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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고승범·금감원 정은보…금융당국 수장 동시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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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정부 개각 ◆

매일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금융위원장에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국가인권위원장에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을 발탁했다.

3개월 넘게 공석이던 금융감독원장에 관료 출신 정은보 전 한미방위비분담금협상 대표를 임명하면서 금융당국 수장을 동시에 교체했다. 이와 함께 7개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고승범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상임위원 등 요직을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연임한 첫 주인공이기도 하다. 송두환 내정자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시 22회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을 지냈다. 노무현정부 시절 대북송금 의혹 사건의 특별검사로 활약했고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지냈다. 두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예정이다.

신설된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에 박기영 기획조정실장, 통상교섭본부장에 여한구 청와대 신남방북방비서관이 발탁됐다. 행정안전부 차관에 고규창 행안부 기획조정실장, 재난안전관리본부장에 이승우 행안부 재난협력실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 박무익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 국립외교원장에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 수석연구위원이 내정됐다.

임기말 국정운영의 동력을 이어가기 위한 내각 개편으로 차관급은 대부분 관료 출신의 승진 인사로 채워져 안정을 꾀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역할이 부각되고 있는 금융당국과 산업부를 일신해 정권의 마지막 화두인 민생과 경제회복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임기를 9개월여 남겨둔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내각이 거의 완성됐다. 후임으로 지명된 박준영 후보자의 중도 사퇴로 홍역을 치렀던 해양수산부는 현재 문성혁 장관이 유임돼 문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하게 됐다. 공군 성폭력 사건,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태 등으로 경질 위기에 처했던 서욱 국방부 장관도 일단 재신임을 받았다. 최재형 전 원장의 사퇴로 한 달 넘게 공석인 감사원장을 비롯한 일부 부처에 대한 마지막 개각이 추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임성현 기자]

금감원장에 관료 택한 文…금융감독 정책 정상화 기대


금융당국 수장 동시 교체 배경

행시 동기인 고승범·정은보
금융·통화분야 두루 섭렵
금융위·금감원 관계회복 기대
야당도 임명에 반대 안할 듯

빚투 등 한계몰린 부채부터
가상화폐 투자 보호정책 등
당장 해결해야할 과제 산적

금리인상 주장한 고 내정자
DSR 등 대출규제 속도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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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위치한 금융위원회.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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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금융당국 수장인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을 동시에 관료로 인선한 배경에는 남은 임기 9개월 동안 금융정책 기조를 안정과 위기 관리에 방점을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고승범 금융위원장 내정자와 정은보 금감원장 내정자가 모두 경제·금융 부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행정고시 동기임을 감안하면 그동안 삐걱거렸던 금융위와 금감원 간 관계도 회복될 전망이다. 다만 신임 금융당국 수장 앞에는 코로나19 위기 대응, 가계부채 안정, 가상화폐 규제 마련 등 만만치 않은 과제가 숙제로 남아 있다.

우선 고 내정자는 가계부채 안정 등 문재인정부 주요 경제 현안을 수습하기 위한 최적의 경제·금융 관료라는 점에서 인선이 됐다는 평가다. 고 내정자는 1986~2002년 재무부를 거쳐 2003~2016년 금융위에서 근무하며 가계대출 부실과 금융권 감독 업무를 주로 관할해왔다.

금융위 직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으로 임명돼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경제관료 중 금융과 통화 정책을 동시에 섭렵한 유일무이한 전문가로 통한다.

특히 고 내정자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융 안정'을 강조하며 금융 리스크 방지를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이른바 '매파'로 분류되는 만큼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에 더욱 고삐를 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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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내정자의 업무 스타일 역시 무리하지 않고 온화하게 조화를 추진해왔다는 게 경제부처와 한은 내부의 평가다.

정 내정자도 1987~2009년 재무부를 거쳐 2010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2012년 금융위 사무처장, 2013년 기재부 차관보, 2016년 금융위 부위원장을 역임한 경제·금융정책 전문가다. 특히 2019년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 대사가 돼 특유의 첨예한 이해관계에 대한 조율 능력을 발휘해 성공적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감원 노조는 정 내정자가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과거 교수 출신은 금감원장으로 불가하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선에 따라 금융위와 금감원 관계가 다시 회복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행시 28회 출신으로 지금까지 호흡을 잘 맞춰왔기 때문이다. 실제 고 내정자는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금융위와 금감원의 관계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소감문을 통해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경제 회복에 매진하면서 국정 과제와 금융 정책 과제들을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내정자 역시 소감문에서 "현시점에서 금융감독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재정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법과 원칙에 기반한 금융감독에 주력하겠다"며 "내용적 측면은 물론 절차적 측면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제재 등 '사후적 감독'과 함께 선제적 지도 등 '사전적 감독'을 조화롭게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두 명의 금융당국 수장에 대해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두 사람 모두 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고, 업계의 의견을 정책 결정에 반영하는 스타일이라는 설명이다. 야권에서도 반대만은 하지 않을 분위기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두 내정자에 대해 '환영'한다고 했다.

하지만 새 금융당국 수장 앞엔 과제가 쌓여 있다. 가계부채는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차원에서 풀린 유동성에 '빚투(빚내서 투자)' 분위기까지 겹치면서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계신용은 1765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5% 늘어났다.

게다가 가계부채는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 상승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민감한 이슈다. 올 하반기 금리 인상이 유력해지면서 대출자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은 금통위 7월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 7명 중 5명이 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고 내정자는 당시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소수 의견을 냈다.

고 내정자는 우선 지난달부터 확대 시행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안정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은행권 대출 규제 '풍선효과'로 늘어난 제2금융권 가계대출을 잡는 데도 주력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불어닥친 '가상화폐 열풍'을 해결하고,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신임 금융당국 수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이용자만 총 650만명(중복 포함)에 이르지만, 아직 투자자 보호 조치는 부족한 상황이다.

윤석헌 전 금감원장 시절 강력한 징계 일변도의 감독 정책도 새 금융당국 수장이 정리해야 한다. 금융권에서는 금융기관과 해당 기관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징계 수위를 어느 정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윤원섭 기자 /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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