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카카오 다 잘 나가는데...따상 가겠죠?" 186만 카뱅 주주 웃을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 [사진 : 김호영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6일 코스피 시장에서 데뷔전을 치른다. 일반 공모청약에서 역대 5위인 58조원의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며 고평가 논란을 일부 불식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대형 IPO(기업공개) 종목들의 불패 신화가 무너지고 있고, 유통가능물량이 앞선 대어들보다 많은 만큼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시초가에서 상한가를 기록하는 '따상'은 힘들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카뱅, 내일 코스피 데뷔...단숨에 4대 금융지주와 어깨 나란히


5일 증권가에 따르면 전날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카카오뱅크의 주권을 6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는 3만9000원이다. 시초가는 공모가 3만9000원의 90~200%인 3만5100원에서 7만8000원 사이에서 결정된다. 개장 후에는 시초가를 기준으로 상하 30%의 가격제한폭이 적용된다. 따상에 성공하면 주가는 10만1000원까지 오른다.

증시에 상장하는 총 주식수는 4억 7510만주로,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18조5289억원이다.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21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시총 20위 SK(19조4900억원)보다 작고 21위 엔씨소프트(17조8900억원)보다 많다.

국내 굴지의 4대 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현재 4대 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KB금융 21조7000억원, 신한지주 20조400억원, 하나금융지주 13조1000억원, 우리금융지주 8조100억원 순이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말 기준 총자산은 29조원, 하나금융지주는 476조원이다. 몸집은 하나금융지주가 16배 가량 크다. 1분기 당기순이익도 카카오뱅크는 466억원, 하나금융지주는 8323억원으로 17배 가량 차이가 났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이 하나금융지주보다 5조원 이상 많은 것이다. 이 때문에 카카오뱅크는 IPO 과정에서 고평가 논란에 시달렸다. 하지만 기관 투자자와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공모 투자에 참여하면서 이같은 우려를 일부 불식시켰다.

지난 20~21일 진행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기관 1667곳이 참여해 경쟁률 1732.83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피 역대 2위의 기록이다. 수요예측 주문 금액은 2585조원으로,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기록한 2417조원을 뛰어넘었다. 일반 청약에서도 58조3017억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역대 5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186만명이 청약에 참여했다.

매일경제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KB증권 명동스타PB센터 상담 창구에서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을 받고 있다. [사진 : 박형기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대어급 IPO 부진한데 유통가능 물량도 많아


시장의 관심은 카카오뱅크가 공모 시장의 열기를 이어가면서 상장 첫날 따상에 성공하느냐 여부다.

일단 따상은 힘들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대세다.

현재 공모가에 대해서도 고평가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은데 따상 수준으로 올라간 주가를 시장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카카오뱅크가 따상을 가면 시가총액은 48조1752억원으로 증가한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KB금융과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를 합친 것과 비슷한 금액이다. 현재 시가총액 8위인 현대차(47조7500억원)보다도 많다.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BNK투자증권 등은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18조5300억원보다 낮은 수준의 적정 기업가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최근 대어급 IPO들의 상장 첫날 주가 성적이 예전같지 않다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투자심리가 예전보다 위축된 것이다. 지난해 공모주 열풍을 일으킨 SK바이오팜은 상장 직후 '따상상'에 성공했다. 이어 카카오게임즈는 '따상'을, 하이브(옛 빅히트)는 '따', SK바이오사이언스는 '따상'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 5월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상장 첫날 공모가 2배에서 시초가가 형성됐으나 개장 이후 20% 가량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지난달 중순 상장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공모가가 5만2000원인데 첫날 6만1000원에 마감해 투자자들로부터 먹을 게 없다는 푸념을 듣기도 했다.

상장 첫날 풀리는 물량이 많다는 점도 따상에 대한 기대치를 낮춘다. 기관 의무보유 물량, 최대주주 보유분, 우리사주조합 배정분 등을 제외한 상장일 유통 가능한 카뱅 주식은 전체 주식의 22.6%인 1억712만주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4조원이 넘는 규모다. 하루 코스피 거래대금이 12조원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기관 투자자들의 의무보유 확약 물량도 앞선 대어급 IPO종목보다 적었다. 기관 배정 물량 3602만주 가운데 59.82%인 2155만주가 의무보유 물량으로 묶였다. 이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64.57%), SK바이오사이언스(85.26%)보다 낮은 수준이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코스피200 지수 조기 편입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되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들이 유입되면서 수급이 원활해진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0위 이내의 종목은 정기변경일 이전에도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될 수 있다. 현재 코스피 시총 50위인 현대글로비스의 시가총액은 7조3600억원으로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과 격차가 크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KOSPI200 지수 수시편입 조건 기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어 무난한 조기편입이 예상된다"라며 "예상보다 빠른 패시브 자금유입으로, 단기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