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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태풍 찬투, 남쪽으로 멀어졌다···17일 제주 거쳐 日 향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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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국내로 접근 중인 14호 태풍 '찬투'(CHANTHU)가 17일 제주도 인근 해상을 지나 일본 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측됐다. 당초 남해 상을 관통할 것으로 보였지만, 예상 진로가 남쪽으로 더 멀어진 셈이다. 다만 세력은 유지할 것으로 보여 제주ㆍ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리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찬투는 15일 오후 3시 서귀포 남남서쪽 320km 해상을 지났다. 중심기압은 980hPa로 전날보다 다소 약화했다. 중심최대풍속은 초속 29m(시속 104km), 강풍 반경은 280km다. 찬투의 강도는 전날까지 이어지던 '강'에서 '중'으로 한 단계 낮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초속 30m에 가까운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찬투는 캄보디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꽃 종류 중 하나다.

태풍은 제주 먼바다에서 며칠째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시속 5km 정도로 위아래를 오가면서 제자리걸음 중이다. 하지만 진로를 가로막던 고기압이 이동하면서 태풍도 16일부터 본격적으로 북동진하게 된다. 16일 오후 3시 서귀포 남남서쪽 250km 해상으로 진출하고, 12시간 뒤엔 서귀포 남쪽 30km 해상까지 접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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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찬투'가 북상 중인 15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인근 해상에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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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지나면서 속도가 빨라진 태풍은 계속 동쪽으로 향하면서 17일 오후 대한해협을 거쳐 일본에 상륙하겠다. 18일 오전 3시께 일본 오사카 인근 육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변경된 태풍 진로는 고기압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상은 기상청 기상전문관은 "우리나라 근처 고기압 세력이 강하게 나타나면서 태풍이 당초 예상보다 남쪽으로 내려가게 됐다"면서 "태풍 남동쪽과 북서쪽에 고기압이 위치해 (그 사이에 있는) 남해 상으로 향하는 진로가 어느 정도 확보됐다. 기압 배치에 따라 제주 남동쪽 해상을 거쳐 남해 상과 대한해협을 통과하는 이동 경로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인근 해상을 통과하는 동안 태풍의 세력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 인근 해상과 남해 상 등에 내려진 기상 특보는 그대로 발효된다. 제주도는 16일 오후~17일 낮, 전라도는 17일 새벽~오후, 경상도는 17일 아침~밤에 각각 태풍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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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부터 17일까지 태풍으로 예상되는 각 지역별 강수량과 최대순간풍속. 자료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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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간접 영향을 받은 제주도는 이미 많은 비가 쏟아진 상태다. 13일부터 15일 오전 9시까지 제주도 산간 진달래밭에는 725mm의 누적 강수량이 기록됐다. 이 기간 서귀포에도 334mm의 많은 비가 내렸다.

태풍이 점차 접근하면서 제주 지역엔 또 폭우가 내리겠다. 16일 오후부터 17일까지 제주 지역 예상 강수량은 100~300mm(제주 산지 최대 400mm 이상)이다. 남해안도 전날 예상보다 줄긴 했지만 많은 빗방울이 떨어지겠다. 이 시기 전남 동부, 경남 해안엔 30~80mm(최대 120mm 이상)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 밖의 남부 지방과 강원 영동, 충청 지역(17일 기준)은 10~60mm, 경기 남부와 강원 영서 남부(17일 기준)는 5~20mm의 비가 내리겠다.

태풍이 몰고 온 강한 바람도 주의해야 한다. 제주도엔 16일 오후부터 17일까지 최대순간풍속 초속 35~40m 정도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다. 남해안과 동해안 남쪽 지역에도 초속 20~30m 수준의 강한 바람이 찾아오겠다. 그 외 남부지방은 초속 15~25m 정도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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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찬투'가 제주를 향해 북상중인 15일 오전 서귀포항에 어선들이 대피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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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가는 제주ㆍ전라ㆍ경상 지역은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하천 범람과 침수, 산사태와 축대 붕괴 등에 미리 대비하는 게 좋다. 보행자는 간판 등 낙하물에 따른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선별진료소, 건설현장 등 야외 시설물 상황도 미리 챙겨야 한다. 해안가에선 강한 바람으로 만들어진 파도가 월파 형태로 넘어와 침수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다만 찬투가 당초 예상보다 멀어지면서 서울 등 일부 지역은 태풍 영향을 사실상 받지 않겠다. 한상은 기상전문관은 "태풍 진로가 제주 북쪽 해상에서 남동쪽 해상으로 바뀌면서 거리를 계산한 예보 조정을 통해 경기, 강원 영서는 최대순간풍속 영향 지역에서 빠졌다. 수도권, 서울 등은 강수 구역에서도 빠질 것으로 예측됐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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