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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단독] 이낙연 “나는 흠 없는 후보, 폭풍 검증에도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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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이낙연 전 대표는 15일 전북도의회에서 진행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호남 경선에서 1등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기고 싶다"는 말도 두 차례 했다. [사진 이낙연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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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15일 “불안의 반대는 안정과 안전이다. 폭풍 검증에도 쓰러지지 않을 안전함이 필요하다”며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다른 자신의 강점을 부각했다.

25~26일로 예정된 호남 지역 순회 경선을 앞두고 전북을 방문한 이 전 대표가 전북도의회에서 진행한 중앙일보와의 단독인터뷰에서다. 그는 “안전함을 나의 브랜드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흠이 없는 사람이란 말은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될 것 같은 사람이 아니라 대통령이 돼야 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이어갈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적인 과제를 해결할 만한 역량을 갖고 있는가, 선진국에 진입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사람인가, 국민들께 신뢰를 얻을 만한 사람인가, 폭풍 같은 검증에도 쓰러지지 않을 만큼 흠 없는 사람인가에 대해 한번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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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7월 5일 출마선언식 이후 호남을 18회 방문했다. 왕복 도합 열차나 차를 탄 횟수만 36번이다. 그는 전남 영광 출신으로, 전남지사를 지냈다. [사진 이낙연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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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세론 유지냐, 반전이냐’를 좌우할 호남 지역 경선에 대해 “경선 과정의 큰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이겼으면 좋겠다. 호남에서 1위를 하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 본선 경쟁력에선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내가 여기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전북 출신인 정세균 전 총리의 후보직 사퇴와 관련해 이 전 대표는 “어제 전화를 (정 전 총리가) 줘서 통화했다. 조만간 만나기로 했다”고 했고, ‘정 전 총리의 지지세를 흡수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엔 “기대하고 있지만 사람 마음을 함부로 말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경선에서 승리하면 경쟁자였던 이 지사에게 본선 선대위원장을 맡길 것이냐’고 묻자 그는 “당연하다. 원래 우리 민주당의 아름다운 전통 아닌가”라고 했고, 반대로 패배할 경우에도 “(선대위원장을) 해달라면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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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69)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누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는 ‘왜 이낙연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가. 무엇이 이낙연의 시대정신인가’라는 질문에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를 국가 비전으로 제시했다”며 "비유하자면 거대한 보험 회사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대표 공약인 ‘신복지’를 강조한 것이다.

외교·안보·북한 정책과 관련해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가장 잘한 건 남북 간 긴장을 완화시킨 것이다. 적어도 휴전선에서 총성이 울린 적은 없고 북한 문제로 국내 정세가 요동치는 일도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아쉬운 점은 대일 문제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이라고 꼽았다.

‘가장 우선에 둬야 할 외교 상대국’과 관련해선 “당연히 미국”이라면서도 “중국과의 관계 역시 소홀히 할 수는 없다. 도랑 가운데 선 소가 이쪽저쪽 둑의 풀을 맘껏 뜯어 먹듯이 지혜롭게 실리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또 ‘토지 공개념 헌법 명시 주장은 사유재산 침해’라는 지적에 대해선 “소수에게 독과점 된 토지의 가치 상승은 국가가 대부분 투자하는 도로나 지하철 등 사회 인프라 건설에서 발생하고 이게 다 국민의 세금에서 조달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상승한 토지 가격이 소유자에게 돌아가는 것이 어떻게 정의롭다 할 수 있는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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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본인의 사직안 상정에 앞서 신상발언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설 도중 짧게 울먹이도 한 그는 "이 의사당이 통합과 포용이 아니라 분열과 배제의 언어로 채워지는 현실을 보기도 했다"며 "그럼에도 의회 민주주의를 향한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이 의사당이 절망을 넘어 희망을 찾아가는 전당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2021.9.15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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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찬성 151표, 반대 42표로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직안을 가결했다. 의원직 사퇴는 이 전 대표가 호남 경선을 앞두고 던진 승부수다.

그는 인터뷰에서 “무엇을 노리고 했던 것은 아니고, 저의 절박함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면서 “정권재창출이란 소명을 위해서 내가 바칠 게 무엇일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인터뷰 직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그는 신상발언에서 “누구보다도 종로구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저의 보좌진 여러분께도 사과드린다”며 "임기 4년의 국회의원을 맡겨주셨는데 그 명령을 이행하지 못하게 돼 사죄드린다”고 했다. 다음은 이 전 대표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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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대표는 국회의원직 사퇴를 끝까지 고민한 이유로 "첫째는 종로구민, 둘째는 우리 보좌진"을 들었다. "종로구민들은 4년짜리 국회의원의 일을 나한테 맡겼던 것인데 이걸 이행하지 못해서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이고, 보좌진들은 삶에 직결되는 문제"라고 덧붙이면서다. [사진 이낙연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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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국회의원 21년 생활을 끝내는데 섭섭함이 있었을텐데.

A : “그런데도 돌아갈 곳을 스스로 차단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Q : 의원직 사퇴 선언 이후 1차 슈퍼위크에서 반등했다.

A : “국민들도 그 소식을 접하셨을 테니 일정한 영향은 있었겠지만, 그보다 국민 한 분 한 분이 후보들의 진면목을 좀 더 알게 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갈수록 국민들이 더 알게 될 것이고, 그게 민심을 바꿀 것이다.”

Q : 1차 슈퍼위크에서 득표율 30%대를 처음 진입했다. 만족하나.

A : “만족할 정도는 아니었다. 아쉽지만 희망을 발견한 정도다.”

Q : 추석 연휴 뒤 호남 경선의 목표 득표율은.

A : “뭐, 이겼으면 좋겠다.”

Q : 숫자로 말해달라.

A : “아니, 이겼으면 좋겠다. 1등. 단언하긴 어렵지만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또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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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밤 서울시 마포구 MBC 사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100분 토론회에서 이낙연 전 대표(왼쪽)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리허설을 바라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에게 "손준성 검사를 왜 임명했나" 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당시) 장관 해임을 건의했나"라고 맞섰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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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이재명 지사에 비해 상대적인 강점은 안정감인가.

A : “불안의 반대는 안정, 안정보단 안전이다. 폭풍 검증에도 쓰러지지 않을 안전함.”

Q : 안전함은 주목도가 떨어지지 않나.

A : “불안해야 주목받는 건가. 안전함이 내 브랜드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불안함에 대한 대칭으로 쓴 것이다.”

Q : 이재명 지사 관련 최근 제기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에 대한 의견은.

A : “앞서 말한 것(진실이 드러나야 한다) 외에 추가할 건 없다.”

Q : 이 지사가 조선일보에 대선 경선에 개입하지 말라고 했는데.

A : “거기에 대해서도 코멘트할 건 없다.”

Q :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이 지사에 비해 지지율이 높은데.

A : “많은 여론 조사 중 한두 개를 일반화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 그리고 그게 바로 확장성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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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민주당 본경선이 절정을 향해 가는 15일 진행됐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2월 중앙일보와 당대표 퇴임 인터뷰를 했을 때보다 한결 공격적인 어휘와 말투를 서슴지 않고 썼다. 한 캠프 소속 의원은 "지금 정치인 이낙연이 못 던질 게 뭐가 있느냐"면서 "호남에서 역전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이낙연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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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여야 대선 주자 중 누가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가.

A : “난 유승민 전 의원을 주목한다. 굉장히 실수가 적고 구설수가 별로 없는 분이다. 그리고 경제전문가다.”

Q : 라이벌로 꼽기엔 유 전 의원의 현재 지지율이 너무 낮다.

A : “우리 당내에서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분이 꽤 있다.”

Q : 후보직 사퇴한 정세균 전 총리와 최근 만났나.

A : “지난 주말 대구 경선 때 개표 중 1시간이 비어서 나가서 차 한 잔 하려 했지만 기자들이 주목하고 있어서 취소했다. 어제도 통화를 했는데 당분간 언론에 노출되는 게 썩 좋을 것 같지 않다.”

Q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박지원 국정원장 개입설을 어떻게 보고 있나.

A : “그 문제는 본질을 놓치면 안 된다. 검찰 내부에서 고발장이 만들어졌고 그것이 정치권으로 전달됐다는 게 본질이다.”

Q : 박 원장의 개입 가능성은.

A : “그건 매우 낮을 거라고 본다. 박 원장은 국정원 개혁에 앞장섰던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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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9일 전북 전주시 남부시장을 찾아 시장을 돌며 상인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그는 대선 출마선언문에서 "힘겨운 국민을 더 따뜻하게 보살펴야 한다. 그 일을 제가 하겠다"면서 "사회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없는 사람은 더 어려워지고, 외로운 사람은 더 외로워졌다"고 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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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대통령이 되면 5년 동안 어떤 나라를 만들 건가.

A :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다. TV에서 스웨덴의 한 국민이 이렇게 비유를 하더라. 거대한 보험 회사 같은 거다. 서로 능력에 맞게 보험료를 내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보험금을 지급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게 선진 국가의 모델이다.”

Q : 신복지 정책을 앞세우다 보니 상대적으로 경제성장론이 주목을 못 받았다.

A : “신복지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선 경제 성장이 필수다. 앞서 5대(기술·그린·사람·포용·공정)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기술 성장 전략으로 바이오, 반도체, 미래차 등 분야가 성장해 세수가 증가하면 그 재원으로 복지를 확대할 수 있다. 실제로 5차 재난지원금도 국채 발행 없이 세수 증가분으로 집행되고 있다.”

Q :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가장 아쉬운 점은.

A : “문재인 정부의 정책은 부동산 시장 안정에 비중을 두고, 그것을 주로 수요 억제를 통해 이루려고 했다. 정태적 안정을 추구한 것인데 주택 수요의 다양화와 예상을 넘는 수요증가에 부응하지 못했고, 그것이 집값 상승을 증폭시켰다. 앞으로는 다양하게 늘어나는 주택수요에 부응하며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 말하자면 동태적 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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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강원 원주에서 열린 민주당 합동연설회(1차 슈퍼위크)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무대에서 내려올 때 유독 만족스러워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는 말에 이 전 대표는 "아마 정해진 시간에 연설이 꼭 맞게 끝나서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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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최근 민주당 지도부가 플랫폼 기업 규제를 시사하면서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IT 업체들이 주가 폭락을 겪었는데.

A : “신산업이 기존 산업보다 규제가 느슨하고 육성책이 많아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이대로 가도 괜찮을까' 싶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부작용을 막기 위한 법제도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Q : 도쿄 특파원 출신으로 대표적 지일파다. 한·일 관계 해법은 무엇인가.

A : “스가 총리가 차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새 정권 출범이 기정사실화 된 것 같다. 지난 일이야 어쨌든 제가 집권하게 되면 조속히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 누구보다도 잘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일단 만나 현안 해결 의지를 확인하고 해법을 외교당국 간 협의에 맡기면 풀린다고 생각한다.”

Q : 한국이 쿼드나 파이브 아이즈 가입에 적극적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보나.

A : “쿼드가 안보협의체라면 파이브아이즈는 정보협의체인 만큼 가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가치에 합당한 부분이 있다면 (어느 나라와도) 협력할 수 있다.”

전주=심새롬·송승환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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