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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황출새] "소비자 물가 상승에 또 금란·파테크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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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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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1년 8월 6일 (금요일)
□ 출연자 : 김승교 기자 (머니투데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앵커 황보선(이하 황보선): 잡힐 것 같던 물가가 또다시 크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팍팍한 가계 살림에 치솟는 물가에 서민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데요. 상황이 어떤지 '경제전'에서 이야기 나눠봅니다. 오늘부터 <황출새>에 새롭게 합류한 머니투데이 김승교 기자님입니다. 안녕하세요?

◆ 김승교 기자(이하 김승교): 네, 안녕하세요.

◇ 황보선: 올해 들어 계속 오르던 물가가 주춤하더니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또 2%를 넘어섰죠?

◆ 김승교: 네 그렇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을 살펴보면 소비자물가가 2.6% 상승했는데요. 9년여 만에 최고치였던 5월과 오름폭과 같았습니다. 올해 들어 3월까지 0.6∼1.5%에서 움직이던 소비자물가는 4월 2.3%로 올라선 뒤 4개월째 2%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실제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이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겁니다. 생활물가지수는 4월 2.8%, 5월 3.3%, 6월 3.0%, 7월 3.4% 등 떨어질 줄 모르고 고공행진하고 있고, 밥상 물가를 좌우하는 농축수산물 물가는 최근 4개월간 상승 폭이 10% 안팎에 달할 정도입니다.
농축수산물 중에서는 주식인 쌀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3%, 수급이 불안한 달걀은 57%, 고춧가루는 34.4%, 마늘은 45.9% 각각 뛰었고 돼지고기도 9.9%나 올랐습니다.

◇ 황보선: 소비자물가 중에서도 밥상물가로 꼽히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많이 올랐네요. 이유가 뭔가요?

◆ 김승교: 최근 계란 대신 '금란', 파가 가격이 올라서 '파테크'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농축수산물의 가격이 급등했죠.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역시나 닭이었습니다. 닭고기 수요가 많은 말복을 앞두고 있는데다, 달걀 가격이 반년 넘게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어서인데요.
지난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AI의 확산으로 살처분된 산란계의 수가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영향이 가장 큽니다. 국내에서 사육하는 산란계는 6587만 마리로 1분기 보다는 늘었지만 지난해와 비교해볼 때 12%가 줄었습니다.
산란계의 번식을 막는 건 계속 이어지고 있는 더위인데요. 알을 낳을 수 있을 만큼 닭이 성장하려면 5~6개월이 걸립니다. 하지만 최근 제대로 된 장마 없이 연이은 폭염으로 산란계들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채 죽고 있습니다. 이번 폭염에 폐사한 가축 열 마리 중 아홉 마리가 닭일 정도로 피해가 컸습니다.
폭염은 닭뿐만 아니라 과일이나 채소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폭염이 계속되면 과일이 일찍 익어버리는 스폰지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사과, 단감의 경우 햇볕데임 증상이 나타나 과일이나 잎이 타들어가는 문제가 나타나는데요. 앞으로 더 큰 가격 상승을 막으려면 작황을 수시 점검하고 출하시기를 조절하는 등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황보선: 농축산물에서 그치지 않고 국제 원재료도 가파르게 오르면서 가격 인상을 미뤄왔던 가공식품 업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죠? 대표적으로 라면 가격 인상 소식이 들려오던데요?

◆ 김승교: 맞습니다. 물가 상승은 단순히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미국, 캐나다 등에서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작황 피해가 심각한 데다 코로나19로 인력 이동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공급량이 축소됐고, 자연스럽게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미국 소맥 가격은 1부셸, 약 27kg 당 724달러로 1년 사이에 37%나 상승했습니다. 옥수수 가격도 75.8%나 올랐고요. 여기에 가공식품의 주요 원재료인 밀가루, 유지, 설탕 가격이 모두 올라서 가공식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게 식품업계의 이야기입니다.
오뚜기가 이번 달부터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올렸고 농심도 따라서 오는 16일부터 6.8% 인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주요 식자재 유통사는 식당 등 납품 업체에 납품가를 인상하겠다고 이미 통보한 상태였습니다. 대상 품목도 밀가루, 식용류, 마요네즈 등 일반 식생활과 밀접한 것들이고 인상폭도 10% 대로 만만치 않습니다. 9000원했던 밥값이 적어도 1만원 정도로 올라야 장사가 된다는 소리죠. 올해 삼계탕과 냉면 가격이 작년보다 오른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 황보선: 델타 변이 때문에 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물가마저 고공행진을 하면서 시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겠는데요?

◆ 김승교: 사실 물가가 오른다는 건 전반적으로 경기가 회복되거나 경제가 성장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요새 그런 이야기가 있잖아요. 집값도 오르고 라면값도 오르는데 내 월급만 안 오른다. 물가 상승 속도에 비해 국민들이 받는 실질 임금이 오르지 않고 있어 삶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최근에 많이 하시는데요. 쉽게 생각하면 내 밥상에 오르는 반찬 수가 하나 줄어들고 한 달에 4번할 외식을 2번 밖에 못한다는 겁니다. 물가 상승에 대한 기사에 '4인 가족 일주일치 식비가 20만원으로도 부족하다', '제철 과일인 수박을 담을 엄두도 못낸다', '코로나로 아이들이 집에 머물면서 삼시 세끼 집밥을 먹여야하는데 장보기가 겁난다'면서 한숨 섞인 댓글이 달리는 것도 이런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고 봅니다. 자연스럽게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추석에 '차례상을 어떻게 차려야하는가'라며 걱정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정부가 추석 전에 물가 상승을 어떻게든 잡아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 황보선: 정부에서도 물가 상승에 대한 경각심을 보이면서 적극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습니까?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있습니까?

◆ 김승교: 네. 일단 좀처럼 잡히지 않는 계란 가격을 잡기 위해 정부가 수입 물량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7000만개 수준이던 수입 계란 공급량을 8, 9월 각각 1억개씩 총 2억개의 계란을 들여오기로 한건데요. 이를 통해 7000원대에 정체 돼 있는 계란 가격을 6000원대로 낮춘다는 계획입니다.
계란 뿐 아니라 다른 농축산물에 대한 대책도 내놓았습니다. 배추와 무의 정부 비축물량을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사과, 배의 추석 전 계약 재배물량을 1.3~2배 확대할 계획입니다. 축산물과 관련해서도 추석 기간 중 소고기는 평상시 대비 1.6배, 돼지고기는 1.25배가 공급되도록 출하시기를 조정하고 수입도 평년대비 소고기는 10%, 돼지고기는 5% 확대할 수 있도록 수입 검사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황보선: 물가가 계속 상승하면서 그동안 계속 언급돼 왔던 금리 인상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 김승교: 네. 올해 경제 성장률이 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물가 수준이나 부동산 시장의 광풍을 감안해 기준 금리 인상 시기가 8월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주열 총재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이미 고삐 풀린 가계부채의 급증이 자산 버블을 일으키면서 리스크를 키우고 있고 물가상승 압력으로만 볼 때 긴축이 불가피한 건 사실입니다.
한국은행 금융통위에서도 7명의 원 가운데 5명이 현 수준인 0.5%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조만간 통화정책 완화기조 조정이 필요하다는 단서조항을 달면서 언제든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내비쳤습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단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HSBC와 골드만삭스, JP모간 등은 한은이 이르면 8월 중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8월 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직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코로나19와 자영업자 등 취약 계층의 부채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점인데요. 실물 경제가 코로나 재확산에 악화될 경우 금리 인상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황보선: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승교: 고맙습니다.

YTN 박준범 (pyh@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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