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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레이더P] 또다시 나온 안철수 ‘제3지대' 독자 출마론, 이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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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마다 나오는 안철수 출마론
이번에도 내년 3월 대선 출마설 등장
安 지지율 2%대 낮지만 정당지지율 7%
안철수 세결집 땐 국민의힘엔 '불편한 변수'로


매일경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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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왔다. '마지막 제3지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독자 출마설 얘기다. 선거 때마다 나오는 안 대표 출마론은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어김없이 등장했다. 지난 6월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로 이준석 대표가 선출된 이후 두 달 동안 양당 간의 합당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이 대표를 향한 불만을 쏟아내던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언급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때 안 대표가 '절대'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고사했을 때 권 원내대표가 "정치인에게 절대는 없다"고 말해 여운을 남긴 바 있고, 실제 안 대표는 '절대'를 번복하고 출마한 바 있다.

안 대표는 2011년과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까지 주요 선거 모두에서 거대 양당 밖에 자리하며 변수로서 작용을 해왔다. 2022년 3월 9일 대선을 7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안 대표의 지지율은 과거보다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박빙으로 승패가 갈리는 대선인 만큼, 국민의힘 입장에선 안 대표를 당 밖에 두는 '불편한 상황'은 피하고 싶은 상황이다.


"휴가 전 합당"압박하자 독자출마론 솔솔

안 대표의 독자 출마설은 이 대표가 국민의당에 합당 협상 최후통첩을 보내면서 나왔다. 이 대표는 양당 간 합당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합당) 시한을 다음주로 못 박겠다"면서 "다음주가 지나면 저는 휴가를 가고 휴가 이후에는 안 대표를 뵈어도 버스 출발 전까지 제대로된 합당을 위한 시간을 갖기 어렵다"고 했다.

양당 간에 이른바 '휴가 논쟁'이 이어지면서 협상이 감정싸움으로 비화되자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CBS 라디오에서 "많은 분들이 (안 대표가) 다 대선에 나가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면서 출마론을 띄우고 나섰다. 권 원내대표 역시 MBC 라디오에서 "현재로서는 안 대표가 출마해 역할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국민의당 당헌당규는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는 자는 모든 선출직 당직으로부터 대통령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당헌당규를 바꿔서라도 출마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4일 안 대표의 독자 출마 가능성에 대해 "그건 국민의당 사정"이라면서 "그런 게 저희들에게 있어서는 전혀 협박으로 느껴지지 않다.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다시 압박하고 나섰다.


안철수 지지율은 하락세..정당지지율은 유지

현재 주요 여론조사기관이 내놓은 대선 후보 지지율 결과만을 놓고 보면 안 대표가 대선 후보로서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으리란 분석이 우세하다. 안 대표의 대선 후보 지지율은 지난 4·7 재보선 직후인 4월 11일 5.1%를 기록했다(JTBC·리얼미터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하지만 양당 간의 합당 협상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점차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당 밖 주자들이 예상보다 이른 시일에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하락세는 더해졌다. 같은 여론조사 기관이 실시한 조사에서 안 대표의 지지율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입당원서를 제출한 지난 6월 28일 이후에는 1.8%로 하락했다(JTBC·리얼미터 7월 4일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대표가 가지고 있던 중도 이미지와 확장성이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고 분석하면서 "개인 지지율이든, 정당 지지율이든 중도 확장 카드로서 안철수의 효용성은 거의 없어진 것이 사실"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안 대표 지지율과 달리 국민의당 정당 지지율은 아직도 다소 높은 편이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조사한 정당지지율 조사에 따르면(95%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국민의당 지지율은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와의 단일화 국면이던 지난 4월 12~16일 조사에서는 8.0%를 기록했다. 이후 정당 지지율은 6%대로 잠시 주춤했으나, 최 전 원장 입당 이후인 6월 5주 차 집계에서는 전주보다 0.7%포인트 오른 6.7%를 기록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입당이 가시화한 7월 4주 차 집계에서는 7.7%를 기록해 지난 재보선 당시 지지율까지 복구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당'"...독자출마시 세결집 가능성 무시 못해

안 대표가 아직까지는 적극적으로 대권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국민의당 지지율은 여야 대선 후보로 분산돼 있는 상황이다.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7월 26~28일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국민의당 지지층 중 대선 후보로 안 대표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10%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 지지층 중 18%는 이재명 경기지사, 28%는 윤 전 총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7월 19~21일까지 3일간 시행된 케이스탯 조사 결과에서 역시 국민의당 지지층 중 안 대표 지지는 14%에 그친 데 반해 이 지사는 17%, 윤 전 총장은 24%,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로 나타났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하지만 국민의당 지지층의 안 대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만큼 실제로 독자 출마가 이뤄질 경우 세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4·7 재보선 당시에도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지난해 12월 19일 이후 실시된 조사에서 국민의당 지지층 중 46.3%의 표는 안 대표로 모아졌다(한길리서치 2020년 12월 20일 조사,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5%포인트).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국민의당은 사실상 안철수당"이라면서 "같은 당 안에서도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지지세가 갈리는 국민의힘, 민주당과 달리 안 대표가 진짜 대선에 나온다면 국민의당 지지자들이 안철수로 결집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의 연이은 합당에도 국민의힘 대선주자 지지율의 합이 민주당에 못 미친다는 점 역시 '안철수 변수'를 쉽게 볼 수 없게 한다. 지난달 30일 윤 전 총장이 입당한 이후 발표된 TBS-KSOI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안 대표를 제외한 국민의힘 대권주자 지지율의 합은 46.6%로 민주당 후보의 합인 49.2%에 3%포인트가량 뒤져 있다. 직전 조사인 TBS-KSOI 7월 24일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여당 후보의 합이 49.8%로 야당 후보 합(44.5%)보다 5%포인트가량 높았다. 권영세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입당으로 국민의힘을 패싱한 제3지대의 시도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면서도 "실제 대선에서는 2% 지지율도 선거가 망하는 데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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