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황교익 후보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떡볶이 먹방을 찍어 공개했다. 황교익TV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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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장사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은 황 후보자의 발언에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송파구 잠실중 앞에서 20년째 분식집을 운영해온 정흥택(65)씨는 “점심시간이 되면 학교 담장을 넘어서 떡볶이를 먹으러 오는 학생들도 있었는데 내가 그동안 불량식품을 팔았다는 말이냐”며 “학생일 때 왔다가 어른 돼서 찾아오는 단골이 많은데 굳이 불량식품을 먹으러 다시 오겠느냐”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초 인근 분식집 사장 이모(48)씨도 “코로나로 등하교하는 학생들이 적어 장사하기가 힘든데 그런 얘기를 들으면 힘이 빠진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이씨는 “요즘 떡볶이엔 떡, 달걀, 채소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데 무슨 근거로 불량식품으로 낙인 찍느냐”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황 후보자의 주장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경기도 사는데 이제 학교 앞 분식집에서 떡볶이 못 먹을 테니 많이 먹어둬야겠다”는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황 후보자가) 이재명 경기지사랑 같이 먹은 적도 있던데 왜 떡볶이에 화가 났느냐”는 반응도 나왔다. 황 후보자는 지난달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경남 마산에서 이 지사와 떡볶이를 먹는 영상을 내보낸 바 있다.
18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잠실중 인근 분식집이 모여 있는 지하상가. 저녁 장사가 한창일 시간인데도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박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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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후보자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만큼 공인으로서 발언의 무게감을 고려해 의견을 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경기 용인시에 사는 직장인 강모(27)씨는 “(황 후보자가) 맛 칼럼니스트로 활동할 때와 공공기관의 장으로 내정된 지금 내뱉는 말의 무게감이 다르다고 본다”며 “어린 시절의 추억이 금지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불만을 터뜨리는 도민이 많은 만큼 황 후보자가 발언에 신중을 기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황 후보자는 지난 2018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떡볶이는 학교 앞 그린푸드 존(어린이 식품 안전 보호구역)에서 못 팔게 돼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해당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황 후보자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과거 자신의 말이 틀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떡볶이는) ‘학교 앞 금지 식품’으로 지정돼야 한다”며 “떡볶이는 영양이 불균형하고 자극적인 맛을 내는 정크푸드로 어린이 건강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황 후보자가 떡볶이를 들고 찍은 광고 사진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정크푸드’로 생각하는 음식의 광고는 왜 찍었느냐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이에 황 후보자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내가 떡볶이를 들고 광고한 가게는 술집”이라며 “광고를 찍은 이유는 가게의 매출 중 일부를 결식아동 돕기에 쓰겠다고 해서였다”고 반박했다.
박건 기자 park.k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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