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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도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 금 2개 포함 메달 24개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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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결승에서 맞붙은 김현욱(왼쪽)과 주영대.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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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단의 2020 도쿄패럴림픽 성적표는 절반의 성공이다. 대회 막판 뒷심을 보여줬지만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다.

불굴의 투지와 도전, 포기하지 않는 정신과 가치는 메달의 색, 성적, 순위라는 수치적 의미를 초월한다. 만연했던 성적 지상주의도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실제 경기를 치르는 장애인 선수들의 승부욕과 목표의식은 매우 강하다.

비장애인 선수들이 출전하는 올림픽 못지않게 치열하고, 모든 걸 쏟아 부으며 경쟁하는 무대다. '장애를 보지 말고 스포츠를 보라'고 했듯 순수하게 경기적인 관점에서 도쿄패럴림픽을 돌아볼 필요도 있다.

한국 선수단의 도쿄패럴림픽 목표는 금메달 4개, 은메달 9개, 동메달 21개로 종합순위 20위권 이내였다. 하지만 최종 성적은 금메달 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2개, 41위였다.

마지막 날 배드민턴의 김정준(43·울산중구청)이 단식에서, 김정준과 이동섭(50·제주도)이 복식에서 은메달 2개를 획득하고, 4일 보치아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내 순위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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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패럴림픽 배드민턴 남자복식(WH)에서 은메달을 딴 김정준(왼쪽)과 이동섭.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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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08 베이징 대회 13위(금 10, 은 8, 동 13), 2012 런던 대회 12위(금 9, 은 9, 동 9), 2016 리우 대회 20위(금 7, 은 11, 동 17)와 비교하면 하락세다. 1968년 처음 출전한 텔아비브 대회 이후 53년 만에 가장 낮은 순위다. 역대 최고 성적은 1988 서울대회(금 40, 은 35, 동 19)의 종합 7위다. 가장 많은 메달이 걸린 기초종목 수영, 육상에서 단 한 개의 메달도 나오지 않았다.

리우 대회 3관왕의 주역 수영 조기성(26·부산장애인체육회)이 참가에 만족했고, 육상의 전민재(44·전북장애인체육회)는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 없었다. 양궁은 53년 만에 메달을 따지 못했다.

종합 1위를 차지한 중국(금 96, 은 60, 동 51)과 개최국 일본(11위·금 13, 은 15, 동 23)와 큰 격차다. 그러나 메달의 총 개수로 매긴 순위가 공동 15위(24개)인 점은 의미있다.

'효자종목' 탁구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6개, 동메달 6개를 따내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가 금메달을 딴 남자 개인 단식(스포츠등급 TT1)에서는 김현욱(26·울산장애인체육회), 남기원(55·광주시청)이 각각 은·동메달을 목에 걸며 태극기 세 개를 휘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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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이 4일 일본 도쿄 팀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결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진완 회장, 주원홍 선수단장, 탁구 대표팀 주영대, 태권도 대표팀 주정훈, 이현옥 훈련본부장.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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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홍(65·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장) 선수단장은 4일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과의 기자간담회에서 "늘 듣던 이야기가 저변 확대와 신인 발굴이다. 그런데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해선 크게 와 닿는 정책이 없었던 것 같다. 이번 패럴림픽을 계기로 돌아가서 제대로 된 방향을 정해야 할 것이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 85명의 평균 나이는 40.5세다. 도쿄패럴림픽에 선수를 15명 이상 보낸 국가 중 평균 연령이 가장 많다. 개최국 일본은 평균 33.2세, 중국은 29.7세다. 유망주 발굴이 쉽지 않아 자연스레 세대교체가 더뎠다.

이현옥 선수단 총감독은 "고령화와 세대교체는 매번 패럴림픽에서 많이 받는 질문이다. 리우 대회 이후 투입한 예산이 많았지만 하향평준화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엘리트 선수에 대한 집중과 가능성 있는 선수는 차별화된 특별훈련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완석 선수단 부단장(경기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은 "어릴 때부터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같은 학교에서 함께 공부하는 일이 늘어나는 건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문제는 체육 시간이다. 장애인 체육 전문 인력이 있는 학교가 거의 없다 보니 장애가 있는 학생들이 체육 시간에 소외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갈수록 유망주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애인체육 전문 인력 양성 없이는 진정한 통합교육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끝난 도쿄올림픽에서 신유빈(17·탁구), 여서정(19·체조), 안산(20), 김제덕(19·이상 양궁), 황선우(18·수영) 등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선수들이 주목받았다. 패럴림픽에서도 밝은 미래를 예고하는 차세대 주자들이 두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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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패럴림픽 휠체어테니스 남자 단식 32강 경기에서 일본 사나다 다카시를 상대로 경기를 하는 임호원.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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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생 탁구 여자의 윤지유(21·성남시청)는 이미 2016 리우대회 여자단체전(TT1-3) 동메달을 획득했고, 이번 대회에서도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정상급 기량을 과시했다.

1999년생 양궁 남자의 김민수(22·대구도시철도)는 두 번째 출전인 이번 대회에서 선전했다.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슛오프 끝에 패해 아깝게 4위를 기록했다. 그는 "패럴림픽은 두 번째인데 첫 출전 때보다 재미있었다.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고 했다.

휠체어테니스의 임호원(23·스포츠토토)도 메달 없이 대회를 마쳤지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명승부를 펼쳤다. 세계랭킹 45위인 임호원은 단식 1회전에서 '프랑스 에이스' 게탕 망기(29위)를 상대로 2시간39분 혈투 끝에 2-1(3-6 6-4 6-1) 역전 드라마를 썼다. 주정훈(27·SK에코플랜트)은 태권도 종주국의 유일한 선수로 출전해 값진 동메달을 땄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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