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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준비 부족” “줄세우기”…국힘 대선주자들, 윤석열·최재형에 대립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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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하태경·윤희숙 등 일제히 비판

한겨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준석 대표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을 비롯한 김태호,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희숙, 장기표, 장성민, 하태경, 황교안 예비후보가 참석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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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신입 당원’이자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향해 연일 강력한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5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회의에서 당내 주자들은 ‘준비부족’을 드러낸 최 전 원장, ‘지도부 패싱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윤 전 총장을 향해 “왜 입당한 것이냐”고 날을 세웠다. 이날 이준석 대표가 주최한 회의는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을 향한 성토대회를 방불케 했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이 전날 당에서 준비한 봉사활동 행사에 이어, 이날 이준석 대표가 주최한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질타하는 메시지가 연이어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이 자리에서 “모든 후보가 ‘선당후사’였으면 좋겠다. 새로 오신 두 분(윤석열, 최재형)하고 그렇게 복당을 간곡히 요청하시던 분(홍준표)까지 당의 공식 레이스가 시작되는데 밖으로 돌고 계신다”며 “각자 개인플레이를 하실 거면 입당은 왜 하신 건지 의문이 안 들 수 없다”고 반발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두 사람을 겨냥해 “전혀 준비가 안 된, 민심의 의구심과 함께 비호감과 분노를 일으키는 발언들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작 당에는 왜 들어왔는지, 당의 간판이 필요해서 들어온 것인지 당이 ‘원팀’이 돼서 해야 할 것에는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원 전 지사는 이어 “이분들이 생각하는 정치라는 것은, 매우 잘못된 구태정치고 잘못 배운 정치라는 걸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검증을 통해서 바로 잡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윤 전 총장의 경우 지난달 30일 ‘기습 입당’에 이어 이번 주에만 두 차례 당 행사에 불참하면서 ‘당 지도부 패싱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번 행사도 휴가를 이유로 불참했으나, 캠프는 이날 오전 윤 전 총장이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만나 “사회 현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고언을 들었다”고 알렸다. 최 전 원장은 전날 출마선언에 이어 이날 오전부터 서울 동작구 현충원을 참배하고, 경남 창원과 대구, 경주 등 ‘텃밭 지지자’들을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하느라 불참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홍준표 의원은 휴가를, 박진 의원은 자가격리를 이유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기존 당내 주자들이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을 비판하는 핵심 고리는 ‘당내 계파 논란’과 ‘정책 역량 부족’이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이 입당 뒤 당내 접촉면을 넓히기 위해 당 인사들을 대거 캠프로 영입하면서 ‘친윤(석열)계’와 ‘친최(재형)계’의 경쟁적 세 대결이 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전날 윤한홍 등 현직 의원들이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데이어, 이날은 정의화·여상규·허태열 등 전직 의원 38명이 최 전 원장 지지 선언을 했다.

이날 김태호 의원은 “정치 줄 세우기, 세 과시, 아부하기, 참 국민 눈살을 찌푸리는 일들”이라며 “분열은 패배”라고 꼬집었다. 윤희숙 의원도 “최 전 원장 출마선언, 윤 전 총장 행보를 보면 정책 비전이 다른 사람과 공유할 정도로 준비돼 있다고 생각 못 하겠다. 그런 상황에서 (의원들은) 뭘 보고 캠프에 계시는 것이냐”며 “정책·비전이 준비 안 돼 있다고 하는 상황에서 줄 서는 걸 정치적 자산으로 생각하는 건 양쪽 다 구태 정치”라고 맞받았다.

최 전 원장은 전날 대선 출마 선언식을 하면서 “지금 말씀 드릴 상황이 아니다”, “정확한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고 주요 답변을 피해간 것과 관련 “준비한 답변을 외워서 말해도 된다는 조언이 있었지만, 잘 모르는 부분은 모른다고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제가 마치 구체적인 로드맵이나 정책 이런 거를 제시했다면 ‘저 사람 감사원에 있으면서 정치할 준비를 했나’ 이렇게 또 보시지 않았겠냐”며 “각 분야의 실력 있는 전문가를 써서 그분들과 함께 일하면 (부족한 부분은) 언제든지 보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다는 몰라도 기본은 알아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대통령의 자질이라는 것이 언제든지 보충 가능한 게 아니라는 걸 온몸으로 입증한 역대 대통령들이 이미 여러분 계시다”고 반박했다. 또 “준비도 안 된 분들이 급한 마음에 밖으로만 도시니까 ‘후쿠시마’ 같은 사고가 계속 터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지진하고 해일이 있었서 피해가 컸지만 (후쿠미사)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윤 전 총장까지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김미나 오연서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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