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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팝인터뷰]"두려움 이기게 해줘"..'펜하' 김소연, ♥이상우 조언으로 용기 낸 도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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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김소연/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헤럴드POP=천윤혜기자]김소연이 '펜트하우스'를 통해 악역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SBS '펜트하우스'(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는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서스펜스 복수극으로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여자들의 연대와 복수를 그린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지난해 10월 시작한 '펜트하우스'는 28.8%(시청률조사 전문기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즌2를 거쳐 시즌3까지 이어졌다. 6월 시즌3가 시작됐고 지난 10일에서야 '펜트하우스'의 대장정은 막을 내렸다.

최근 화상인터뷰를 통해 헤럴드POP과 만난 김소연은 "늘 빨리 탈출하고 싶고 잠 좀 많이 잤으면 좋겠고 했었는데 끝날 때 쯤 더 아쉬웠다. 정이 듬뿍 든 시간일지 몰라도 언제 내가 이런 어마어마한 캐릭터를 만날까 하는 생각도 든다. 머리도 잘랐더니 여운이 있어서인지 뫄도 그 시간들이 너무 그립다"며 '펜트하우스' 시즌을 마무리한 후 벌써부터 천서진을 그리워하고 있는 마음을 전했다.

김소연은 '펜트하우스'가 방영되는 동안 주변인들로부터 인기를 실감했다. 아이들까지 자신에게 사인 요청을 해달라고 했던 것. 그는 "사인을 해달라고 많은 분들이 요청주신다. 시부모님도 '며느리야 사인 좀 해줘' 하셨는데 처음 경험해봤다. 아이들도 그렇게 저를 알아봐줘서 고마워 죽겠다. 상우 오빠의 지인의 자녀들이 미취학 아동들도 있는데 그 친구들도 그렇다. 하루는 오빠가 동영상을 보면서 웃고 있더라. 영상을 보니까 친구 딸 둘이 미취학 아동인데 '오윤희를 죽였어' 하면서 울더라. 그걸 보고 '오빠 19금이라고 전해줘' 그랬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는 걸 느꼈다"며 웃었다.

극한의 감정을 오가는 천서진 연기를 하며 역대급 악역을 만들어낸 김소연. 이런 연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터. 김소연은 이에 대해서는 "대본을 많이 봤고 간극 오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시즌 2에는 너무 소리를 많이 질러서 고민했는데 이렇게 소리만 지르면 비슷한 장면이 있었는데 그렇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게 실제라면 천서진이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과연 소리 지르는 걸 죽이려나 스스로 합리화했다. 지금 그 장면을 보면 저도 이해가 안 될 텐데 쌓아온 서사가 있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간극을 이겨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정말 천서진이 인간으로서 해선 안 될 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얘는 이 순간 이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잘못됐다고 얘기할지언정 이렇게 해야 내가 성공하고 딸도 지킬 수 있다고 주입해서 연기했다. 시즌3는 제가 생각해도 이건 아니지 않나 해다. 그래서 천서진을 너무 미워하고 싶었다. 악마에게 심장을 판 것처럼 흑마술에 걸린 것 같다. 저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연기했다"며 천서진의 계속된 악행 서사를 이해하기가 쉽지만은 않았음을 털어놨다.

그래서였을까. 김소연은 '펜트하우스' 속 악인 1순위로 천서진을 꼽았다. "제가 1등이다. 시즌3로 1등에 등극했다. 원래 주단태라고 했는데 천서진이 더 나쁜 것 같다. 이런 악역이 있나. 있어서는 안 된다. 얘는 심리로 옭아매고 상대방을 기분나쁘게 하더라. 그 다음 2등은 주단태, 3등은 다 동률이다. 거의 다 나쁘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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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사진=SBS '펜트하우스'



김소연은 특히 이번 작품에서 온오프가 확실히 다른 배우로 꼽힌다. 드라마에서는 역대급 악인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실제로는 더없이 착한 배우로 널리 알려져있기 때문. 김소연은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메이킹팀한테 고맙다. 우리 인기는 메이킹이 한몫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겸손해했다.

이어 "천서진 정도 되면 다를 수밖에 없다. 말도 안 되는 여자라서 조금 더 편하게 연기를 했었고 감정을 끌어올리거나 할 때는 시즌제가 감사한 게 있었다. 시즌 2, 3쯤 되니까 저도 모르게 쌓였는지 청아아트센터를 건립해서 '아버지 보세요 제가 해냈어요' 하는데 리허설 때 눈물 나고 마치 내가 승리자인 듯 몰입되더라. 시간이라는 게 진짜 힘이구나 했다. 시즌제 한 게 정말 영광이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드라마 속 천서진 결말에 만족할까. 그는 "악행만을 위해 달려오다가 엔딩을 찍고 나니까 더 여운이 남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천서진이 후두암으로 머리가 빠지니까 짧은 머리로 바꿨다. 짧은 머리로 나오는 신이 3신인데 5분이다. 이 신을 위해 머리를 자를 것인가 고민했다. 가발 해도 된다고 해주셨는데 일주일간 잠을 못 이뤘던 게 '나는 천서진한테 김소연이 이렇게 많은 선물을 받았는데 김소연 너는 천서진 가는 길에 고작 이것도 못해줘?'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고작 머리카락이 뭐라고 싶었다. 이상우 씨도 이런 생각을 멋있다 해줬다. 그래서 머리를 자르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니까 감독님이 그럼 직접 머리 자르는 장면도 찍으시겠다고 하셨다. 이런 것들이 저한테 더 크게 몰입될 수 있는 부분이 됐다. 엔딩 장면은 스스로 만족한다. 그렇게 만족스러워도 될 정도인가 싶을 정도로 천서진이 가치있는 삶은 아니었지만 배우로서는 너무 고마운 시퀀스를 만들어주셨다. 매우 만족한다."

천서진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강렬했던 만큼 김소연에게도 고민이 있을 법했다. 다음 작품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차기작에까지 천서진의 존재감이 지워지지 않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김소연은 이런 질문이 나오자 "그런 고민을 처음에는 당연히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렇다고 '이브의 모든 것'을 했을 때도 악역만 들어오진 않았다. 오히려 너무 큰 관심을 받아서 감사했는데 그 후에 연기도 덜 몰입해서 하고 외모에만 치중했던 게 있어서 하락했던 거다. 역할 때문이 아니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또한 "이번에는 어떨까 싶었는데 상우 오빠가 '도전이잖아. 뭐든 해봐야지' 해줘서 다시 한 번 시놉도 읽고 하기를 결정했다. '펜트하우스'가 저한테 준 고마움이 저한테 도전을 심어줬다는 거다. 그런 생각을 안 했다면 오늘날의 좋은 일도 없었을 거다. 다음 작품도 잔재가 남아 '연기 똑같아' 소리를 들을지언정 서슴치 않고 도전해보고 싶다. 사실은 다른 연기를 해보고 싶다. 로코가 제 나이에 들어올지 모르겠지만 로코나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 또 천서진은 너무 극악무도하고 저는 평범하니 그 간극을 줄여보도록 하겠다"고 얘기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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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김소연과 인터뷰하는 중간 중간 남편 이상우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했다. 김소연에게 이상우는 조언자이면서 기댈 수 있는 동반자였던 것. 김소연은 "저한테 연기 인생에서 터닝포인트가 뭐냐고 하면 '아이리스'와 '왕자의 게임', 하나는 이상우"라며 이상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결혼 전과 후가 너무 크게 나뉠 정도로 다른 세상을 보여줬다. 저는 연기라는 걸 십 수년을 빽빽하게 외웠다. 드라마 끝나면 다 쓴 볼펜이 몇 개가 나왔는데 처음으로 오빠를 만나서 처음으로 대사를 호흡하면서 해봤다. 도움이 많이 됐다. 이번에 시작할 때도 캐스팅부터 잘 할 수 있을까도 고민이고 천서진이 관심을 받을까 고민했는데 오빠가 옆에서 '도전이지, 왜 도전을 두려워해' 해줬다. 그리고 김순옥 작가님과 만나서 얘기를 해보자고 했다. 만나는 게 영광이지만 저는 소극적인 게 있어어 만나는 게 어색한 거다. 그 자리를 안 나갔으면 지금 이 자리는 없었을 거다. (이상우는) 도전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사람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펜트하우스'에 대해 두려움을 이기게 해준 작품이라고 소회했다. "제가 소심하고 걱정도 많다. '펜트하우스'는 그걸 많이 내려놓게 해준 작품이었다. 매회 매신 받을 때마다 두려웠다. 현장에서 할 수 있을까, 찢어진 소리도 나고 하이톤이라 불쾌하시지는 않을까 두려웠는데 이 작품은 그런 부분들을 두려움을 이기게 해준 의미 깊은 작품이다. 그래서 도전이라는 말을 잊고 있었는데 '세젤예' 하면서 안정적인 삶이 좋은 거다. 나 이렇게만 연기해도 나이도 많으니까 행복하고 감사한 연기자 생활이라고 생각했는데 '펜트하우스'를 만나고 저를 다시 발견하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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