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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카톡에서 사라진 뉴스, 이용자들 반응보니 '불편 vs 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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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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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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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뉴스가 사라졌다. 정확히는 뉴스 알고리즘 편집 페이지 대신 채널별 구독 콘텐츠가 자리를 대신했다. 기존 뉴스 소비 패턴에 익숙했던 이용자가 혼란을 느끼는 가운데 포털 사업자의 '탈(脫) 뉴스' 콘텐츠 실험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카카오 뷰(View)'를 선보였다. 이번 카톡의 콘텐츠 부문 개편은 2018년 9월 주제 단위의 카테고리로 보여주는 '#(샵) 탭'을 선보인 이후 약 3년 만의 변화다.

이번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뉴스 소비 방식을 알고리즘 추천에서 이용자가 직접 채널을 구독하는 방식으로 바꿨다는 점이다. 또 누구나 자신만의 채널을 열고 기존 콘텐츠를 활용해 보드를 발행할 수 있다. 보드 발행자는 광고 수익도 일부 배분받는다.


뉴스 편집 3년 만에 '카카오 뷰'로 대체…"불편해" vs "구독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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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이전에 서비스했던 카카오톡 '채널탭'(왼쪽), 이후 선보인 '# 탭'(가운데), 지난 3일부터 선보인 '카카오 뷰'(오른쪽) /사진=머니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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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뷰 서비스는 최신 버전(v.9.4.5 이상)의 카톡에서만 볼 수 있다. '뷰'와 'My 뷰'로 나눠 취향별 콘텐츠를 구독하기 쉽게 구성한 상태다. 서비스 출시 초기지만, 뷰를 경험한 이용자 사이에서는 사라진 '#뉴스' 탭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네이버에 비해 이용자가 많지 않았던 카카오의 다음 뉴스는 3년 전부터 카톡 내 '#뉴스'를 선보였다. MAU(월간활성이용자수)가 4500만명에 달하는 카톡에 뉴스가 자리를 잡으며 자연스럽게 뉴스 소비는 PC에서 모바일로 이동했다.

갑작스럽게 알고리즘 뉴스 추천 탭이 없어진 것을 두고 일부 이용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한다. 유튜브의 '확증적 편향'이나 '반향실(메아리방) 효과'처럼 자신이 구독한 것 외에는 다른 뉴스를 접하지 못하는 편향적 일상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들은 "끝도 없는 채널에 뉴스를 찾는 것이 너무 힘들다", "너무 불편해서 기존 버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유일하게 카톡으로 뉴스를 봤는데 바뀐 버전은 답답하다"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반면 뉴스를 구독형 콘텐츠로 소비하는 것이 마음에 든다는 의견도 있다. 카카오 측도 카톡에서 뉴스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설명한다.

회사원 김모씨(28)는 "카톡 뉴스는 굳이 알고 싶지 않은 뉴스까지 호기심을 자극해 보게 되는 상황이 자주 있었다"며 "그럴 때마다 시간을 낭비하는 듯한 생각이 들어서 싫었는데, 이제는 필요한 정보만 딱 볼 수 있으니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의 시대' 저물었나? 카카오TV 전진 배치 등…"포털이 돈 버는 법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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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형 서비스로의 변화는 일찌감치 예고됐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뉴스 알고리즘의 편향성 문제가 수없이 불거지며, 카카오는 물론 네이버까지 이용자 선택권 강화라는 대안을 꺼냈다. 국회는 알고리즘 공개 압박은 물론, 포털의 뉴스 편집권 폐지 법안까지 발의한 상태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일각에서는 포털 내 콘텐츠로서의 뉴스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포털에서는 뉴스 만큼 이용자의 '정주(定住)성'이 강한 콘텐츠가 없었지만, 영상이나 웹툰·블로그같이 즐길거리가 다양한 상황이다.

한 IT(정보기술)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야 많은 사람이 뉴스 때문에 포털을 들어갔지만, 포털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뉴스로 인한 수익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치적 부담까지 있는 상황에서 뉴스만 고집할 이유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뷰에서 역시 에디터는 뉴스는 물론 블로그, 유튜브 영상, 자신이 직접 쓴 글 등을 묶어서 보드로 발행할 수 있다. 언론사에서 만드는 뉴스가 다양한 콘텐츠 가운데 하나에 불과한 셈이다.

'뷰'와 함께 전면 배치된 '카카오TV'도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코로나', '잔여백신' 탭을 제외하고는 콘텐츠로서 유일하게 따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카톡 내 영상 콘텐츠 소비를 유도 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최근 지분 투자를 한 음악 레이블 안테나에서 국민MC 유재석까지 영입하는 등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임종수 세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포털이 콘텐츠 전략 측면에서 뉴스를 중심적인 역할로 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예고된 수순이었다"며 "이것은 '좋다, 나쁘다' 말하기보다는 포털의 비즈니스 성격이 바뀐 것으로 봐야 하겠고, 다만 저널리즘적 측면에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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