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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연재] 매일경제 '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추신수가 뒤로 물러섰다. 몸쪽에 대한 위험 신호다[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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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반 족장 정도 뒤로 물러났을 뿐이다. 겉으로 보기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야구는 다르다. 반 족장 물러선 만큼 공간이 커지게 된다. 타자에겐 두려움의 공간이 될 수 있다. 위기 신호다.

SSG 추신수(39) 이야기다.

매일경제

추신수가 우투수들이 던지는 몸쪽 승부에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여러 노력을 하고 있지만 뽀족한 해법은 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추신수는 올 시즌 눈에 띄는 기록이 한 가지 있다. 오히려 우투수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좌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0.314를 기록 중이지만 우투수에겐 0.209로 큰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우투수가 더 많은 언더핸드/사이드암 스로 투수를 상대로는 0.412의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좌타자는 우투수에 강하고 좌투수에 약하다. 좌완 원 포인트 릴리프가 있는 이유다. 하지만 추신수는 반대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 기형적인 수치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한국 프로야구 타격의 레전드인 박용택 KBSN 해설위원은 몸쪽 승부에 대한 부담이 가져 온 결과라고 풀이 했다.

박 위원은 "추신수가 한국 우투수들의 몸쪽 승부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래도 타석에서 많이 떨어져 있는 스타일인데 지금은 반 족장 정도 더 뒤로 물러섰다. 그만큼 우투수가 던지는 몸쪽 공이 버겁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더 떨어져서 공을 보고 싶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KBO리그의 우투수들이 집요하게 추신수의 몸쪽을 공략하고 있다. 패스트볼로 찌르고 슬라이더로 떨어트린다. 모두 몸쪽으로만 승부를 걸어온다. 여기에 추신수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우투수를 상대로 약점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 수치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 홈런은 우투수를 상대로 많이 쳤다. 홈런은 10개를 우투수에게 쳤다. 좌투수에게 친 홈런은 2개에 불과했다. 우투수들이 몸쪽 승부를 하다 실투가 된 공을 홈런으로 연결하는 경우가 많았던 듯 하다. 하지만 장타율은 좌투수를 상대로 훨씬 높다. 우투수 피장타율은 0.424인데 좌타자 피장타율은 0.471이다. 우투수에게 홈런은 많이 쳤지만 꾸준하게 장타를 생산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KBO리그는 메이저리그에 비해 스트라이크존이 몸쪽이 후하고 바깥쪽이 박하다. 특히 우투수들이 좌타자에게 대각선으로 던지는 몸쪽 공에 심판의 손이 잘 올라간다.

메이저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추신수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슬라이더를 못 던지는 우완 투수는 거의 없다 시피한다. 대부분의 투수가 슬라이더에 장기를 갖고 있다. 추신수의 몸쪽으로 공이 날아오다 밑으로 떨어지는 비율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추신수는 이에 대해서도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의 올 시즌 슬라이더 타율은 0.297이다. 그러나 이 중 대부분의 안타는 좌투수가 던지는 슬라이더를 안타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우투수가 던지는 슬라이더에는 약점을 보이고 있다.

반 족장 정도 뒤로 더 물러선 것이 그 증거다. 워낙 집요하게 몸쪽을 파고드는 투수들을 상대로 조금이라도 몸쪽에 틈을 만들곗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가 뒤로 물러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몸쪽에 대한 부담감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반기서는 우투수 상대 타율이 0.218이었는데 후반기서는 아직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7타수 무안타로 부진한 상황이다.

반 족장 뒤로 물러선 것이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추신수가 빨리 이 몸쪽에 대한 대비책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부진은 장기화 될 수 있다. KBO리그의 우투수들은 더욱 집요하게 몸쪽을 파고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심판의 존도 여전히 몸쪽에 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추신수 스스로 해법을 찾는 수 밖에 없다. 이쯤 되면 추신수를 잡기 위해 슬라이더에 강한 우투수들이 원 포인트로 기용될 가능성까지 높아진다. KBO리그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유형의 투수이기 때문에 추신수에겐 더 큰 약점이 될 수 있다.

과연 추신수는 우투수가 던지는 몸쪽 공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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