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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캐스퍼’ 가장 작지만 한국 미래 담긴 자동차”…광주형일자리 성공시킨 이용섭 광주시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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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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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광주시장이 16일 시장 집무실에서 현대자동차의 캐스퍼를 생산하게 된 광주형일자리 대해 설명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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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캐스퍼는 국내 내연기관 자동차 중 가장 작다. 1000㏄미만 경차로 KIA 모닝이나 쉐보레의 스파크와 같은 급이다. 캐스퍼는 지난 14일 하루 동안 온라인에서 1만8940대가 사전 계약 됐다. 첫날 계약 대수로는 현대차의 내연기관 차 가운데 역대 최대기록이다.

캐스퍼를 만드는 (주)광주글로벌모터스(GGM)은 지방자치단체인 광주시가 1대 주주인 회사다.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노동자들의 임금을 낮추고 일자리를 창출해 보자며 국내 첫 상생 일자리로 추진된 ‘광주형 일자리’가 현실이 된 것이다.

2014년 광주시가 처음 구상한 이 모델은 2019년 1월 이용섭 광주시장이 현대차의 참여를 이끌어 내면서 구체화됐고 7년 만에 자동차 생산으로 결실을 맺었다. 광주시에는 상생일자리 보좌관, 노동협력관 등 다른 지자체에서는 보기 힘든 새로운 조직도 생겼다.

이 시장은 16일 인터뷰에서 “캐스퍼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내연기관 자동차 중 가장 작지만 한국 경제의 미래가 담긴 차”라면서 “광주에서 시작된 상생 일자리는 전국 7곳으로 확산돼 다른 산업에도 재도약의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캐스퍼가 나오기까지 힘든 일들이 많았겠다.

“2018년 12월4일 현대차와 투자협약안이 점정 타결됐다. 이틀 뒤 문재인 대통령께서 참여한 가운데 협약식을 갖기로 하고 시청에 무대까지 설치하고 있었다. 그런데 12월5일 협약안이 광주 노·사·민·정 협의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협약식도 취소됐다. 자본금 23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잠을 이룰 수 없는 날이 많았지만 시민들을 믿고 해낼 수 있었다.”

-노동계와 현대차를 모두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이해관계가 다른 당사자들이 모두 만족하는 해법을 찾는 게 어려웠다. 한국노총과 현대차를 설득하기 위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만났다. 몇 시간씩 기다리다 만나주지 않아 돌아올 때도 있었다. 하지만 광주시와 청년들의 미래 일자리에 관한 문제여서 포기할 수 없었다. ‘(성공한다면)역사에 남을 일이다. 독립운동 하는 마음으로 어려움을 이겨내자’고 설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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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일자리가 적용된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위탁 생산되는 현대자동차의 캐스퍼.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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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주주인 현대차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것 같은데.

“GGM이 자동차를 잘 못 만들면 결국 현대차가 경쟁력과 이미지에서 피해를 본다. 제대로 만들어줘야 한다. 현대차와 광주시는 동전의 양면처럼 공생관계다. GGM이 현대차의 자동차만 생산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자동차를 잘 만든다는 평가를 받으면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도 GGM에 생산을 맡길 수도 있다.”

-GGM은 ‘노조가 없는 공장’ 인가.

“노동자와 사측이 ‘노사상생협의회’를 통해 함께 주요 현안을 결정하는 GGM은 노조가 없는 게 아니라 노조가 필요 없는 환경이다. 노사 동수로 구성된 상생협회에서 경영이나 운영방침을 정하고 있다. 대표부터 사원까지 모두가 노동자이면서 경영자다. 노동이 존중받으면서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새로운 상생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지속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GGM에는 현재 539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생산대수가 증가하면 1000명까지 늘어날 것이다. 캐스퍼로 첫 양산에 성공했지만 마중물이다. 적절한 때 친환경차로 전환해야 한다. 친환경자동차 부품인증센터와 친환경자동차 부품 클러스터, 무인저속특장차 규제자유특구라는 이점을 활용해 광주가 친환경자동차의 메카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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