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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강남 재건축보다 비싸"..평당 분양가 1~8위 '도시형생활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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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머니투데이

자료제공=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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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도시형생활주택의 규제를 완화해 도심 내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3.3㎡당 분양가 상위 10개 주택 중 8개가 도시형생활주택인 것으로 드러났다. 고분양가 도시형생활주택 관리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6년 이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분양보증서를 발급받은 1809개 사업장의 평당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평당 분양가 상위 10위 사업장 중 상위 8개가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HUG에서 분양보증을 받은 사업장 가운데 평당 분양가가 가장 비싼 사업장은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에 공급되는 더샵 반포 리버파크 도시형생활주택이다. 이 주택의 평당 분양가는 7990만원, 세대당 분양가는 17억 1156만원에 달한다.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공급 예정인 루시아 도산 208 도시형생활주택이 평당 분양가 79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세대당 분양가 14억 2014만원이다.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에 공급되는 오데뜨오드 도곡의 경우 평당 분양가 7299만원, 세대당 분양가 14억 6507만원이었다.

도시형생활주택이 아닌 주택 중 평당 분양가가 가장 비싼 주택은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였다.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의 평당 분양가는 5280만원으로 더샵 반포 리버파크 도시형생활주택의 평당 분양가보다 2717만원이 저렴했다.

아파트 중에는 2016년 분양보증을 받은 사업장 중 가장 비싼 평당 분양가를 기록했지만 이 곳보다 평당분양가가 비싸게 책정된 도시형생활주택이 8곳에 달했다. 도시형생활주택이 강남 재건축 아파트보다 비싸게 분양되고 있는 셈이다.

도시형생활주택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에 건설사들이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규제를 피해 아파트 건설을 포기하고 고분양가를 받을 수 있는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것이 데이터로 확인된 것이다.

도시형생활주택은 2009년 이명박정부가 처음 도입할 당시 집 없은 서민들과 1~2인 가구가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소형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됐다. 당시 정부는 소형주택 공급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소음방지대책 수립, 건축물간 이격거리 기준, 주차장설치기준 등을 면제하거나 완화해줬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지난 16일 도시형생활주택의 면적을 전용 50㎡에서 60㎡로 확대하면서 기존의 방1개(거실1+방1)로 규제했던 구획을 방 3개(거실1+방3)까지 넓힐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소 의원은 "최근 건설사들이 양질의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는 부지에서도 분양가 규제를 피하고자 도시형생활주택을 공급하는 편법 분양, 꼼수 분양을 하고 있다"며 "저렴한 소형주택 공급을 위해 도입한 도시형생활주택 제도가 이제 고분양가를 받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고분양가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 의원은 전날 정부가 발표한 도시형생활주택 규제 완화 방안에 대해서도 "도심 내 난개발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 의원은 "국민들이 원하는 집은 양질의 아파트인데 주민공동시설도 없고, 주차장도 열악하며, 건축물간 이격거리가 짧아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을 늘린다고 양질의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가 줄어들까"라고 반문하며 "도심 내 주택 공급 가능 부지가 한정된 만큼 도시형생활주택 규제 완화를 통해 건설사들의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을 부추길 것이 아니라 주택건설기준에 따라 건설된 양질의 아파트를 저렴하게 공급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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