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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내 옷에 손대지마… 아프간 여성들 전통의상 입고 탈레반에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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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탈레반의 엄격한 복장 규정에 맞서 전통의상을 입은 모습을 트위터에 게시한 디더블유 뉴스의 아프간 책임자 와슬릿 아스랏 나지미(왼쪽)와 BBC 기자 소다바 하이다레(오른쪽)./Waslat Hasrat-Nazimi, Sodabah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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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카, 니캅 등 탈레반의 엄격한 복장 규정에 대항해 전세계의 아프가니스탄 출신 여성들이 소셜미디어에 전통의상을 입은 사진을 올렸다.

13일(현지 시각) BBC, CNN 등에 따르면 최근 전세계에 퍼져 있는 아프간 여성들은 탈레반의 이슬람 복장 규정에 맞서 소셜미디어에 화려한 전통의상을 입은 모습을 게시하며 ‘내 옷에 손대지 말라((#DoNotTouchMyClothes)’ ‘아프간 문화(#AfghanistanCulture)’ 등의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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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의 강요에 맞서 화려한 아프간 전통의상을 입고 캠페인을 벌이는 여성들./Ruhi Khan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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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아프간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들의 사진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다채로운 색감의 이국적인 문양이 새겨진 옷을 입고 저마다 자태를 뽐낸다. 반짝이는 머리장식과 귀걸이 등 장신구를 착용해 개성을 표현하기도 한다. 아무런 장식 없이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와 눈만 가리는 니캅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현재 여성들뿐만 아니라 아프간 출신 남성들과 아이들까지 이에 동참하며 캠페인은 확산하고 있다.

해당 캠페인은 아프가니스탄 아메리카 대학교의 역사 교수 출신인 바하르 잘랄리 박사가 지난 11일 시작했다. 잘랄리 박사는 “이것이 아프간 문화다. 나는 아프간 전통의상을 입고 있다”는 말과 함께 녹색과 붉은색이 두드러지는 전통의상을 입은 자신의 사진을 트위터에 게시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의 정체성과 주권이 공격받고 있어서 이 캠페인을 벌였다”고 밝혔다. 잘랄리 박사는 검은 부르카에 대해 “아프가니스탄 역사상 이런 옷을 입은 여성은 없었다”며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는) 우리의 문화도 정체성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나는 탈레반이 퍼뜨리고 있는 잘못된 정보를 알리고 교육하고 없애기 위해 아프간 전통의상을 입은 사진을 올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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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캠페인을 시작한 아프가니스탄 아메리카 대학교의 전직 역사 교수 바하르 잘랄리 박사. 잘랄리 박사는 “이것이 아프간 문화다. 나는 아프간 전통의상을 입고 있다”는 말과 함께 전통의상을 입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11일(현지 시각) 게시했다./Dr.Bahar Jalali 트위터


잘랄리 박사에 이어 디더블유 뉴스의 아프간 책임자 와슬릿 아스랏 나지미, BBC 기자 소다바 하이다레 또한 아프간 전통의상과 화려한 머리 장식 등을 착용한 사진과 함께 해당 캠페인에 참여했다. 아프간 출신 영국 정치인 페이마나 아사드도 캠페인에 동참하며 “우리의 전통의상은 탈레반이 강요하는 ‘디멘터’ 복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디멘터는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검은 망토를 뒤집어쓴 마법 생물이다.

한편 탈레반은 지난달 15일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공식 선언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최근 탈레반 교육 당국은 사립대에 다니는 여성들에게 목부터 전신을 가리는 아바야 로브와 눈만 드러나는 니캅을 착용하도록 명령하고, 아프간 내 대학에서 남녀가 분리돼 교육을 받도록 했다. 지난 5일에는 탈레반 대원들이 임신한 여성 경찰관을 가족이 보는 앞에서 처형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탈레반은 부르카를 입지 않은 여성을 길거리에서 총살하기도 했다. 탈레반은 1996년부터 5년간 아프간을 통치했을 당시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강력하게 적용해 여성을 억압했다.

[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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