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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대리운전연합 "카카오·SKT, 전화콜마저 진출…골목시장 침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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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기사, 모빌리티 플랫폼 영역 확장에 강력 반발

중앙일보

장유진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회장이 5일 서울 영등포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대기업의 대리운전 전화콜 시장 진입 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리운전연합회는 카카오와 SKT가 카카오톡, 티맵이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이용해 시장을 점유해가고 있다며 대리운전 전화콜 시장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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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와 SK텔레콤은 대리운전 전화콜 영업을 즉각 중단하라.”

대리운전 기사들이 카카오와 SK의 ‘전화콜’(전화로 부르는 대리운전) 시장 진출을 “골목상권 침탈”이라고 규탄하며 대리운전업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을 촉구했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대리운전연합)는 5일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엽합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리운전 기사나 상담원 등의 참석자들은 '대리운전 중소기업적합업종 8월 안에 지정 촉구’ 등의 피켓을 들고 "대리운전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만이 살길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자회사를 통해 '전화 대리' 1위 ‘1577 대리운전’을 운영하는 코리아드라이브와 신규법인 케이드라이브를 설립하고 1577 대리운전 서비스를 넘겨받았다. 2016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대리운전기사 호출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전화 영업 방식의 대리운전 시장에도 진입한 것이다. SK텔레콤도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전화콜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달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 ‘티맵 안심대리’를 출시했다. 티맵 ‘안심대리’ 탭에서 통화 버튼을 누르면 대리운전기사와 전화가 연결되는 식이다.



“카카오 진출 후 중소업체 절반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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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홈페이지 화면.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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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와 SK텔레콤에 반발했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장유진 대리운전연합 회장은 “현재 대리운전 시장은 약 3000개의 중소 업체로 구성돼 있다. 카카오가 진입하기 전인 2016년 전만 해도 약 6000개의 대리운전 회사들이 있었는데, 그 이후 약 50%가 사라졌다”며 “카카오와 SKT가 그나마 남아있던 전화콜 시장마저 빼앗으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회장은 “대기업 카카오와 SKT는 원가 이하의 할인 정책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각각 4000만명과 3000만명이 이용하는 카카오톡과 티맵이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통해 고객에게 광고를 하고, 대리운전 기사들에겐 카카오콜과 티맵콜을 먼저 수행하면 돈을 더 준다고 하면서 유입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본 협회는 전화콜 시장을 뺏기지 않기 위해 (대리운전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신청한 상태”라며 “이와 별도로 SK를 상대로 중소기업중앙회에 사업조정을 신청했다. 사업조정 심의가 통과해 조정안이 나오면 SKT가 전화콜 및 플랫폼 사업을 중단해야한다는 데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고 밝혔다. 중기중앙회 사업조정은 대기업 진출로 해당 지역 및 업종 중소기업의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 정부가 대기업에 일정 기간 사업을 연기하거나 축소하도록 권고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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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가 5일 서울 영등포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대기업의 대리운전 전화콜 시장 진입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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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시장 80%가 전화콜로 이뤄져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이상국 총괄본부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리운전 기사들의 일감이 약 50% 줄었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리운전 회사와 기사가 생존 위기에 몰린 틈을 타, 자본으로 시장을 잠식하려 하면서 ‘상생’을 이야기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은 그러면서 “카카오는 1577 인수로 일감을 더 많이 공급해 대리기사와의 상생을 추구하려 한다고 했는데, 어불성설이다. 이는 기존 전화콜 시장까지 잠식하려는 의도”라며 “프로그램 사용료를 유료화한 카카오T가 대리운전 보험료를 대리기사에게 전가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의 일환”이라고 비난했다.

국내 대리운전 시장은 약 2조7000억원 규모로, 대리운전 호출의 약 80%가 전화로 이뤄지고 있다. 대리운전연합에 따르면 현재 대리운전 시장에는 20만여명의 대리운전 기사와 3만여명의 상담원, 1만여명의 중소업체 사장들이 종사한다. 최명석 대리운전연합 부회장은 “대기업들의 플랫폼 시장이 활성화될수록 이들이 설 곳을 잃어버릴 것”이라고 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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