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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사진톡톡] 추석 앞두고 104세 어머니 만난 70세 아들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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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정부의 추석특별방역대책이 발표됐습니다. 이에 따라 13일부터 2주간은 거리두기 단계와 상관없이 요양병원·요양시설의 비대면 방문 면회가 허용됩니다. 환자와 면회객이 모두 백신 접종을 마치고 2주가 지난 뒤라면 접촉 면회도 가능해졌습니다.

70살 아들 정용대 씨는 14일 아내와 함께 104세 어머니가 계시는 경북 상주시 희망요양원에 아침 일찍 도착했습니다. 상주에서 농사를 짓는 정 씨 부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늘면서 오랫동안 어머니를 보지 못하다 추석을 앞두고 오랜만에 어머니를 뵙는다는 마음에 설레기만 합니다.


요양원 관계자가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 장태분 씨를 휠체어에 모시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순간 70살 아들은 울컥하는 마음에 목이 메입니다.


"어머니, 저 왔어요. 그동안 못 와서 서운하셨죠" 하며 몸을 낮춰 노모의 손을 잡습니다. 그동안 코로나19 거리두기 강화로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고 애만 태웠는데 그걸 알 리 없는 늙은 어머니에게 죄스럽기만 합니다.


접촉 면회를 위해 허락된 시간은 10여 분 남짓. 정 씨 부부는 어머니에게 우선 큰절을 올렸습니다. 어머니는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늙은 아들 정 씨는 자신의 나이는 잊은 채 더 늙어버린 어머니의 손을 잡고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잡은 손은 면회 시간 내내 놓지 않습니다. 말을 건네지만, 장 할머니는 순간순간 아들과 며느리를 잘 알아보지 못하는 표정을 짓기도 해 마음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고령과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장 할머니는 작년 초 이 요양원에 입원했는데 장남의 사망으로 큰 충격을 받았던 만큼, 이날 차남과의 면회는 각별했습니다.


아들은 어머니 눈 밑을 보며 걱정스럽게 "어머니, 이거 괜찮으세요? 좀 나아지신 것 같은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요양원 관계자는 "많이 나아지셨다"며 아들에게 안심을 시킵니다.


"어머니 손톱물들이셨네요. 너무 예뻐요". 봉숭아 꽃물 들인것 처럼 바른 분홍색 매니큐어가 어느새 손톱 반도 안 남았지만, 아들은 연신 말을 건넵니다.


몇 마디 말도 못 나눈 것 같은데 어느새 10여 분이 흘렀나 봅니다. 다시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아들 정 씨는 어머니 휠체어를 밀고 요양원 건물 입구로 이동합니다.


요양원 관계자에게 휠체어를 넘긴 정용대 씨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는 몸을 돌리지는 못하고 자신을 보고 있을 아들을 생각하며 손을 흔들며 인사해 줍니다.

그 모습을 보며 아들은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아냅니다.


장 할머니는 건물에 들어가기 직전 아들과 며느리를 보며 손을 흔들었고, 정용대 씨는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