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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벨라루스 선수, "귀국하지 말라는 할머니 전화에 망명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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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도쿄=AP/뉴시스] 올림픽에서 조기 귀국하라는 팀의 지시를 거부하고 폴란드로 망명을 택한 벨라루스 육상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24)가 귀국하면 안전하지 않다는 할머니의 경고에 망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4일 치마노우스카야가 도쿄 나리타 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는 모습. 202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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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민호 인턴 기자 = 올림픽에서 조기 귀국하라는 팀의 지시를 거부하고 망명을 택한 벨라루스 선수가 귀국하면 안전하지 않다는 할머니의 경고에 망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의 육상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24)는 6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공항으로 이동하는 중에 할머니로부터 "벨라루스로 돌아오지 말라"고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인도주의 비자를 발급 받고 폴란드에 체류 중이다.

그러면서 치마노우스카야는 감정적 상태 때문에 대표팀에서 제외되었다는 벨라루스 측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녀는 예정에 없던 4x400m 계주에 출전하게 되자 SNS에 불만을 토로했는데, 벨라루스 국영 매체가 이 영상을 보도하면서 "팀 정신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치마노우스카야는 코치 두 명이 방으로 찾아와 당장 짐을 싸라고 했으며, 부상 핑계를 대라 했다고 전했다.

또 치마노우스카야는 벨라루스 뉴스를 본 그녀의 할머니가 무언가 나쁜 일이 생길 것 같다며 경고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귀국하지 말라는 할머니의 말을) 믿을 수 없어서 정말이냐고 묻자 할머니가 돌아오지 말라고 해 경찰을 찾았다"고 말했다. 공항에서 치마노우스카야는 핸드폰 번역을 통해 경찰관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도쿄의 폴란드 대사관으로 이동하기 전까지 경찰의 보호를 받았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94년부터 장기집권하고 있는 벨라루스에서는 지난해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일부 국가대표 선수들은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치마노우스카야는 자신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있지 않으며 단지 운동선수 커리어에 집중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은 벨라루스로 돌아가고 싶지만 지금은 너무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치마노우스카야의 남편 역시 비자를 받고 폴란드에 입국했지만, 그녀의 가족들은 아직 벨라루스에 남아있는 상황이다. 치마노우스카야는 그녀의 부모님이 "약간 긴장하고 있지만 괜찮은 것 같다"며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진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치마노우스카야는 전 세계로부터 받은 응원이 그녀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며 "벨라루스의 사람들이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omin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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