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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전시 인구위기 신경전 '허태정 vs 장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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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대전시장 유력주자들 지선 겨냥 치열한 수싸움

뉴스1

허태정 대전시장(왼쪽)과 장종태 서구청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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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1) 최일 기자 = 내년 6월 1일 치러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 내 대전시장 유력주자 간의 신경전이 본격화된 모양새다.

재선을 노리는 허태정 시장과 민선 8기 시장직 도전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진 장종태 서구청장이 대전의 위기, 구체적으로 인구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장 구청장은 지난 14일 가칭 ‘대전비전2030정책네트워크’라는 단체의 창립 세미나에 참석했다. 세미나 주제는 ‘지방의 위기! 대전은 준비되어 있는가?’로 대전의 위기를 진단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장 구청장은 “저는 제한적 권한을 가진 기초자치단체장이지만 행정가이자 정치인으로서 대전이 당면한 문제에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대전이 앞으로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인구 감소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인구는 모든 경쟁력의 기반이며 도시의 기초체력으로, 대전의 도시경쟁력 회복이 급선무”라며 “그동안 대전의 인구 관련 정책이 대전의 특성과 환경을 바탕으로 세밀하게 수립되고 장기적 측면에서 로드맵을 갖고 있었느냐 하는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지도자와 행정책임자의 거시적인 통찰력과 리더십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라고 발언, 허 시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됐다.

장 구청장은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4인데 대전은 0.81이다. 출산율에 따른 인구 자연감소 문제 못지않게 중요한 건 인구 유출이고 30·40대의 수도권 유출이 뼈아프다. 지금까지 ‘대전형 인구정책’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제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도시 경쟁력의 핵심이고 기초체력인 인구정책을 모든 정책의 최우선 어젠다로 설정하겠다. 대전에는 미래를 준비하는 통찰력과 헌신, 리더십이 필요하다. 저에게 이에 일조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주어진다면 헌신할 것”이라며 사실상 시장 출마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그런데 대전시청과 인접한 한 웨딩홀에서 이 같은 세미나가 열리던 시간, 공교롭게도 허 시장은 인구정책 방향(출생·돌봄 분야)에 관한 시정 브리핑에 나서 ‘대전형 양육기본수당’을 인구 위기의 대책으로 제시했다.

허 시장은 “인구순유출 도시 대전을 2023년 인구순유입 도시로 전환시키겠다”라며 “내년부터 만 3세 미만 영유아에 대해 매월 30만원(최대 3년간 1080만원)을 지급하는 대전형 양육기본수당을 도입할 것”이라며 “기존 출산장려지원금과 셋째아 이상 양육지원금은 폐지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정부에서 지급하는 첫만남이용권(내년 도입), 영아수당(만 0·1세 월 30만원), 아동수당(만 8세 미만 월 10만원) 등을 합하면 대전에서 자라는 아이는 출생 시 200만원(첫만남이용권)과 함께 월 70만원을 받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허 시장은 “공공보육 거점기관인 ‘아이돌봄광역지원센터’를 설립하고, 민선 7기에 71개를 확충해 현재 106개인 국·공립 어린이집을 2025년까지 150개로 늘릴 것”이라며 “육아휴직이 어려운 시민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현재 30개인 ‘0세 전용 어린이집’을 2025년까지 80개로 확대하겠다”라는 복안도 내놓았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불과 1년 3개월 뒤인 2023년 어떻게 대전을 ‘인구순유입’ 도시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것인지, ‘2019 대전 방문의 해’(2021년까지 2년 연장, 코로나19 사태로 유명무실) 사례처럼 구호에 그친 정책 발표로 콘텐츠 부족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대전 인구는 153만명을 정점으로 2014년 이후 매년 감소해 현재 145만명대로 줄었고, 저출생과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출생아 수는 2012년 1만 5279명에서 지난해에는 절반 이하인 7481명으로 떨어진 암담한 현실 속에 허 시장이 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이에 대해 ‘대전비전2030정책네트워크’ 측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허 시장이 자신들의 세미나 내용을 미리 파악하고 시정에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되는 것을 막으려 다분히 속 보이는 정치적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할 가능성이 있는 장 구청장을 의식해 부랴부랴 ‘양육기본수당’이란 포퓰리즘성 인구정책을 꺼내든 것으로 간주했다.

이번 세미나를 기획한 한 인사는 “우리 행사에 맞춰 허 시장이 인구정책을 발표했다는 게 참 묘하고 아이러니하다”라며 쓴웃음을 짓고 “허 시장의 무능함에 또 한 번 실망했다. 출산보다는 인구 유출을 억제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 청년층 일자리 확대, 산업구조 재편 등을 추진해야 하는데 월 30만원 준다고 인구가 늘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허 시장 브리핑이 급조된 것이란 세미나 주최 측의 주장에 대해 시는 손사래를 치며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해 장기적으로 공을 들여 입안한 정책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양측 모두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추석 밥상머리 민심을 노린 ‘행동’을 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현직 시장의 아픈 부분을 건드리고 실정(失政)을 부각해 인지도를 높이려는 의도’이든 ‘자신에게 도전할 당내 경쟁자와 추석 민심을 의식해 선심성 정책을 발표한 것’이든, 서로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 양측 모두 지방선거가 25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치열한 공천 경쟁의 막이 올랐음을 엿보게 했다.
cho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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