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완벽하게 美에 진 경기, 원태인·조상우가 지쳤다 [정민태의 Pitching]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안타까운 경기였다. 미국을 이길 수 없는 경기였다. 완벽하게 진 경기다.

한국 야구는 이제 동메달을 노려야 한다. 어쨌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승부였다. 선발 이의리(19·KIA)는 굉장히 좋은 피칭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지난번 도미니카공화국전이 끝나고도 언급했지만, 체인지업이 좀 더 느리거나, 밑으로 떨어질 필요가 있다.

사실 이의리는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데, 체인지업은 좀 위험해 보일 때가 있다. 빠르게 들어가는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쭉쭉 들어가는데, 팔의 타점이 좋아서 타자들이 치지 못했다. 이의리가 앞으로 국내무대나 국제대회에서 에이스급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체인지업이 바깥쪽으로 더 느리거나, 더 떨어져야 한다. 류현진(34·토론토)의 잘 떨어지는 체인지업이나 강약조절하는 투구를 보고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매일경제

"2020 도쿄 올림픽" 대한민국과 미국의 야구 준결승 경기가 5일 일본 요코하마 야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2사 1루에서 조상우가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일본 요코하마)=천정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서두에 언급했듯, 이의리는 5이닝 2실점으로 굉장히 좋은 투구를 했다. 어린 선수답지 않게 완벽한 피칭을 했다.

문제는 불펜으로 나온 투수들이었다. 원태인(21·삼성), 조상우(27·키움)은 6회 위기 상황에서 나왔는데, 생각보다 공이 대회 초반보다 무뎌졌다. 잦은 등판으로 인해 구위가 떨어지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원태인은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이 중계 화면으로도 무뎌진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조상우도 마지막에 2타점짜리 적시타가 먹힌 타구였지만, 체력적으로 힘이 있었다면 타구가 외야로 날아가서 안타가 됐을까.

뒤에 나온 김진욱(19·롯데)이라던지, 박세웅(26·롯데)은 오히려 등판을 자주 안해서인지 힘 있는 공을 던졌다. 해줘야 할 원태인과 조상우가 무너진 게 너무 안타까웠다.

미국 선발 조 라이언 공은 치기 어렵지 않았다. 생각보다 단순한 피칭이었다. 직구가 70%이상이었고, 간혹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를 던졌다. 타순이 한 바퀴 돌기 전까지는 타점이 낮아서 공 끝이 살아 움직였다. 이런 스타일은 힘이 있을 때는 공략하기 힘들지만, 타순이 한 바퀴 돌고, 힘이 좀 떨어지면 공 끝이 무뎌진다. 실제로도 공의 위력이 떨어졌는데, 그때 한국 타자들이 공략하지 못하며 완벽하게 패할 수 밖에 없었다.

선수들 모두 지쳤지만, 이제 한 경기 남았다. 미국전은 잊어버리고 마지막 한 경기 최선을 다해 동메달을 목에 걸어서 돌아오길 기대하고, 응원한다.

(전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