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선거관리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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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선관위원장 이상민 의원에게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이 쇄도하고 있다. 이상민 의원이 지난 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가 지사직을 갖고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지 않으냐”며 “적절성 면에서 지사직에서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 때문이다.
이상민 의원실 관계자는 “6일부터 하루 수백통씩의 문자 메시지가 오고 있다”며 “대부분 욕설로 채워져 있다”고 말했다. 문자 메시지에는 지사직 사퇴 권유에 대한 비판, 선관위원장 사퇴 요구 등 내용과 함께 이 의원에 대한 인신공격성 욕설이 포함됐다.
이 의원의 페이스북에도 이 지사 지지자들의 욕설 댓글이 이어졌다. 이 지사 지지자들은 “법적으로 선거 90일 전에만 사퇴하면 되는데 선관위원장이 왜 중립을 지키지 않느냐”고 비판하고 있는데, 일부는 이 의원의 장애를 비하하는 표현도 사용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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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 측 관계자는 “선관위원장으로서 이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수 없는 위치라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며 “그럴수록 중심을 잡고 중립적인 선거관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선관위원장 자리에 있는 이 의원의 발언이 네거티브 상황을 격화시켰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 지사 측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서 “지사직 사퇴 논란은 무익하다”며 “선관위는 신중치 못한 언행을 삼가고 안정적이고 공정한 선거 관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김두관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후보의 도지사 사퇴를 주장하려면 저에게 면죄부를 주시고 아니라면 더 이상 말씀하시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10년 민선 5기 경남지사에 당선됐지만, 2012년 7월 18대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지사직을 사퇴했고, 이후 대선과 동시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홍준표 현 국민의힘 의원이 경남지사에 당선되자 책임론에 휩싸였다.
김 의원은 “아마도 그때 저는 이재명 후보의 지적처럼 공직을 책임이 아닌 권세로 생각했던 것 같다”며 “만약 그때 내가 이 지사처럼 현명한 판단을 했더라면 지금 꼴찌를 하고 있을지 만감이 교차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 선관위원장의 지사직 사퇴 주장은 이 지사가 민주당 후보가 되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으니 거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사직 사퇴 논란은 의원직 사퇴 논란으로 옮겨붙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지사직이 선거운동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현직 의원 후보들도 현직의 이점을 살리면 된다”며 “이낙연 후보도 후보등록 이후에 토지공개념 3법을 공약으로 발표한 뒤 이를 발의해 선거운동에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 전 장관은 “현직 사퇴가 필요했다면 후보 등록 이전에 결정했어야 할 일”이라며 “어떤 긴급사태가 발생한 것도 아닌데 원칙에도 없는 문제를 당 선관위원장까지 주장하고 나서는 건 대단히 부당하다”고 말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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