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올림픽] '젊은 황제' 듀플랜티스 "진민섭 등 亞 점퍼, 안주하지 않기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인간새 붑카 넘고, 올림픽 금메달까지 "도전을 즐긴다…다음 목표는 6m20"

연합뉴스

오메가 쇼케이스 찾은 '젊은 황제' 듀플랜티스
[오메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대관식을 마친 아먼드 듀플랜티스(22·스웨덴)는 다시 특유의 쾌활한 '20대 초반의 젊은이'로 돌아왔다.

5일 도쿄 오이다바 도쿄올림픽 팬 파크 내 오메가 쇼케이스 현장에서 만난 오메가 앰버서더 듀플랜티스는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을 맞았다.

'황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를 잇는 '젊은 황제'라는 평가에는 쑥스러워하면서도, 자신이 이룬 성과에는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20대 초반에 인류의 한계로 불리면 '인간새' 세르게이 붑카의 기록을 넘어서고, 올림픽 챔피언까지 오른 듀플랜티스는 아직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아시아 장대높이뛰기 선수들에게 "이 종목의 어떤 부분을 좋아하고, 이 종목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닫고, 집중하고 즐기라"고 조언했다.

물론 "노력도 많이 해야 한다"는 '만고의 진리'도 강조했다.

듀플랜티스는 한국 장대높이뛰기 일인자 진민섭(29·충주시청)을 알고 있다. 2019년 베를린 ISTAF 대회에서 함께 뛰며 인사를 나눴고,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도 함께 예선을 치렀다.

진민섭은 7월 31일 도쿄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 예선에서 갑작스러운 종아리 통증 탓에 5m65를 넘지 못해 예선 탈락했다. 기록은 5m50, 순위는 공동 19위였다.

5m80의 한국기록 보유자인 진민섭은 큰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모두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듀플랜티스와 함께 뛴 기억은 진민섭에게 큰 자산이다.

진민섭은 "올림픽 예선에서 듀플랜티스의 모습을 유심히 봤다. 듀플랜티스의 기술을 조금은 배운 것 같다"며 "나는 장대를 들고 뛸 때 급하게 속도를 내는데, 듀플랜티스는 서서히 속력을 높이더라. 부드러운 동작이 더 높은 점프를 만든다는 걸 배웠다"고 '도쿄에서 배운 것'을 떠올렸다.

듀플랜티스는 진민섭 등 아시아 장대높이뛰기 선수들이 세계 정상권에 진입해, 장대높이뛰기의 저변이 더 넓어지길 바랐다.

듀플랜티스는 "난 항상 높이 뛰는 것을 즐겼고 속도를 올리는 훈련도 즐겼다. 경쟁하는 것도 좋아한다"며 "진민섭 등 아시아 선수들도 안주하지 않고, 더 많은 도전을 해야 한다. 현재의 높이와 장대를 잡는 그립에 안주하면 익숙해지면 발전할 수 없다"고 진심 어린 조언을 했다.

연합뉴스

오메가 쇼케이스 찾은 '젊은 황제' 듀플랜티스
[오메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도전을 즐긴 듀플랜티스는 '젊은 황제'가 됐다.

그는 3일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6m02를 넘어 우승했다.

2위는 5m97을 넘은 크리스토퍼 닐센(미국)이었다.

사실 다른 선수와의 경쟁은 일찍 끝났다.

듀플랜티스는 5m55, 5m80, 5m92, 5m97을 모두 1차 시기에 넘었다. 6m2도 단 한 번의 시도에 넘어 우승을 확정했다.

이어 듀플랜티스는 자신의 기록과 경쟁했다.

듀플랜티스는 금메달을 확정한 뒤, 자신이 보유한 실내 세계기록 6m18보다 1㎝ 높은 6m19에 도전했다. 실외 세계기록도 자신이 보유한 6m15다.

3차례 모두 바에 걸려, 세계기록을 세우지는 못했지만 듀플랜티스의 도전에 많은 팬이 박수를 보냈다.

연합뉴스

중력을 거스르는 듀플랜티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듀플랜티스는 '현역 육상 최고 스타'다.

기량도 뛰어나지만, 소탈한 성격이 그를 더 돋보이게 한다.

가족과 함께 있을 때는 장난기 많은 둘째 아들이 된다.

듀플랜티스는 미국 장대높이뛰기 선수였던 아버지 그레그 듀플랜티스와 육상 7종경기와 배구 선수로 뛰었던 스웨덴 출신 어머니 헬레나 사이에서 태어났다. 듀플랜티스의 형 안드레아스도 장대높이뛰기 선수다.

듀플랜티스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를 따라 스웨덴 국적을 택했다.

그는 "아버지와 어머니는 내 인생의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됐다. 형 또한 나의 멘토로 지금까지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며 "나보다 장대높이뛰기를 먼저 시작한 형을 동경했다. 내게는 형이 가장 큰 롤모델이다"라고 가족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듀플랜티스가(家) 둘째 아들은 7세 때 이미 3m 86을 뛰어 '장대높이뛰기 신동'이라고 불렸다.

2018년 유럽육상선수권대회에서 주니어(20세 이하) 세계 기록인 6m05를 넘으며 우승한 그는 2019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5m97로 2위를 차지해 성인 국제무대에도 주요 선수로 떠올랐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육상 대회가 연이어 취소됐지만, 듀플랜티스는 반짝반짝 빛났다.

연합뉴스

오메가 쇼케이스 찾은 '젊은 황제' 듀플랜티스
[재판매 및 DB금지]



그는 2020년 2월 9일 세계육상연맹 인도어 투어미팅에서는 6m17을 기록, 2014년 르노 라빌레니(프랑스)가 작성한 종전 실내 종목 세계기록 6m16을 1㎝ 뛰어넘었다.

듀플랜티스는 2월 16일 실내경기에서 6m 18을 뛰어, 또 한 번 인도어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2020년 9월 18일 이탈리아 로마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는 6m15를 넘었다.

'인간새' 붑카가 1994년에 작성한 종전 기록 6m14를 1㎝ 뛰어넘은 실외종목 세계 신기록이었다.

붑카는 듀플랜티스가 세계 신기록을 세우기 전까지, 남자 장대높이뛰기 실외경기 세계 1∼8위 기록을 독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듀플랜티스가 26년 만에 세계 기록을 바꿔놓으며 붑카의 기록은 2위로 밀렸다.

이후에도 듀플랜티스는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도쿄올림픽이 개막하기 전부터 육상 모든 종목에서 '가장 우승이 유력한 선수'로 꼽혔다.

예상대로 듀플랜티스는 화려한 도약으로 왕관을 썼다.

우사인 볼트가 은퇴하기 전, 육상 팬들의 가장 큰 관심은 '볼트가 얼마나 더 빨리 뛰는가'였다.

이제는 많은 육상 팬들이 '듀플랜티스의 한계'를 궁금해한다.

듀플랜티스는 "항상 '나의 이전 기록보다는 더 높게 뛸 수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6m20을 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근 육상 팬들의 화두도 듀플랜티스의 '6m20 도전'이다.

jiks7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