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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위안부 단체 비판에 재갈 물리나… 윤미향 발의 개정법률안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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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무소속 윤미향 의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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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단체에 대한 명예훼손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인재근 의원은 지난 13일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인 의원은 “최근 국내·외에서 일본군위안부 관련 역사를 공공연하게 부정·왜곡하고, 피해자를 모욕하여 그 명예를 훼손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행태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게 심각한 정신적 피해와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허위사실 유포는 피해자와 유족 등에게 모욕감을 주고 명예를 훼손하는 것을 넘어,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국내·외에 잘못된 인식을 전파·확산시킬 우려가 있다”고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나 유족 등이 형법이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을 통해 권리피해 구제와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므로 허위사실 유포 행위를 더욱 강력하게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ㅇ했따.

법안에는 ‘피해자나 유족을 비방할 목적으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관한 사실을 적시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해 피해자, 유족 또는 일본군위안부 관련 단체의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신설된다. 개정안은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관해 방송이나 기타 출판물 또는 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학문 연구나 예술적 창작 목적을 위한 행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목적을 위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예외 조항도 뒀다.

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인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출신으로 후원금 유용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무소속 윤미향 의원도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김민기·서영석·소병훈·윤관석·이규민·이장섭·최혜영·허종식 의원도 공동 발의에 참여했다.

학계에서는 학문 연구의 예외를 뒀지만 지난해 통과된 ‘5·18 왜곡처벌법’을 시작으로 역사에 대한 평가마저 학문이 아닌 법으로 재단하려는 시도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5·18 왜곡처벌법 통과 과정에서도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학계와 외신에서도 지적될 만큼 역사 문제는 학계와 시민단체의 학술적인 연구와 토론으로 다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세종대 박유하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5.18왜곡처벌법에 이어 위안부왜곡처벌법, 언론중재법을 내놓더니 오늘은 수술실 CCTV설치법에 위안부 지원단체 비판까지 금지하겠다는 발상까지 들고 나왔다. 국민을 타자화하고, 감시와 색출과 처벌이 일상화된 사회로 굽힘없이 전진하겠다는 이야기”라며 “지금 우리는, 푸코의 ‘감시와 처벌’도, 나치의 인종주의와 거짓말과 분서(焚書)도 한국에서는 과거형이 아니라는 걸 보고 있는 중”이라고 꼬집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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