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강심장 기자’도 아프간 떠났다..“총소리 날 때마다 움찔”

클라리사 워드(오른쪽) CNN 특파원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탈레반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카불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유명해진 CNN 특파원 클라리사 워드(41)가 마지막 보도를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20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워드는 카불 거리에서 며칠을 보낸 뒤 마지막 보도를 하고 미 공군 수송기 C-17에 탑승했다. 워드는 이날 오전 2시 자신의 트위터에 C-17 수송기 내부를 찍은 사진과 함께 “비행기 안에서 이륙 준비 중”이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워드는 탈레반의 카불 입성 등을 현장에서 계속해서 보도했다. 그녀가 보도 중 “탈레반이 ‘미국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치지만 동시에 친절하게 행동한다”고 언급하자, 미 공화당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CNN이 응원하지 않는 미국의 적이 있나?”라고 비꼬며 더 유명해졌다. 워드가 카불 공항 밖을 취재하던 중 동료가 탈레반 총에 맞을 뻔한 일도 있었다.

워드는 아프간 떠나기 직전까지 긴박한 상황도 트위터 등을 통해 생생하게 전했다. “우리가 타기로 했던 네 번째 비행기가 이제 막 도착했다”며 “어제 저녁부터 여기에 있던 사람들에겐 긴 밤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프간 피난민들은 C-17을 배경 삼아 자갈 위에서 잠을 잔다. 쌀쌀하고 엄청나게 시끄러운 밤”이라며 “아프간의 한 지인이 ‘이것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모욕이다. 미국인들은 왜 이런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워드는 더힐과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이 여자는 겁이 없다’고 말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나는 매우 두렵고 총알이 날아다니는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소리가 날 때마다 움찔한다. 역사의 맨 앞자리를 차지한 것 같고, 정말 놀라운 순간”이라고 했다.

[최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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