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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돈 챙겨 도주... 딸은 美서 호화생활” 들끓는 아프간

조선일보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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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돈 챙겨 도주... 딸은 美서 호화생활” 들끓는 아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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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왼쪽)과 딸 마리암 가니. /AP 연합뉴스, 뉴욕포스트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왼쪽)과 딸 마리암 가니. /AP 연합뉴스, 뉴욕포스트


수도 함락 위기에 돈다발만 챙겨 달아난 아슈라프 가니(72)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예술가로 알려진 그의 딸 역시 뉴욕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니 대통령의 전 여성 대변인 엘레이 에르샤드는 17일(현지 시각) 영국 아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니 대통령이 도피 직전 ‘국방 요원들과 회의를 하고 오겠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그는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배짱 없는 지도자”라고 비판했다.

이어 “너무 화가 난다. 내가 왜 그런 사람에게 투표했는지 모르겠다”며 “돌아왔으면 한다. 그의 눈을 똑바로 보고 ‘나는 여기에 머물렀고 너는 도망쳤다’고 말하고 싶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같은 날 뉴욕포스트는 가니 대통령의 딸 마리암 가니(42)의 근황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시각 예술가이자 영화 제작자로 활동 중인 마리암은 현재 미국 뉴욕 내 고급 주택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매체는 “마리암이 보헤미안 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아버지의 행방과 도피 행각, 자국 상황에 대한 매체의 물음에는 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진 마리암 기니. /뉴욕포스트

미국 뉴욕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진 마리암 기니. /뉴욕포스트


앞서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지난 16일 주아프간 러시아대사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정부가 붕괴할 때 가니 대통령은 돈으로 가득한 차 4대와 함께 탈출했다”며 “돈을 (탈출용) 헬기에 실으려 했는데 다 들어가지 않아 일부는 활주로에 남겨둬야 했다”고 전했다.

가니 대통령은 당일 뒤늦게 페이스북에 성명문을 발표하고 대규모 학살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떠난 것이라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 그는 “탈레반은 카불을 공격해 나를 타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며 “만약 아프간에 남았다면 수많은 애국자가 순국하고 카불은 파괴돼 600만명의 인명 피해를 낳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 안위를 살피려는 조금의 의지조차 없이 가장 먼저 도주를 선택한 그에게 국민의 분노는 폭발하고 있다. 아프간 최초의 여성 교육부 장관인 랑기나 하미디는 “(가니 대통령의 행동은) 충격적이고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실이라면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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