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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서 10대 성관계…"누가 볼라" 경찰 '코드1' 긴급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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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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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시의 한 놀이터.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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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경찰은 서울 강북구의 한 놀이터에서 10대 두명이 하의를 벗고 성관계를 한다는 신고를 접수받았다. 인근 파출소의 대원들이 긴급출동해 놀이터에서 두명을 현장 검거했다. 경찰은 긴밀히 대응했다. 해당 신고에는 경찰의 신고 분류 등급 중 두번째로 높은 '코드1'이 부여됐다.

지금껏 코드1은 생명·신체에 위험이 임박하거나 현행범인 경우에 부여된다고 알려졌다.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서 성관계한 경우 누군가 생명에 위협이 가해진 건 아니다. 하지만 경찰은 "신고 내용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지 않나"라며 "누군가 볼 수 있는 상황을 긴급히 수습하기 위해 유연하게 코드1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생명에 위협 느낄때만 코드1? NO..."유연하게 판단"


경찰은 기존에 3단계에 불과했던 신고 등급을 2016년에 5단계로 세분화했다. 이전까지는 긴박한 사건이 '비긴급 신고'로 구분되는 바람에 골든타임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경찰은 신고 등급을 코드0부터 4까지 모두 5단계로 나눴다. 코드0~1에 대항하는 긴급신고는 코드2~4보다 긴박하게 대응하라는 취지다.

경찰이 '놀이터 성관계' 사건에 적용한 코드1도 긴급신고에 해당한다. 생명과 신체에 위협을 느낄 때 부여되는데 예컨대 모르는 사람이 밖에서 현관문을 강제로 열려 한다면 코드1이 부여될 수 있다. '최단 시간 내 출동'이 코드1을 부여하는 이유다.

다만 이번 사건의 경우 누군가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상황은 아니다. 경찰은 놀이터란 장소의 '공연성'을 고려해 긴밀히 대응했다는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파트 놀이터에 어린 아이들이 있을 수 있고, 아파트 주민들도 다 볼 수 있지 않나"라며 "신속한 조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유연하게 코드1을 부여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훈방 조처 가능"…주민들 "불안해 자녀들 놀이터 보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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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순찰차.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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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경찰이 주민 신고에 긴밀하게 대응했지만, 검거된 10대 두명이 처벌받을지는 불분명하다.

일단 이들은 각각 만 16세, 15세로 형법상 촉법소년(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형사처벌 자체는 가능한 셈이다. 적용 가능한 혐의로는 공연음란죄가 거론된다. 유죄가 확정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은 훈방도 고려하는 상황이다. 이는 피의자 조사 후 결정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만 19세 미만 피의자의 경우 부모님이나 변호사 등 신뢰관계가 있는 자가 조사에 동석하게 돼 있다"며 "현재는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며 조사가 끝나면 입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 밝혔다.

경찰서장이 위원장을 맡는 청소년선도심사위원회가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소년이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취약계층의 경우 형사처벌을 하기보다 즉결심판을 내리거나 훈방조치할 수 있도록 마련한 제도다. 경찰 관계자는 "담당 조사관 의견을 듣고 위원회에 회부할지도 검토할 것"이라 밝혔다.

이런 경찰 측 대응에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서 잇달아 불미스런 일이 벌어진 탓에 어린 자녀를 맘 놓고 놀이터에 내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1일에는 한 20대 남성이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미취학 아동에 "내 몸을 간지럽혀달라"고 요구해 이를 목격한 아파트 경비원이 경찰에 급히 신고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부는 "어떻게 맘놓고 자녀를 놀이터에 보내겠냐"며 "내가 사는 아파트 놀이터는 정자도 어두컴컴하고 외부인 출입도 딱히 막지 않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 11일 오후 6시쯤 강북구의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의 미끄럼틀에서 성관계를 가진 고등학생 A군(16)과 중학생 B양(15)을 검거했다. 당시 놀이터를 지나던 동네 주민은 두 사람이 하의를 모두 탈의한 것을 발견하고 즉시 112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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