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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美 강경파' 라이시 이란 대통령 취임… 미국 "빨리 핵합의 복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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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일성으로 "제재 해제·민생 문제 해결"
경제난 해소 위해 서방과 대화 나설지 주목
한국일보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5일 수도 테헤란의 의회에서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테헤란=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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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내 대표적인 강경 보수파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60)가 제13대 이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서방 국가에 적대적 노선을 취해 왔던 그가 ‘경제난 해소’란 당면 과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의 대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당장 미국은 새 대통령을 향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 테이블에 빠르게 복귀하라며 견제구를 던졌다.

라이시 신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는 반드시 해제돼야 하고, 이를 위한 어떤 외교적 계획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새 행정부는 이란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슬람 원리주의자이자 사법부 수장을 지낸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 6월 대선에서 62%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취임 일성으로 제재 해제를 위한 외교적 노력과 민생 문제를 강조한 건 최근 이란 경제 상황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은 탓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때부터 부과된 고강도 제재와 그에 따른 리알화 가치 폭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제 활동 위축과 높은 실업률에 경기는 그야말로 파탄 직전에 몰렸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는 극심한 가뭄도 겹쳐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물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까지 빈발하고 있다.

이 같은 대내외적 상황을 감안할 때, 라이시 대통령이 일단은 코앞에 닥친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 서방과의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집권 초기부터 경제난에 시달릴 경우 새 정부의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어서다. 서방 국가의 관심사는 6월 당시 ‘차기 정부 출범 이후’로 대화를 미룬 이란이 향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핵합의 복원 회담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다. 스티븐 브레녹 PVM 수석 애널리스트는 “핵 합의는 라이시 대통령의 여러 의제 중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이 조속히 핵 합의에 복귀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라이시 대통령이 제재 해제에 진심이라면 그게 바로 협상 테이블에 있는 것”이라며 “외교적 해결의 진전을 이루려면 지금 바로 기회를 잡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물론 속단은 이르다. 오히려 당분간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라이시 대통령이 이란 내에서도 손꼽히는 강경파인 데다,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처음으로 제재 대상인 상태로 취임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단시일 내엔 핵 합의 복원에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라이시 대통령은 3일 대통령직 승인식에서도 이와 관련해 “외국인의 의지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라며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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