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U-23 대표팀 맡은 황선홍 "A대표 감독 되기 위한 검증 받겠다"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적극적이고 스피디한 축구 펼칠 것…소통 힘쓰겠다"

연합뉴스

황선홍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 파리 올림픽에서 U-23(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을 이끌게 된 황선홍(53) 감독은 "A대표팀 감독이 되기 위한 검증을 제대로 받고 싶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U-23 대표팀 취임 비대면 기자회견을 했다.

황 감독은 2024년 파리 올림픽 본선까지 U-23 대표팀을 이끈다. 다만 내년 9월 열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중간 평가를 거쳐 계약 지속 여부가 결정된다.

황 감독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목표다. 면밀하게 준비하면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 "아시안게임 잘 치르고 그 이후에 파리올림픽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또 과거 포항 스틸러스를 이끌 때처럼 '빠른 축구'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세계 무대에서 한국 축구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적극적이고, 스피디해야 한다"면서 "방법론은 차이가 있겠지만, 이런 축구를 해야 한다는 방향성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간 한국 축구도 다른 축구 선진국처럼 유소년 전문 지도자를 지속해서 발굴해 U-23 대표팀을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걸린 '병역 혜택'의 특수성을 고려해 '이름값' 높은 지도자에게 U-23 대표팀 지휘봉을 맡긴 경우가 많았다.

성인 무대에서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를 이끌고 K리그 우승컵(1회)과 축구협회 FA컵(2회)을 들어 올렸던 황 감독을 U-23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 것은 이런 흐름의 '극단'에 있다.

축구에 전혀 관심 없는 사람들도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스타급' 축구인이 U-23 대표팀을 맡은 것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2 런던 올림픽에 나섰던 홍명보 현 울산 현대 감독 이후 9면만이다.

황 감독은 이런 비판적 시선에 대한 생각을 묻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감독의 꿈은 A대표팀이지만, 그만큼 어려운 절차를 거쳐야 하고 검증받아야 하는 자리다. 나는 이 자리를 통해 그런 검증을 제대로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황 감독과의 일문일답.

연합뉴스

황선홍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중책을 맡은 소감은.

▲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다는 것은 가슴 벅찬 일이다. 2002 한일월드컵 끝나고 국가대표팀 감독이 꿈이라고 말했다. A대표팀은 아니지만 20년 걸려 이 자리에 앉게 됐다. 그간 성공도 했고 실패도 있었다. 이런 경험들이 이 직책을 맡는 데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헤쳐나가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두가 힘든데, 국민들께 감동을 주는 팀을 만들겠다. 내 모든 것을 걸겠다.

-- 계약이 사실상 '1+2'다. 흔쾌히 받아들인 건가.

▲ 사실 계약기간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대표팀이라는 곳은 냉정하게 평가받아야 한다. 그에 따른 책임도 막중하다. 돌아가는 방법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공감했다. 자신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목표다. 면밀하게 준비하면 가능성이 충분하다. 파리올림픽은 아직 생각 안 해봤다. 아시안게임 잘 치르고 그 이후 파리올림픽을 생각하겠다.

-- 2012 런던 올림픽 때 홍명보 감독처럼 내년 아시안게임을 파리 올림픽 출전 연령 선수인 2001년생 위주로 치를 계획인가.

▲ 감독 입장에서는 미래를 보고 운영을 하고픈 마음은 많다. 그러나 여론과 협회의 입장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일단 (1999년생 위주로) 아시안게임에 집중하겠다. 다만,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2001년생들도 함께 준비시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 코치진 구성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 시간이 촉박한 만큼 전임 김학범호의 김은중 수석코치를 계속 쓸 생각은 없나.

▲ 심사숙고해서 조만간 결정하겠다. 클럽팀과 대표팀은 차이가 크고 접근 방법이 다르다. 대표팀은 특화된 경험이 필요한 자리다. 그래서 많이 고민하고 있다. 다만, 10월부터 아시안게임 예선을 치러야 해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빨리 확정하겠다.

(김 수석코치를 계속 쓰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여러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겠다.

연합뉴스

황선홍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이 한국 축구에 가지는 특수성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프로 무대에서 포항이라는 팀 이끌고 여러 우승을 들어 올린 황 감독이 U-23 대표팀을 맡는 것은 감독 커리어는 물론이고 한국 축구 전체를 놓고 봐도 냉정하게 발전이 아닌 퇴보라는 시각이 있다.

▲ 그렇지 않다. 모든 감독의 꿈은 A대표팀이지만, 그만큼 어려운 절차를 거쳐야 하고 검증받아야 하는 자리다. 나는 이 자리를 통해 그런 검증을 제대로 받고 싶다.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겠다.

-- U-23 대표팀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선수 기르는 곳이기도 하다. 어떤 대표팀을 지향하나.

▲ 좋은 선수를 발굴해서 A대표팀에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다. 많은 인원이 U-23 대표팀을 통해 A대표팀으로 올라가기를 기대한다.

-- 파울루 벤투 A대표팀과의 관계는 어떻게 만들어나갈 계획인가.

▲ 소통을 많이 하겠다.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욕심을 내기보다는 소통을 통해 결정하겠다. 대회 스케줄은 미리 나와 있으니 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아주면 문제가 덜하리라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A대표팀이 우선이다. 상황이 된다면 소통을 통해 도움받겠다.

-- 포항 등 프로에서 보여준 축구를 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축구를 할 텐가

▲ 지도자를 처음 시작하면서부터 어떻게 하면 한국 축구가 세계 무대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적극적이고, 스피디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방법론은 차이가 있겠지만, 이런 축구를 해야 한다는 방향성은 변함이 없다.

-- 포항을 이끌던 시절 이후에는 국내외에서 감독을 하며 쓴 경험을 많이 했다. 소통이 부족하다는 점은 황 감독도 면접에서 인정한 것으로 안다. 스타플레이어 관리를 잘 못 한다는 평가도 있는데.

▲ 실패는 누구나 할 수 있고, 미래는 어떻게든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과거보단 미래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발전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개선하겠다.

연합뉴스

황선홍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스타 플레이어 관리 지적과 관련해서는) 개개인의 특성을 존중한다. 나는 이런 특색 있는 선수들을 팀에 맞춰서 쓰면 된다. 다만 팀에 대한 존중은 있어야 한다. 그건 내 소신이다. 이런 부분을 잘 지켜준다면 우리 팀의 좋은 일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이런 선수는 절대 안 쓰겠다'라는 기준을 얘기하자면.

▲ '원팀'이 중요하다. 모두가 한 팀이 될 수 있게끔 만드는 게 우선이다. 최대한 많은 선수가 같은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선수들은 그 분위기 안으로 들어오게 돼 있다.

-- 김학범호와 비슷한 축구를 할 것인가. 변화를 줄 것인가.

▲ 김학범호가 지난겨울 제주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 3경기를 봤다. 전방 압박이나 공격적인 콘셉트, 빼앗긴 뒤 수비 전환의 속도감 등 인상적이었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올림픽에서는 수비조직이 아쉬웠다. 계승하면서 보완하겠다.

ah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