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일종, 다발성 골수종 진단 받아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9일 오후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 후 광주지방법원을 떠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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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90) 전 대통령이 광주광역시에서 열리는 항소심 선고 공판 전까지 불출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광주지법 형사1부(부장 김재근)는 24일 전 전 대통령 측이 제출한 피고인 불출석 신청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지난 9일 재판) 출석 당시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보였다”며 “변호인의 증거신청과 변론을 통해 방어권이 보장돼 불출석해도 권리 보호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돼 선고기일 전까지 불출석을 허가한다”고 설명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광주시민을 향해 헬기 사격을 했다’고 증언해 온 고(故)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쓴 혐의(사자명예훼손)로 기소됐고 1심 재판부가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뒤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의 불출석 신청에 대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해당하는 점을 고려했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은 장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 500만원을 초과하는 벌금 또는 구류에 해당하는 사건의 경우, 법원이 피고인의 불출석 신청을 허가하면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형사재판 피고인은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인정신문 절차가 진행되는 첫 공판기일과 선고기일에 출석할 의무가 있다. 1심 재판부도 2018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피고인 불출석 신청을 받아들였지만, 전 전 대통령은 ▶2019년 3월 11일(1심 인정신문) ▶2020년 4월 27일(담당 판사 변경에 따른 인정신문) ▶2020년 11월 30일(재판 선고) 등 세 차례 재판에 출석한 바 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 처음 출석했을 당시 피고인의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인정신문 때 자신의 거주지도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재판부가 주소를 묻자 동석한 이순자 여사가 먼저 말하고 전 전 대통령이 따라 부르는 형태로 답했다.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두환 씨가 지난 9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3번째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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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건강상태 악화로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한 뒤 받은 검사에서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았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다발성 골수종은 골수에서 항체를 생산하는 백혈병의 한 종류인 형질세포(Plasma Cell)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혈액질환이다. 특히 뼈를 파고드는 특징이 있고 면역 장애, 조혈 장애, 신장 장애를 일으킨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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