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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광화문연가' 윤도현 "17세 딸·YB의 잘한다는 칭찬 보람 있죠" [엑's 인터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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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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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윤도현은 뮤지컬 ‘광화문 연가’에서 죽음을 눈앞에 두고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명우 역을 맡아 감성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명우는 첫사랑에 대한 과거 기억이 왜곡된 것을 깨닫고 아내에 대한 사랑을 알아차린다. 윤도현은 명우가 자신과 많이 닮았다고 이야기했다.

“작곡가, 창작자로서 곡을 만들기 위해 온갖 상상력을 동원해요. 경험한 것, 또 경험하지 않은 것조차도 어떨 때는 남의 이야기를 듣고 아예 없는 얘기를 만들기도 하고요. 이런 것들이 고통스럽지만 결과물로 나왔을 때 느끼는 희열 때문에 힘든 과정을 반복해요. 명우가 작곡하기 위해 에피소드가 없는 와중에도 첫사랑의 기억을 계속 생각하면서 상상으로 곡을 만드는 게 닮아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소홀한 것도 많이 닮았어요. 되게 이기적인 면인데 음악을 만들거나 창작할 때는 없던 걸 만들어 내야 해 집중이 필요하고 주변 상황을 어느 정도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인간관계가 소홀해질 수 있고 그런 걸 많이 겪어봐서 많이 이해되는 부분이 있어요. 반면에 어떻게 해야 나쁜 놈으로 안 비치고 창작하기 위해 상상력까지 동원해 음악을 하는구나 하는 게 잘 보일까 생각해요. 저와 상황과 닮아 어떨 때는 내 얘기인가 소름이 끼쳐요.”

꼬인 건 풀어주고 아름다운 건 그 자체로 아름답게 해주는 시간 여행 소재가 흥미롭다. 남녀노소 볼 수 있지만 1980년대, 90년대 학창 시절을 보낸 이들이 보면 특히 좋을 뮤지컬이다.

“중장년분들이 젊은 시절에 많이 듣던 곡들이어서 더 오시는 것 같아요. 스토리도 죽기 1분 전 이야기인데 중장년이 되면 죽음이란 걸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거든요. 내가 어떤 모습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야 할까 고민도 하게 되는 나이여서 공감대가 형성돼요. 난 어떤 모습으로 지금 이 생과 작별해야 할까 생각해봤는데 저도 명우처럼 행복하게 작별하고 싶다고 생각해요. ‘유쾌하게 잘 살다 갑니다’라는 마음으로 가고 싶고 그래야 남겨진 사람들에게도 더 슬픔을 덜 안 겨줄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 앞으로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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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를 부르는 고 이영훈 작곡가의 명곡이 큰 무기다. 잘 알려진 명곡에 이야기를 입혀 감수성을 자극한다. 밴드 YB 노래를 부를 때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YB 밴드 캐릭터는 쿨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YB에서 노래할 때는 쿨한 느낌으로 시원시원하게 한다면 ‘광화문 연가’는 노래마다 이야기가 보여야 해요. 뮤지컬 자체가 그런 장르이기 때문에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YB 멤버들도 공연을 관람했는데, 이들이 인정해줄 때 보람을 느꼈단다.

“영국인 스캇이 말도 못 알아듣는데 뮤지컬을 재밌게 봤다는 거예요. 음악, 편곡, 노래가 너무 잘 어울리고 제 입으로 얘기하기 그렇지만 노래가 완벽했다는 얘기를 같은 멤버에게 들으니 기분 좋더라고요. 베이스 태희 형도 너무 잘 봤다고 한 번 더 보고 싶다고 혼자 와서 봤어요.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는 얘기를 해줘 보람 있어요.”

가족이 공연을 보러 왔을 때는 많이 긴장했다는 그다.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피드백해주는 17세 딸이연기 칭찬을 해줬다고 한다.

"가족들이 왔을 때 사실 긴장을 하긴 했어요. 제일 큰 이유는 딸 때문이에요. 독설가는 아니지만 필터가 전혀 없는 피드백을 하거든요. 딸이 되게 귀가 예민해서 음정에 민감해요. 제가 조금이라도 어색하면 다 알아차리죠. 공연 전에도 전화로 '긴장하지 마. 아빠가 긴장하면 끝이다'라고 하는데 더 긴장되더라고요. 잘하려고 노력을 엄청나게 했는데 다행히 피드백이 좋았어요. 끝나고 '아빠 잘했어, 괜찮았어'라며 몇 군데 음정 부분을 얘기했고 연기 부분에서는 처음으로 아빠 연기 잘한다는 얘기를 해줬어요. 다행히 잘 넘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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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현은 1995년 ‘개똥이’로 뮤지컬에 발을 들였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하드락카페’, ‘원스’, ‘헤드윅’, ‘광화문 연가’ 등에 출연했다. 2016년 '헤드윅' 후 공백이 있었지만 ‘광화문 연가’로 5년 만에 복귀했다. 뮤지컬 은퇴 선언을 철회했다는 그는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다“라며 뮤지컬 활동에 긍정적인 마음을 내비쳤다.

“‘말이 돼? 윤도현이 이걸 한다고?’ 이런 작품에 도전하고 싶은데 몇 해 전에 기회가 있었는데 못했어요. 그동안 해온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같은 작품을 할 기회가 오면 할 거예요. 얼마 전에 이지나 선생님에게 예수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안된다고 하셨어요. ‘도현 씨는 캐릭터가 너무 네모나고 우직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예수는 야리야리하고 섬세한데 제가 십자가에 매달려 있으면 중역 죄를 지어 매달린 것처럼 보일 것 같다고요. (웃음)

‘겟세마네’를 불러보고 싶어 연습도 엄청 많이 했어요. 그런데 아마 유다만 하지 않을까. 유다 역할도 너무 좋죠. 예수든 유다든 전과 다른 마음으로 할 것 같아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진= CJ EN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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