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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광주 AI 스타트업들의 '주 52시간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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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무제'를 놓고, 지나치다는 의견을 내놓는 광주 AI 스타트업들이 늘고 있다. 갈 길이 먼데 사무실 불을 꺼야 하는 지경이다.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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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무제'를 놓고, 지나치다는 의견을 내놓는 광주 AI 스타트업들이 늘고 있다. 갈 길이 먼데 사무실 불을 꺼야 하는 지경이다. (사진=셔터스톡)."스타트업들도 법적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개발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이 와중에 더 일하고 싶다는 직원들, 회사에 남아서 공부하고 싶다는 직원들이 많습니다. 열의가 있는 개발자들의 경우 일과 자기계발의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습니다. 스타트업은 법 적용을 보다 유연하게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광주 소재 인공지능 스타트업 파디엠 강혜림 대표)

"직원들의 근무 몰입도 차이는 확실한 것 같습니다. 주어진 시간 내에 각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때문에 잉여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퇴근도 빨라졌습니다. 그러나 스타트업입장에서 공모 사업 준비기간이 매우 중요한데, '획일화 된 주 52시간'제도 하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광주 인공지능 스타트업 마케팅 담당자)

50인 미만 5인 이상 사업장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지 한 달 여가 지났다. 정부의 일률적인 주 52시간 근무제를 놓고 광주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대표들의 아우성이 그치지 않고 있다. 적은 개발자 인력으로 단기간 내 최대의 효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이를 규제하는 것이 지나치다는 의견이다. AI·IT기업의 특성에 맞는 유연한 시스템을 도입해달라는 의견도 나온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지난 2018년부터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도입돼왔다. 당초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에 전면 적용됐고,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은 1년의 계도기간을 거쳐 올해 1월부터 본격 적용됐다. 이어 지난 7월부터 5인 이상 49인 이상 사업장도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이를 놓고 규제가 지나치다는 AI 스타트업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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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세동 보이저엑스 대표는 지난달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주52시간제에 대한 비판을 제기했다. (사진 = 남세동 대표 페이스북 게시글 캡처).최근 '천재 개발자'로 알려진 국내 AI 스타트업 보이저엑스의 남세동 대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남 대표는 "주 52시간 규제도 전혀 의도치 않은 미래의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52시간 규제는 그들(직원들)에게 직장이라는 시공간을 마음껏 활용할 기회를 제한한다"면서 "하향 평준화, 사다리 걷어차기, 조삼모사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게시글에 수 백개의 댓글이 달렸다. 한 누리꾼은 "업무적 역량을 확장하고 싶은 이들의 근로의욕과 이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려는 회사의 수단 자체가 원천적으로 막혔다"면서 "모든 기업에 일괄적으로 적용시키는 건 다소 무리가 있었다"는 반응도 보였다.

굴지의 AI 기업들이 몰려들고, 다양한 스타트업이 생겨나는 광주의 기업들은 어떤 반응일까. 광주 소재 AI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만나 취재를 한 결과 광주 AI 스타트업계의 의견도 남 대표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의 경우 개발자들의 실력 향상과 재미, 자기계발 등의 이유로 자발적으로 일을 더 하고 싶은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막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개발 인력이 전체 직원의 50%를 넘는 한 AI 스타트업 대표는 "지식산업 특성상 업무를 곧바로 대체하기 어려운 만큼, 개발자들의 역량이 중요하다"며 "정말 우수한 A급 개발자들의 경우 먼저 나서서 초과근무를 원하는데, 들어줄 수가 없어 답답한 심경이다"고 말했다.

광주 AI 스타트업들이 현재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개발자'와 '공모 사업 선정'이다. 초기 개발자들은 입사 이후 업무를 파악하고, 해당 분야의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이를 보장하기 위해 몇몇 스타트업들의 경우 내부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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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림 광주 AI청년협회 회장(㈜파디엠 대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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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림 광주 AI청년협회 회장(㈜파디엠 대표)는 "법정 근로 시간을 철저히 준수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이른바 '칼퇴'를 강제하고 있다"며 "그러나 의지와 열정이 넘치는 직원들의 역량을 키워주고 싶지만, 여의치 않아 안타까울 때도 있다"고 밝혔다. (사진=구아현 기자).강혜림 파디엠 대표(광주AI청년협회장)는 "파디엠의 경우 '회사 컴퓨터 사양이 좋기 때문에 근무 이후 남아서 좋은 환경에서 자기개발을 하고 싶다', '주말에 일을 더 하고 싶다'는 개발자들의 요청이 있었지만, 들어줄 수 없었다"며 "개발자들의 의지가 확고하고,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대표로서 개인 컴퓨터를 사준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광주 인공지능 스타트업의 마케팅 담당자는 "스타트업들은 양질의 아이디어로 경쟁하는 정부 지원사업 선정이 절실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단기간 집중해야 하는데, 52시간 규제에 가로막혀 애로사항이 많다"고 토로했다. 주 52시간 제도하에 여러 공모 사업을 준비하는 게 힘에 부친다는 반응이다. 바쁘게 혁신에만 집중해야 하는 신기술 개발·출시 등 시기에 성장동력이 저하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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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관련 개발자들의 대다수는 고사양 컴퓨터로 작업하기 때문에 재택 근무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사진=셔터스톡). 전문가들도 주 52시간제가 스타트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달 27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한국벤처창업학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스타트업은 근로시간을 획일적으로 규제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스타트업이 큰 기업을 이길 수 있는 이유는 작고 빠르고 유연하기 때문"이라며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기에 경쟁에서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주 52시간제는 유연성이 없다. 정말 원해서 일을 하겠다는 사람을 통제하는 식으로 제도가 설계되면 안 된다. 기업을 성장시키는데 있어서 노동시간이 아닌 다른 보상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주 52시간제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회사들의 경우 근로자와 합의만 하면 최대 60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 조치의 유예기간은 내년까지이며 30인 미만 사업체가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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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타임스 유형동 기자 yhd@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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