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단독] 인플레 논란, 한은도 미국처럼 ‘일시 변동’ 제거한 물가 점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물가 상승에 내부적으로 ‘가중중위수 물가’ 추정

이례적 가격 급등락한 품목 제외한 기조적 물가


한겨레

한겨레 자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내부적으로 ‘일시적 변동성’을 제거한 물가를 추정해 본 것으로 확인됐다. 물가 상승세가 길어지자 ‘착시 효과’를 줄 수 있는 가격 급등락 품목을 제거한 기조적 흐름을 점검해본 것이다. 한은이 분석한 ‘가중중위수(weighted-median) 물가’ 상승률은 1% 중반이다. 최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 중반을 나타내고 있다.

5일 한은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은은 내부적으로 ‘가중중위수 물가’를 분석해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했다. 가중중위수 물가는 이례적으로 가격 변동이 큰 품목들을 제거한 지표다. 일부 품목의 가격 급등락이 크게 발생하면, 전체 물가 증감률도 함께 출렁이면서 교란이 생긴다. 이를 걷어내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는 것이다.

이 지표가 중요한 이유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내외 물가 상승이 일부 품목에 좌우되고 있어서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개월째 물가안정목표(2%)를 웃돌고 있는 우리나라도 농축산물, 원자재, 유가 등이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만약 이들 품목이 물가 상승 원인의 대부분이라면, 하반기부터 물가가 서서히 안정을 찾을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품목 460개 중 이례적으로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거했다. 그러자 ‘가중중위수 물가’ 상승률은 1% 중반으로 추정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 2.6%와 비교하면 약 1%포인트 차이가 있다. 현재 물가 상승세에 어느 정도 일시적 요인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한은은 ‘가중중위수 물가’가 과거에 비해서는 올라가고 있다고 파악했다. 기조적 물가가 계속 오른다면 정말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한다. 아직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변동성을 제거한 물가 보조 지표가 인플레이션 논쟁의 핵심이 되고 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은 일시적 가격 급등락 항목(상·하위 각각 8%)을 제외한 조정평균 방식(trimmed mean method) 소비자물가지수를, 애틀랜타 연은은 가격 조정 빈도가 낮은 품목들을 추출한 비탄력적(Stickty) 소비자물가지수를 추정하고 있다. 이 지수들은 지난 5월 각각 2.6%, 2.7%를 나타내 과거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논쟁이 있었다.

한은도 예전에 비해서는 물가를 더욱 신중하게 바라보는 모양새다. 7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가중중위수 물가를 보고 받은 한 금통위원은 “물가의 보조지표를 계속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위원은 “국내외 인플레이션 압력이 생각했던 것보다 클 수 있다”며 “우리나라 기조적 물가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에도 조짐이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은은 오는 26일 금통위에서 지난 5월 전망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1.8%)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또 한은은 가중중위수 물가 외에도 다양한 보조 지표를 연구 중이다. 경기민감·비민감 물가지수 또한 코로나19를 반영해 재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벗 덕분에 쓴 기사입니다. 후원회원 ‘벗’ 되기
한겨레 서포터즈 벗이 궁금하시다면? ‘클릭’‘주식 후원’으로 벗이 되어주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