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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김정은 위임' 김여정 연합훈련 비난 담화… 사실상 불만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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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사진=뉴시스·조선중앙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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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미연합훈련 사전연습 첫날 이를 비난하는 담화를 내놨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명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위임했다는 점을 명시했다는 것이 눈에 띈다. 그간 대남 담화에 참여하지 않았던 김 위원장의 의중을 담았다는 사실을 밝힌 것은 사실상 최고 수준의 불만 표시로 여겨진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0일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미연합훈련 비난 담화를 내고 “이 기회에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나는 위임에 따라 이 글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직접적인 의중을 담았다는 의미다. 사실상 김 위원장이 위임 담화를 통해 문재인 정부를 향해 배신감을 느낀다고 밝힌 셈이다.

지금까지 약 1년여간 대남 담화는 거의 김 부부장의 명의였다. 김 부부장은 2020년 3월 첫 개인 명의 담화를 시작으로 대남·대미 메시지 전달을 도맡았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위임을 명시한 적은 없었다. 최고지도자의 의중을 담았다는 점에서 이번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발의 무게감이 전보다 훨씬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해 향후 어떤 대응조치를 취할지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지난 3월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됐을 당시에는 김 부부장이 이를 비난하며 “북남 군사분야 합의서도 시원스럽게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반해 이번에는 “엄중한 안보 위협에 직면하게 만들 것” 등 추상적 경고만을 내놨다. 당장의 도발 징후도 포착되지 않고 있으며 남북 통신선도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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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훈련의 사전연습을 하루 앞둔 9일 경기도 평택 험프리스에 미군헬기들이 계류돼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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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북한이 한미훈련을 남북관계 개선의 바로미터로 여기면서 반발하고 있어 남북 대화나 교류의 물꼬를 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신선 재연결 당시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남북관계 급진전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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