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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TEN인터뷰]정해인 "軍 가혹행위 가슴 아파, 후유증·공허함 컸다"( '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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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D.P.' 정해인 인터뷰
"가볍게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군대 가혹행위 피해자 에피소드 가장 안타까워"
"시즌2 집필 시작, 시즌4까지 나왔으면"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텐아시아

배우 정해인./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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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생활을 먼저 했던 사람으로서 제가 감히 드릴 수 있는 이야기는 하나입니다. 몸도 마음도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전역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D.P.'(디피)에서 이등병 안준호를 연기한 정해인이 현재 군복무 중인 군인들에게 진심 어린 말을 건넸다.

'D.P.'는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와 호열(구교환 분)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쫓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누적 조회수 1000만뷰 이상을 기록한 김보통 작가의 웹툰 'D.P 개의 날'을 원작으로 하며 영화 '차이나타운', '뺑반'을 연출한 한준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D,P.'의 배경은 2014년 강원도의 한 육군 헌병 부대. 그러나 스토리는 2000년대 D.P.로 활동한 김 작가의 경험과 김일병 총기난사사건(2005년) 등이 담겼다. 당시 군대 분위기나 상하 관계 역시 극사실적 묘사돼 'D.P.'를 본 예비역들 중에는 "드라마 보고 PTSD(외상후 스트레스장애)가 왔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였다.

이러한 반응에 정해인은 "그만큼 저희가 사실적으로 묘사 했다고 생각한다. 그 시절에 있었던 일들을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실제 경험한 분들이 보시면서 많은 생각이 떠올랐을 것 같다. 진실은 때론 불편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큰 힘이 있지 않나. 나 또한 군생활 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많이 떠올랐고, 그 기억들이 촬영할 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탈영병을 다루는 만큼 가볍게 연기하고 싶지 않았다는 정해인. 그는 "이전까진 탈영병에 대해 이렇게 깊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 '누가 탈영했데', '휴가 나갔다가 안 돌아왔데' 듣는 정도였다. 그런데 'D,P.'는 탈영병들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그리고, '그들이 왜 탈영을 했을까', '왜 이런 선택을 했어야만 했을까'가 잘 묘사된 작품이라 결코 가볍게 표현해서는 안 될거라 생각 했다"고 밝혔다.

"'D.P.'는 절대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에요. 답답을 넘어 갑갑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무겁고 우울하고 착잡한 이야기죠. 실제로 군대에서 안타까운 사건 사고가 잦았잖아요. 촬영하면서 그런 것들을 염두 하고 있었죠. 절대 가볍게 연기해선 안 된다고, 고민하고 신중하게 풀어내야 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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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해인./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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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은 가장 안타까웠던 에피소드로 군대 내 가혹행위 피해자 조석봉(조현철 분) 일병 이야기를 꼽았다. 정해인은 "촬영하면서도 그렇고 결과물을 보면서도 그렇고 계속 목이 매이고 답답하고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한숨을 몇 번씩 쉬면서 봤는지 모르겠다. 정말 안타까운 탈영병이어서 마음이 아프고, 여운도 가장 길게 남고, 우리에게 전해지는 마지막 대사가 지금도 머릿속에 맴돈다"고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해인이 연기한 안준호는 남다른 눈썰미와 권투를 했던 독특한 이력으로 D.P.로 차출된 이등병 캐릭터. 정해인은 "준호는 문제를 남이 아닌 자신 안에서 찾으려는 인물이라 감정을 폭발하거나 표출하지 않고 스스로 고민하고 받아들이는 인물이다. 이등병이기 때문에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의 제약도 많다. 그렇기에 주변 반응을 기민하게 캐치하고, 어떤 돌발상황이 생길지 몰라 늘 눈과 귀를 쫑긋 세운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안준호를 연기할 때 최대한 거짓 없이 깨끗하고 순수하게 그리려고 했어요. 외적으로 많이 표현하려 하기보다 상황에 녹아들고, 인물과 섞이려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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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해인./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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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감독은 앞서 처음부터 정해인을 안준호 캐릭터로 염두하고 러브콜을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D,P,'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묻자 정해인은 "원작도 재밌게 봤고, 이야기가 주는 힘이 크다 보니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감독님, 제작진을 만나 대화를 하다 보니 이분들과 함께 작업하면 재밌게 으쌰으쌰하며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처음부터 나를 염두해 뒀다고 말씀 하는데 그 진심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정해인은 '멜로 장인'이라는 수식어가 익숙한 배우. 그러나 'D.P.'에서 정해인은 시종일관 무표정한 이병 안준호로 분해 완벽한 몰입을 이끌어 냈다. 정해인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하는 건 없었다. 온전하게 안준호에게 녹아들어서 그에게 충실히 하고자 했다. 느끼는 대로, 분석한 대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D.P.'를 통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정해인. 그는 "내가 가지고 있던 어떤 또 다른 기질을 발견했다. 사람은 누구나 그렇듯 우울함을 느끼지 않나. 나도 이번 작품을 통해 내 안에 있던 우울함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어두운 이야기를 연기하며 후유증은 없었을까. 정해인은 "공허함이 많았다"며 "촬영이 끝나면 내 시간을 갖고 돌아보며 비워내는 과정이 필요한데, 'D.P.' 촬영이 끝나기 전에 드라마 '설강화' 촬영이 시작돼서 마지막에 촬영이 겹쳐졌다. 'D.P.' 끝나자마자 바로 설강화 투입돼서 여운이나 비워냄을 가질 시간이 없이 정신 없이 촬영했다. 요즘에서야 시간을 갖고 비워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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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호흡을 맞춘 구교환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둘 다 낯가림이 있었다. 친해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지만, 탐색하는 시간이 있었다. 구교환 형의 성향이 선하고 배려심 깊고, 긍정적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 친해지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연기할 때 저나 다른 배우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 보여서 형을 믿으며 촬영했다"며 "브로맨스 케미가 어떻게 나올까가 궁금하기도 했고, 기대도 됐는데 잘 나온 것 같아서 뿌듯하다"며 미소지었다.

"구교환 형과 밸런스가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너무 딱딱하고 우울할 수 있는 이야기에 분위기를 상기시키고 생기를 불어 넣어주는 인물이죠. 구교환 형이 유머러스한 사람이라 호열 캐릭터를 잘 살린 것 같아요."

'D.P.'는 공개 사흘 만인 지난달 30일 국내 넷플릭스 인기 순위 1위까지 오르며 인기를 입증했다. 지난달 29일 태국에서 1위를 기록했고, 다음날 베트남에서도 1위에 올랐다.

정해인은 이러한 인기에 "얼떨떨하고 실감은 잘 안 난다.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겁다고 하는데, 군대가 사회의 축소판이다 보니 다른 나라에서도 공감대를 얻은 것 같아 기쁘다"며 "주변 동료 배우들, 선배님들, 관게자분들에게 이렇게 많은 연락과 축하 문자를 받은 적이 없었다"고 인기를 체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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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의 반응도 쏟아졌다. 정해인 역시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한층 성장해가는 안준호의 이야기가 그려지지 않을까 싶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D.P.' 마지막에 준호를 보면 이등병이 아니다. 일병 계급장을 달고 있다. 시즌2에서는 일병으로 시작하지 않을까. 후임도 들어올 테니 후임들과 어떤 에피소드도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원작에서는 안준호가 상병으로 등장하는데, 'D.P.'에서는 이병으로 캐릭터가 변경됐다. 시즌2, 3에서 준호가 상병을 단다면 원작에 있던 후임 박성준 캐릭터의 출연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정해인은 "박성준 캐릭터의 출연도 기대가 된다"며 "시즌4가 되면 D-1 전역 날이 오지 않을까. 병장 안준호의 모습도 내심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감독님한테 여쭤봤는데, 감독님과 작가님이 시즌2 대본을 쓰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거기까지만 알고 있습니다. 저는 시즌2 연기할 날만 기다리고 있어요."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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