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일문일답] 김동연 "윤석열·최재형과 동일선에 놓지 말라"

댓글 6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제 정책은 몇 달 공부해서 안 돼…외주도 못줘"

"수도권 올인 구조 깨야…기회 할당제 시행해야"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최근 광화문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이동환 기자 = 잠재적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같은 문재인 정부 출신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두고 "저와 동일선상에 놓지 말라"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는 6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분들과 저는 정치하는 목적·과정·방법이 완전히 다르다. 저는 비전과 대안을 제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로서 재임 기간 최저임금 인상, 소득주도성장 등 주요 경제 정책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김 전 부총리는 "두 분은 권력기관장과 헌법기관장을 하다가 중간에 사퇴해 정치를 했다"며 "자신의 비전 없이 정부에 대한 공격만으로 정치를 한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김 전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 최근에 지방을 순회했다.

▲ 부총리 그만두고 2년 7개월 동안 안 가본 데 없이 다 가봤다. 공직에 있을 때 현장과는 전혀 달랐다. 민생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신했다.

--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고 보나.

▲ 제가 말하는 정치 세력의 교체는 정권 교체나 정권 재창출을 뛰어넘는다. 야권에서는 '닥치고 정권교체'를, 여권에서는 '묻지마 정권 재창출'을 말한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나라가 바뀔 것 같지 않다. 새로운 정권 창출이 필요하다.

-- 제3지대 행보를 고려할 것이냐.

▲ 기득권 정치권에 숟가락 얹을 생각이 전혀 없다. 새로운 정치판을 바꾸는 데 있어서 필요한 정치 세력을 모으겠다.

-- 의미 있는 지지율을 얻어야 힘을 받을 수 있을 텐데.

▲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다. 지금부터 본격적인 메시지를 내고 사람을 모으면 가시적인 효과가 나올 것이다. 여야는 전부 과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남 흠집 내기와 네거티브에 많은 국민이 식상해하고 실망할 것이다.

-- 대선까지 7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 제가 지방을 다니니 많은 분의 열망이 겉으로 보이지 않지만, 속으로는 타고 있었다. 어느 순간 티핑 포인트(전환적 순간)가 나오면 불이 붙을 것이다.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최근 광화문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 저는 두 분과 정치하는 목적과 과정이 모두 다르다. 두 분은 헌법기관장과 권력기관장을 하다가 중간에 사퇴해 정치를 했다. 자신의 비전 없이 정부에 대한 공격만으로 정치를 한다.

저는 부총리 그만두고 2년 7개월 동안 국민과 호흡을 하면서 제 비전과 대안을 내놓았다. 그리고 기존 정당으로 우리 사회·경제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의사 결정 세력의 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동일선상에 놓지 말아 달라.

-- 두 사람이 정책 준비가 안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 경제 문제나 국가 경영은 몇 달 공부해서 되는 게 아니다. 경제 정책은 외주를 줄 수도 없다. '좋은 사람을 갖다 놓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얘기하는데 진흙 속 진주도 이를 알아보는 사람이 고르는 것이다. 지금 하는 것을 보면 경제에 대한 철학이나 비전의 부재, 내공과 경험의 부족이 익히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어떤 분(최 전 원장)은 부동산 정책은 문재인 정부와 거꾸로만 해도 성공이라고 했다.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많은 사람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편승하려는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의미가 없다. 아주 극단적인 흑백 논리이다. 불행한 일이다. 이렇게 해서 정권 교체나 정권 재창출이 된다고 해서 어떤 변화가 있겠나.

-- 대통령이 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 국민 삶에서 가장 중요한 기회의 통로는 일자리·교육·부동산으로 세 가지다. 여기에 더 많고 고른 기회를 만드는 데 최우선을 두고 싶다.

-- 부동산 정책은 어떻게 가야 한다고 보나.

▲ 정치권에서 백가쟁명식으로 부동산 문제 해결책을 말한다. 이 문제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잘 모르겠다. 교육·교통·삶의 질·낙인 효과가 연계된 복잡한 문제다. 단순히 공급 확대나 세금 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역 균형 발전과 맞물려서 가는 정책 패키지가 중요하다.

--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본주택 100만호를 공약했다.

▲ 재원 대책에 있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조금 의구심이 든다. 또 주택 정책은 기본적으로 무주택자, 1가구 1주택자, 다주택자로 나눠서 봐야 한다. 무주택자에겐 1가구 1주택이 기본권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집을 갖게끔 하는 정책 패키지가 필요하다. 1가구 1주택자에겐 세금 부담을 많이 주지 않아야 한다. 다주택자에겐 보유세 등 여러 금융 정책적 수단 등을 통해 집이 매물로 나오게 해야 한다.

-- 내세우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 수도권 '올인' 구조를 깨야 한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초광역 도시권 개발과 지역 인재 할당제가 필요하다. 역차별 논란도 있지만, 수도권 집중 문제와 양극화가 심각하기 때문에 조금씩 양보하면서 기회가 골고루 만들어지는 기회 할당제를 점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한국형 대학 도시도 건설해야 한다.

dhl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