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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검찰 믿었다 성폭행범 되는 건 한순간…'억울한 옥살이'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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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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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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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이웃집에 살던 지적장애 미성년자 B양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A씨의 딸은 아버지의 결백을 믿고 2심 도중 진범을 밝혀냈다. B양의 고모부였다. 그런데 B양의 고모부는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성폭행 진범은 '고모부'였다…"모텔 CCTV 확인도 안 해"

사건은 2016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남 곡성에서 자영업을 하던 A씨(61)는 윗집에 사는 B양(당시 10대)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B양의 고모(60)는 A씨가 B양을 2014년 여름부터 2015년 12월까지 모텔과 원룸 등으로 끌고가 5차례 정도 성폭행했으며 3만~5만원을 줬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B양을 만나지 않았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지만,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죄가 없는데 무슨 일이 있겠냐'는 생각에 3번째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검찰 조사를 1차례 받으면서도 이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황당했지만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재판이 진행될수록 A씨는 억울함을 느꼈다. 사건 장소로 지목된 모텔 CCTV는 물론이고, 모텔 주변 CCTV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A씨는 B양이 모텔에서 카드 결제했다는 것은 카드 내역서를 보면 알 수 있었음에도 재판에서 이 내용이 빠졌다고 주장했다. 범행 추정 시간에 A씨는 직장에 있었다면서 출퇴근했다는 CCTV와 하이패스 기록 등을 조사해보라고 했으나 경찰이 무시했다고도 했다. 결국 A씨는 1심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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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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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A씨는 무죄를 주장하면서 항소했다. 아버지의 무죄를 밝히고자 A씨의 딸은 동분서주하며 증거를 찾아냈다. 모텔 CCTV를 확보했고, B양에게서 A씨는 결백하다는 자백도 받아냈다.

B양은 항소심에 증인으로 출석해 "A씨가 아닌 고모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또 고모가 범인이 누구인지 알면서도 자신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해 허위로 고소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다.

A씨는 10개월간의 수감 생활 끝에 보석으로 풀려났고, 재판 진행 약 2년 만인 2019년 1월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A씨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B양의 고모부는 성폭행 등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을, 고모는 A씨를 무고한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A씨 딸 "직접 진범 잡았다…수사기관 처벌해달라" 靑청원

이에 대해 A씨의 딸은 지난달 19일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진범은) 반성하고 자백해 2년6개월의 실형을 받았고,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아버지는 뻔뻔하게 거짓말한다고 6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1년간 자료를 모아 제가 직접 진범을 잡아 (아버지가)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경찰과 검사의 사과 한마디 못 받았다"며 "허술하게 유죄 추정 방식으로 수사한 수사기관을 처벌해달라. 당시 아버지의 얘기를 조금만 믿어주고 현장을 면밀히 확인했더라면 아버지는 감옥 살이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찰은 기소는 검사가 했다며 검사에게 죄를 넘기고, 검사는 판단은 법원이 했다며 넘기고, 법원은 그저 유감이라고만 한다"며 "딸인 제가 직접 진범을 밝히지 못했다면 아버지는 6년형을 억울하게 살아야 했다"고 강조했다.


10개월 억울한 옥살이에도…법원 "수사 미흡해도 국가배상 불가"

A씨는 국가를 상대로 1억9000여만원의 배상금을 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8단독(이정권 부장판사)은 지난 6월 "수사 과정에 일부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서도 "국가에 배상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며 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이 객관적 정당성을 결여한 수사를 했다거나 증거를 토대로 A씨에게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 합리성을 인정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6년형을 선고한 1심 재판부에 대해서도 "법관에게 잘못이 있다거나, 법관이 위법 또는 A씨에 대해 부당한 목적을 갖고 재판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항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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