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쓱'타벅스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재무 개선 효과·사업 시너지 창출 가능 지나친 변화는 '독'…브랜드 가치 지켜야 [비즈니스워치] 이현석 기자 tryon@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마트가 스타벅스라는 '캐시카우'를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 중인 이마트와 스타벅스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나친 사업 영역 확대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최근 이마트는 스타벅스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50% 중 17.5%를 인수했다. 인수 대금은 약 4743억원이다. 스타벅스인터내셔널의 나머지 지분 32.5%는 싱가포르 투자청(GIC)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가져갔다.

이번 계약으로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마트·스타벅스인터내셔널의 '조인트 벤처'에서 '이마트 계열사'로 편입된다. 이마트는 향후 스타벅스 국내 사업의 전권을 갖게 된다. 스타벅스인터내셔널은 일정 수준의 브랜드 로열티만 받는다. 다만 신규 브랜드 론칭, 원두 공급 등 사업 핵심 영역에서는 양사의 협력이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는 '확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마트의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한 최고의 카드다. 당장 눈에 보이는 실적부터 개선된다. 이마트는 지금까지 스타벅스코리아를 공동지배기업으로 분류해 왔다. 때문에 지분율에 따라 순이익의 50%만을 연결 기준 실적에 반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4분기부터는 스타벅스코리아의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이마트의 연결 실적에 반영된다.

지난해 스타벅스코리아의 매출은 1조9284억원, 영업이익은 1644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는 연결 기준 매출 22조원, 영업이익 2372억원을 기록했다. 산술적으로 스타벅스코리아 인수만으로 매출 8.6%, 영업이익 69.3%가 늘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스타벅스코리아는 매년 각각 200~300억원 수준의 배당금을 이마트와 스타벅스인터내셔널에 지급해 왔다. 지분율이 조정된 만큼 이마트는 매년 100억원 안팎의 추가 배당금도 챙길 수 있다.

비즈니스워치

이마트는 스타벅스코리아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를 개선할 수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재무적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있다. 이마트는 지난 1분기 말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50%의 장부가를 2471억원으로 계산했다. 하지만 이번 거래를 기준으로 이마트의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67.5%의 장부가는 1조8300억원에 달한다. 이 평가이익은 고스란히 재무제표 내 자본 항목에 반영된다. 추후 차입금 조달 등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W컨셉, 이베이코리아 등 대형 M&A(인수합병)을 진행 중인 이마트에게 큰 도움이 된다.

게다가 스타벅스코리아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20%의 매출 증가를 기록한 '알짜'다. 영업이익도 코로나19 사태가 닥친 지난해를 제외하면 매년 늘었다. 미래도 밝다. 교보증권은 오는 2023년 스타벅스코리아의 매출이 2조819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마트는 스타벅스코리아 인수로 '현재'와 '미래'를 모두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사업 측면 '시너지' 기대감 고조

이마트는 당장 스타벅스코리아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스타벅스의 사업 영역이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이마트는 SSG닷컴·신세계푸드·SSG랜더스 등 계열사와 스타벅스의 협업을 활발히 전개해 왔다. 독자경영권 확보로 이 협업을 이마트 계열사 외부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그룹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훗날 다방면의 사업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신세계그룹과 GIC는 고객·파트너(임직원) 및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스타벅스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더욱 향상된 스타벅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워치

스타벅스의 매장 상당 수는 서울과 경기권에 밀집해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좀 더 공격적인 출점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신중한 상권 분석을 통한 출점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기준 국내 스타벅스 매장 총 1574곳 중 908곳이 서울·경기권에 밀집돼 있는 상황이다.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지방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전국의 이마트·이마트24·노브랜드버거·야구장 등에 스타벅스 점포나 브랜드 상품을 입점시킨다면 자연스럽게 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상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번 계약에 상장 관련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GIC는 이번 인수전의 재무적투자자(FI)다. 언젠가 엑시트를 통해 이익을 실현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이마트는 최근 연이은 M&A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최근 본사 건물 매각을 결정하기도 했다. 향후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할 경우 스타벅스를 활용될 수 있다.

지나친 변화 경계해야

현지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일례로 스타벅스는 '감성적 고객 경험'을 중시하는 글로벌 지침에 따라 대면으로 제품을 주문·제공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매장은 여러 층을 사용하는 매장이 많다. 이탓에 고객들은 대면 서비스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곤 했다. 하지만 이마트가 스타벅스코리아의 최대주주가 된 만큼 진동벨·키오스크 등을 활용해 국내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D 사업도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는 직영 국가 어디에서든 일부 현지화 제품을 제외하면 유사한 MD 상품 라인업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라이센스 방식으로 운영되는 대만 등의 국가에서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타 브랜드·유통채널과 협업하는 등 확장성도 높다. 이를 통해 대만 스타벅스를 다른 나라와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마트도 국내 스타벅스에 이와 같은 전략을 적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비즈니스워치

이마트는 스타벅스의 MD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나친 변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스타벅스가 카페 시장의 압도적 1위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스타벅스 론칭 초기와 달리 현재 카페 시장은 '레드오션'이다. 후발 주자도 각자의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에 자리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사업에 변화를 준다면 브랜드 가치가 무너지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당장의 사업 운영은 물론, 추후 상장 작업 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이마트는 스타벅스를 통해 보다 다양한 시도를 할 가능성이 높다. 분명히 시너지 효과를 일정 부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미 레드오션이나 다름 없는 카페 시장에서 스타벅스의 경쟁력을 유지시켜 준 것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다. 급진적인 변화보다는 기존의 브랜드 가치를 살리며 시너지 효과를 낼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