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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김영철 “엄청난 안보위기” 위협…김정은 ‘1월 지침’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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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 시나리오' 사전 준비한 듯

김정은, 다탄두미사일ㆍSLBM 거론

이번에 대남 위협에 사용 가능성

중앙일보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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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11일 군사행동을 암시하며 대남 위협에 가세했다. 김 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문제삼으며 “엄청난 안보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철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중단없이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남조선이 미국과 벌려놓는 전쟁연습이 북남관계의 앞길을 더욱 암담하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는 지난 1일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를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지난 1일 “희망이냐, 절망이냐”의 김여정 담화 이후 10일 다시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는 또 다른 김여정 담화로 협박 수위를 높였다. 이어 지난달 27일 복구했던 남북간 통신선 호출에 불응했고, 통신선 중단은 11일까지 이틀째 이어졌다.

이를 시간 순서로 보면 ①남북 통신선 연결(지난달 27일)→②“선택은 남에 달려있다”담화(1일)→③“미군 전력 철거하라” 담화(10일 오전)→④통신선 차단(10일 오후)→⑤“엄청난 안보위기” 담화(11일)로 마치 미리 준비한 듯한 수순을 밟고 있다.

이때문에북한의 통신선 복구 결정은 연합훈련 시기에 맞춰 사전에 치밀하게 작성한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27일 통신선 연결을 할 때 “북남관계의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내심은 대남 협박 명분쌓기에 있었다는 것이다. 북한이 통신선 복구에 나선 시점이 연합훈련을 보름 여 앞둔 때였다.

또 북한은 통신선 복원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는 건 남북 간 긴장 고조 상황까지 염두에 둔 조치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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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당대회 직후 열린 기념열병식에서 망원경을 들고 동원된 무기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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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이미 올해초 한국 정부를 향해 앞으로 무엇을 요구할지를 분명히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월 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 때 ‘근본문제’ 해결이라는 대남 원칙을 공개했다. 이때 했던 요구 중 하나가 “첨단군사장비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 연습을 중지해야 한다”였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 탈북자는 “북한에선 최고지도자의 말과 행동이 헌법과 당규약을 넘어서는 절대 지침”이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대회에서 공개적으로 남북관계 지침을 언급했으니 관계자들은 이를 이행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만들어 계획을 준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철 부장이나 김여정 부부장은 연합훈련 실시를 비난하며 추가 행동을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가방위력과 강력한 선제타격능력’을 언급(김여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이 당 대회에서 제시했던 ‘국방과학연구부문’의 시험이나 과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당시 김 위원장은 다탄두 개별 유도기술, 신형탄도로켓에 적용할 극초음속활공비행 전투부 등 탄두 개발, 중형잠수함무장현대화, 새로운 핵잠수함, 각종 전자무기들, 무인타격장비, 정찰탐지수단, 군사정찰위성설계 완성 등을 거론했다. 이를 군사적으로 보면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극초음속 무기 개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핵추진 잠수함 개발, 공격용 드론 개발, 군사위성 개발 등이 될 수 있다.

김영철은 11일 담화에서 “시시각각”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단발성이 아닌 단계적이고 지속적인 수위 올리기 도발 가능성을 예고했다. 여기에 김여정이 지난 3월 전반기 연합훈련 때 시사했던 대남기구(조국평화통일위원회, 금강산 관광국) 폐지 등이 나올 수도 있다.

전현준 국민대 겸임교수는 “북한은 여러 차례 담화를 통해 도발 명분을 내놨다”며 “다양한 군사적 행동을 통해 불만을 드러내는 동시에 신형 무기의 발사 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단,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 ‘레드라인’ 선상에서 움직이는 줄타기 도발에 나설 방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정부는 이날 김영철 담화 뒤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당사자간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는 입장을 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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