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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이슈 로봇이 온다

"엘베 타고 커피 배달"…광화문 빌딩 속 배민 로봇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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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 19일 자율주행 실내 배달로봇 시연

고층빌딩 내부 누비는 배달로봇 '딜리타워' 선봬

"배달 수요↑…라이더 부족, 배달비 부담 문제 해결"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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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번에 내려요."

19일 서울 종로구의 고층빌딩 디타워 광화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실내 배달로봇 '딜리타워'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며 "저 이번에 내려요"라고 말한다. 딜리타워는 이 건물 지하 1층에 있는 F커피숍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3잔을 8층까지 무사히 배달 완수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커피를 주문한 지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디타워 광화문에 딜리타워 배달 서비스가 도입된 건 3주 전이다. 이 건물은 지하 8층, 지상 24층의 대형 복합 상업·업무 건축물로 13개 기업, 4000여명의 직원이 상주해있다. 입주업체 직원들은 이제 커피를 사러 아랫층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된다. 딜리타워가 각 사무실로 간단한 음식과 음료를 배달해주기 때문이다. 최대 14잔까지 로봇 안에 있는 트레이에 담을 수 있으며, 배달료가 들지 않고 최소 주문금액이 없어 커피 1잔도 배달 가능하다.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주상복합 아파트에 딜리타워 서비스가 도입된 이후 두 번째다. F커피숍은 현재 딜리타워 2대를 운영 중이다.

대형 빌딩 안을 누비는 딜리타워는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가 반영된 자율주행기술과 엘리베이터 연동 시스템 등 고도화된 서비스 운용 능력이 돋보인다. 각 층마다 비치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하면 주문창이 떠 손쉽게 배달 주문이 가능하다. 음식이 담긴 로봇은 출입통제시스템(스피드게이트)을 지나 엘리베이터 앞에 선다. 이때 로봇이 엘리베이터 시스템에 신호를 전달하기 때문에 버튼이 저절로 눌러진다. 목적지까지 가장 빨리 도착하는 경로를 찾고, 총 8대 엘리베이터 중에 가장 먼저 오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할 만큼 스마트하다. 여러 개의 센서가 장착돼있어 배달 중 장애물을 발견하면 비켜가거나 엘리베이터 탑승객이 많을 경우 "사람이 많네요, 다음에 탈게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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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은 주문이 접수되고 로봇이 출발, 도착할 때마다 알림톡을 받는다. 도착한 로봇으로부터 온 전화를 받은 후 기기 상부의 화면에 휴대폰 뒷자리를 누르면 문이 열려 음식을 꺼낼 수 있다. 배달을 완수한 로봇은 다시 커피숍으로 돌아가 충전기에 장착된다. 우아한형제들은 향후 건물 내 배달 수요를 파악해 음식점 등 가맹업체를 늘릴 계획이다. 로봇배달서비스팀 고원영씨는 "아파트 건설사 등으로부터 도입 문의가 활발하게 들어오고 있다"며 "보안이 철저하고 관리가 필요한 건물일수록 관심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씨는 "딜리타워 서비스를 도입하려면 건물 관리자와 입주업체 등 다수의 협조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디타워를 건설한 DL이앤씨와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5월 업무협약을 맺고 배달로봇 개발 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딜리타워는 2019년 우아한형제들 송파구 본사에서 처음으로 시범 서비스가 진행됐다. 당시 배달 시간을 기존 대비 5~16분 단축하는 등 로봇 배달 서비스 가능성을 확인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서울 광진구의 호텔 'H AVENUE'에서 두 달여간 딜리타워 룸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다. 실외 배달로봇 '딜리 드라이브'와 서빙로봇 '딜리 플레이트'도 개발해 운영 중이다. 기대원 로봇사업실 브랜딩 담당은 "배달 수요가 늘면서 라이더는 부족하고 고객과 업주 모두 배달비 부담이 높아지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로봇배달을 기획하게 됐다"며 "비대면 거래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배달로봇으로 안전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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