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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패럴림픽- 휠체어육상 유병훈, 마라톤 완주…"후배들에게 동기부여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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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유병훈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도쿄=연합뉴스) 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 = 대한민국 육상 '간판' 유병훈(49.경북장애인체육회)이 마라톤을 마지막으로 자신의 2020 도쿄 패럴림픽 일정을 마쳤다.

유병훈(스포츠등급T53)은 5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출발한 남자 마라톤에서 1시간41분44초로 전체 15명 중 14위를 기록했다.

1위 스위스의 마르셀 허그(1시간24분02초)와는 15분 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유병훈은 경기 뒤 "패럴림픽 마라톤에 처음 도전해 완주까지 했다. 한국 선수로 경험치를 만든 부분은 만족스럽다"며 '경험'에 의미를 뒀다.

'전천후' 유병훈은 이번 대회에서 단거리와 장거리를 가리지 않고 힘껏 바퀴를 굴렸다.

100m는 예선 6위(15초37), 400m는 예선 2위(49초29), 결선 7위(50초02), 800m는 예선 6위(1분41초55)로 경기를 마쳤다.

자신의 시즌 최고 기록들을 연달아 세웠지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유병훈이 여러 종목에 도전한 이유는 메달과는 별개로, 육상 홍보와 활성화에 있다.

그는 "육상은 비인기 종목이다. 비장애인 육상도 마찬가지다. 젊은 층이 육상은 힘든 종목이라 생각해 도전하는 이가 별로 없다. 신인 선수들은 대회 참가의 기회도 적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국제적으로 기량이 떨어지는 이유다. 개인적으로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며 "내가 비록 좋은 결과를 만들진 못했지만, 육상 후배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자극을 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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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유병훈(흰색 헬멧)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이어 "육상은 기록경기다. 상대와의 경쟁보다 내가 원하는 기록에 얼마나 도달하는지가 관건이다.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기록이 안 좋으면 자신과의 싸움에서 진 거다. 강인한 멘털을 가지는 게 육상의 가장 큰 매력이다"라고 부연했다.

육상은 올림픽, 패럴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이 걸려있는 종목이지만, 우리나라는 육상 등 기초종목 선수층이 얇은 편이다.

이번 도쿄 대회 육상에는 49세 유병훈과 44세 전민재 두 선수가 출전했으나, 메달권에 들지는 못했다.

27년 차 선수인 유병훈은 개인별·지역별 상시훈련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개별화 훈련이 휠체어 육상의 국제적 추세다. 팀에 대한 일괄지원이 아닌 개별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별로 특성화된 선수가 있으면 그 지역에서 상시 훈련을 한다. 대표팀 소집 이후에도 그런 방식으로 기량을 유지한다"라고 했다.

육상뿐 아니라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한 여러 선수가 훈련 과정에서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제약은 더욱 선수들의 발목을 잡았다.

유병훈도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지난해부터 경기장이 폐쇄되며 준비를 많이 못 했다. 대표팀 소집이 늦고 기간도 짧았다"며 "다른 나라 선수들은 코로나19 여파에도 패럴림픽에 걸맞은 상태로 출전한 점에 놀랐다"고 전했다.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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