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변호사는 24일 페이스북에 ‘윤미향법이 심각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윤 의원이 발의에 참여했다는 위안부 피해자 보호 법안의 제16조에서 보호되는 주체는 피해자, 유족, 위안부 관련 단체”라며 “그런데 웃기는 건 피해자와 유족보다 위안부 관련 단체를 훨씬 강하게 보호하고 있다”고 적었다.
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지난 13일 발의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제16조는 “누구든지 공공연하게 피해자나 유족을 비방할 목적으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관한 사실을 적시하거나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여 피해자, 유족 또는 일본군위안부 관련 단체의 명예를 훼손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피해자나 유족의 경우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①비방할 목적을 갖고 ②피해자 관련 (허위)사실 적시를 하고 ③그 피해자,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는 게 장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위안부 관련 단체는 비방할 목적이나 단체와 관련된 허위사실 적시도 필요 없이 단지 위안부 관련 단체의 명예가 훼손되면 해당 조항을 위반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장 변호사는 “명예훼손죄는 비방할 목적, 허위사실 유포라는 요건을 추가해 그런 요건이 없는 경우에는 명예훼손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처벌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의 조화를 위해서”라며 “그런데 윤미향법은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에도 적용되는 요건을 위안부 관련 단체에는 거추장스럽다는 듯 치워버렸다”고 했다.
그는 “위안부 단체는 입에도 올리지 말라, 안 그랬다간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 이거 아닌가”라며 “너무 비상식적이라서 원래 그랬다고는 도저히 믿기 어렵고, 또 조문의 체계로 보더라도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점을 보면 누군가가 위안부 관련 단체를 나중에 급히 끼워넣는 바람에 저런 웃기는 법안이 된 것이 아닐까 추정해 본다. 윤 의원이 그런 역할을 하지 않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미향 보호법이라고 하는데 피해자 보호법”이라며 “일본 대사관 앞 수요시위에서 이건 가짜다, 사기라고 하는 것으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는 법안으로 알고 있다. 법안을 발의한 인재근 의원께 취지를 여쭤봐 달라”고 말했다. 야권 일부에서 ‘윤미향 보호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는 물음에는 “법안 내용을 봐라. 윤미향은 지금 여기 있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국민권익위원회 전수조사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뒤 민주당에서 제명돼 현재 무소속이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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