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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집값 고점’ 경고 아랑곳 않고… 폭염보다 뜨거운 아파트 매수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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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이달 첫주 0.37% 올라 9년 만에 최고

서울 0.2%↑… 2019년 이후 처음

노·도·강 등 외곽지역이 상승 주도

강남3구 재건축단지 중심 강세

경기지역 0.47%로 오름폭 커져

전세 0.28%↑… 안정 기미 안보여

세계일보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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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연이은 ‘집값 고점’ 엄포에도 전국의 아파트 매수세가 식지 않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고, 서울 아파트값도 1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첫째주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는 0.28% 올라 지난주(0.27%)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특히 7월 셋째주와 넷째주 연속 0.36%를 기록한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이 이번주는 0.37%로 오르며 부동산원이 2012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도권 중에서는 서울이 0.18%에서 0.20%, 경기가 0.45%에서 0.47%로 오름폭을 키웠지만, 인천은 0.39%에서 0.37%로 주춤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0.2%대를 기록한 것은 2019년 12월 셋째주(0.20%) 이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을 비롯한 외곽지역이 주도했다. 상계·중계·월계동 구축아파트 위주로 집값이 뛴 노원구는 0.37%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17주 연속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도봉구(0.26%)는 창동과 쌍문동 구축 위주로 많이 올랐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도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강세가 계속됐다. 강남구(0.18%)는 도곡·대치동 위주로, 서초구(0.20%)는 서초·잠원동 재건축과 방배동 위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송파구(0.22%)는 풍납·방이·장지동 위주로 아파트값이 뛰었다.

경기에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호재의 영향으로 군포시(0.85%)와 안양시 동안구(0.76%)가 높은 아파트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안성시(0.84%)는 공시가격 1억원 미만 단지 위주로, 오산시(0.81%)는 내삼미·세교동 구축 위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의왕시(0.74%)는 중저가 단지 위주로 올랐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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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도 여전히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21%로 나타나 지난주(0.22%)보다는 상승폭이 약간 줄었다. 수도권 전셋값은 전주와 마찬가지로 0.28% 올랐고, 서울은 0.16%에서 0.17%로 상승폭이 커졌다. 지난해 8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수치다.

서울 중에서는 양천구가 0.24%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방학 이사철을 맞아 인기 학군인 목동의 주요 아파트 단지로 매수세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송파구(0.24%)와 강남구(0.13%)도 학군 수요가 있는 잠실·신천동과 대치동 위주로 상승세를 유지했고, 서초구(0.19%)는 정비사업 이주수요의 영향으로 반포·서초·잠원동 등에서 전셋값이 올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등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지난달 28일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주택가격이 조정될 여지가 있다며 추격매수를 자제하라고 강하게 권고했다. 그럼에도 주택 매수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은 이미 정부의 메시지가 부동산 시장에서 신뢰를 잃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정부의 거듭된 ‘부동산 버블’ 우려에도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 “서울의 상승세가 견고하게 유지되면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덜 오른 다른 지역도 따라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도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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