제노역을 통해 생산된 상품의 유럽 시장 유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대신할 유럽판 인프라 구축 계획도 내놨다. 유럽연합의 대중국 정책이 갈수록 선명해지는 모양새다.

16일 <로이터> 통신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우루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15일(현지시각)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자리한 유럽의회 본부에서 한 연례 국정연설에서 “죄수와 수감자가 생산한 제품이 유럽 시장으로 흘러드는 것을 금지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중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신장위구르 인권탄압을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인권은 어떤 값으로도 사고 팔 수 있는 게 아니다. 위협이나 강요에 의한 노동을 통해 생산된 제품이 유럽의 상점에서 판매되는 일을 막기 위해, 강제노역으로 생산된 제품의 유럽시장 유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공급망 정비를 통해 유럽 기업이 강제노역 상품 유입을 막기 위한 노력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던 기존 입장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통해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유럽판 세계적 인프라 확충 계획도 제시했다. 그는 “세계 각국과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고품질 인프라와 상품, 서비스를 연결하는 ‘글로벌 게이트웨이’를 구축할 것”이라며 “공유하는 가치에 기반한 동반자들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의존이 아닌 연결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럽은 도로 건설을 위한 재정 지원을 잘 할 수 있지만, 중국 소유의 구리광산에서 중국 소유의 항구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유럽이 건설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연합 차원의 반도체 산업 육성 계획을 담은 이른바 ‘반도체 법안‘ 마련 방침도 내놨다. 그는 “유럽에서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목적”이라며 “공급망에 안전을 기하고 유럽 첨단 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5세대 이동통신(5G) 구축과 관련한 중국 기술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도 경계했다.

외교·안보와 관련해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유럽연합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독재국가가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인도 태평양 지역을 활용하고 있다. 유럽의 번영과 안보를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럽연합이 국제사회에서 보다 적극적인 행위자가 되려면, 차세대 동반자 관계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유럽연합 차원의 새로운 인도·태평양 전략은 하나의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을 ‘화두’로 삼았다. 먼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중국의 기후변화 관련 목표는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중국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를 촉구한다. 중국이 2020년대 중반까지 탄소가스 배출량 정점을 찍고, 이후 나라 안팎에서 석탄 사용을 중단한다면 매우 고무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탄소배출량 감소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는 중국에 대한 비판인 셈이다.

이를 두고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폰더라이덴 집행위원장 국정연설의 주인공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니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었다. 유럽연합의 핵심적 정책 우선 순위가 어떤 나라에 맞춰져 있는지를 극명히 보여줬다”고 짚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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