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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줌인] “이용자와 함께”…‘27살 맏형 넥슨’이 던진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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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3년 만에 공식석상

프로젝트 공개 앞서 뼈아픈 잘못 되새김하기도

모든 것이 게임…’슈퍼 IP’ 확보 의지

넥슨 IP로 이용자가 조립하는 ‘놀이 플랫폼’ 추진

이데일리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사진=넥슨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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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5일, 3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코로나19 여파로 오랜만에 신작 발표회를 마련했다. 그렇다고 한껏 힘준 행사는 아니었다. 허심탄회하게 소회를 풀고 이용자에게 한걸음 다가서는 유화적 제스처도 보였다. 선두 기업다운 대형 프로젝트를 줄줄이 소개했지만, 마지막엔 ‘이용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게임’을 지향했다.

올해로 창립 27주년을 맞은 넥슨은 업계 맏형으로 불린다. 맏형 넥슨이 주최하는 신작 발표회는 여느 기업보다 풍성한 볼 거리로도 유명하다. 2022년까지 1000명 이상을 채용한다는 소식과 함께 이날 무려 10종의 신규 지식재산(IP)을 꺼내놓았다.

이 대표는 “그동안 흰머리가 나고 늙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슈퍼 IP’로 내세운 대형 프로젝트 공개에 앞서 ‘2019년 회사 매각 이슈’ 이후 상황을 짚었다. 이후 치열하게 프로젝트 내부 정비를 거치는 시기였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불편했던 진실을 정면으로 응시했고 그 이슈를 거쳐오면서 굉장히 발전했다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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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세살 짜리가 줌으로도 놀더라


이 대표는 코로나19를 마주했던 시기에 대해 “세살짜리가 줌(화상채팅)에서 만나 놀더라”며 “어른들에겐 회의도구가 자라나는 아이들에겐 이것 자체가 게임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회를 풀었다.

그는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바람의나라 △던전앤파이터 등 지금의 넥슨을 만든 IP를 거론한 뒤 “새로운 슈퍼 IP를 개발하고 외부 발굴도 하겠다. 향후 10년, 30년 나아가 50년도 채울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를 진행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서 “IP에 게임만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지속가능한 IP를 확보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확률 이슈’ 정면 돌파…어린이 코딩 물심양면 지원

이 대표는 또 다시 뜸을 들였다. 곧바로 신규 프로젝트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대신 올해 초 게임 시장을 강타했던 ‘확률 뽑기’ 이슈를 언급했다. 잔칫날에 뼈아픈 잘못을 스스로 꺼내들만큼,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다. 앞서 ‘메이플스토리’ 아이템 뽑기 확률 운영 상에서 문제가 발견돼 이용자들이 회사 앞으로 전광판 트럭을 보내 시위하는 등 시장 전반이 들썩인 사건이 있었다.

이 대표는 “여러 질타를 받았다”며 “모든 사람이 연초부터 헌신적으로 많은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꾸준히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덧붙여 “사회 곳곳에 돌려드리려는 노력을 올해부터 훨씬 더 강화한다”고 공언했다. 그는 “광물자원이 하나도 없는 대한민국에선 ‘코딩’이야말로 세계를 제패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며 “어린이들이 코딩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사회적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역시 넥슨’ 업계도 깜짝

넥슨 신작 발표를 접한 업계는 “넥슨답다” 또는 “정신이 없을 정도”라며 놀라는 눈치다. 하나씩 열거하기도 쉽지 않은 양이다. 기존에 없던 신규 IP가 많은 점도 눈에 띈다.

주요 게임으론 △PC콘솔(멀티플랫폼) 기반 루트슈터(수집강화) 게임 ‘프로젝트 매그넘’ △독립 출범한 데스캣이 개발 중인 ‘마비노기 모바일’ ‘던전앤파이터’ IP를 기반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3D 액션RPG ‘프로젝트 오버킬’ △초대형 게임을 자신한 PC모바일 MMORPG ‘프로젝트 ER’ △판타지 중세 전장을 배경으로 30명 이상의 이용자가 근거리에서 맞붙어 싸우는 백병전(PvP) 액션 장르의 PC 게임 ‘프로젝트 HP’ 등이 있다.

이날 넥슨 IP를 보면 모바일 전용보다는 PC와 연동되는 멀티플랫폼을 준비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정통 게이머를 겨냥한 PC게임도 눈에 띈다. 국내에 흔치 않은 루터슈터 게임도 있다. 루터슈터는 슈팅과 전리품 수집의 재미를 결합한 장르로 서구권에서 더 인기다. 다양한 시도를 담은 게임들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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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제작 기능을 담은 ‘프로젝트 엠오디(M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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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제 조립하세요’ 맏형의 기민한 대응


대형 프로젝트만큼 눈길을 끈 부분이 서브 브랜드 ‘프로젝트 얼리스테이지’다. 이날 최초 공개했다. ‘이용자와 같이 만드는 게임’을 지향한다. ‘날 것’ 수준의 미완성 콘텐츠를 내놓고 이용자들과 적극적인 소통으로 완성시켜나간다는 계획이다. 창의적 재미를 추구한다. 가상세계 속 놀이 문화를 주도하는 메타버스 유행과도 부합한다.

메타버스를 겨냥한 제작 플랫폼도 공개했다. 이 대표는 “로블록스와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경쟁자가 있는 상황에서 어떤 전략을 내세울지 고민했다”며 지난 15년 이상 상용 서비스한 메이플스토리 등의 그래픽 자산(애셋)을 공개할 방침을 전했다. 신생 메타버스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이 대표는 “수백만개 애셋을 조립하고 가져다붙이면서 재미있는 놀이를 만들면 된다”며 “이용자들과 끊임없이 호흡하면서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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