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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고등학생이 학교 빠지고 민주당 당사에 온 이유 [청년정치 와글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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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치 와글와글-칼럼] 차별금지법은 막을 수 없는 시대적 요구다

오마이뉴스

여성시민사회단체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 179개 여성시민사회단체 소속 회원들이 지난 5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평등 사회를 위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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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퍼레이드에는 태양빛이 비추는데, 너는 암흑 시대로 돌아가려 하네
그 간판 하나 만들자고 밤을 꼬박 샜겠구나
그만 조용히 하고 마음의 평화를 되찾으란 말이야
그리고 네가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소리 지르려는 그 성질도 좀 죽이고
그늘을 드리운다고 동성애가 덜해지는 건 아니잖아
- 테일러 스위프트, 'You Need To Calm Down' 가사 중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이름을 들어보셨나. 개인적으로 나는 그의 노래를 듣는 걸 참 좋아한다. 스위프트는 2019년 발매된 노래 'You Need To Calm Down'의 가사를 통해 성소수자들을 비난하는 간판을 들고 소리를 질러대는 호모포비아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곡의 뮤직비디오에는 동성 커플의 결혼식과 다양한 성소수자들을 상징하는 깃발을 등장시킴으로써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천명한다. 곡의 뮤직비디오 말미에는 스위프트가 직접 개설한 청원서 링크가 나오는데, 미 상원에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 등에 근거한 차별을 금지하는 평등법(Equality Act)의 통과를 촉구하는 청원이 바로 그것이다.

바로 여기, 바다 건너 대한민국에서도 평등법(또는 잘 알려진 이름으로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지난 2007년 법무부의 차별금지법안 발의를 시작으로 오랜 세월 동안 국회의 문을 두드렸으나 주류 정치권이 응답하지 않은 탓에 번번이 무산되어 온 평등법은 어느덧 국민들의 여망과 바람을 가득 담은 시대적 과제가 됐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88.5%가 차별금지법의 제정에 찬성한다고 밝혔고, 지난 5월 24일 국회 입법청원을 통해 게재된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청원'은 목표치인 10만 명 동의를 달성했다.

찬성하는 이유, 하나 이상 있을 리 없다

나는 왜 차별금지법에 찬성하는가? 이 질문에 하나 이상의 이유가 있을 리 없다. 나는 그저 차별금지법이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법이기 때문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지한다. '차별'의 정의를 법적으로 규정하며 피해자들을 구제하고, 차별시정 계획을 수립 및 시행할 국가 차원의 의무를 명시함으로써 헌법상 평등권을 구체화하는 차별금지법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럼 "나는 왜 차별금지법에 찬성하는 목소리를 내는가?" 하는 질문은 어떤가? 이 질문에 대한 본인의 답도 꽤나 간단하다. 이렇게나 당연한 법이 아직까지도 통과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국가는 그 구성원들의, 특히 사회적 약자들과 소수자들의 존엄한 기본권을 다른 무엇보다도 최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런데도 2007년 첫 발의 이후 무려 14년 동안이나, 게다가 그것도 극심한 저항으로 인해 제정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서도 내가 일말의 목소리조차 내지 않는다면 그것은 동료 시민들에 대한 책임 방기가 아닐 수 없다. 바로 이 대목에서, 나는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이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어록을 떠올린다.

인권 문제에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을 리 없음에도,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내용의 설교를 하면 전국의 목사들 싹 다 감옥에 간다"는 식의 왜곡된 허위사실을 전파하고 다니는 보수 기독교 세력의 준동 행위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

만일 그들이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보수주의자들이라면 사회적 억압과 차별에 맞서 소수자들이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게끔 하는 차별금지법에 동의하여야 마땅하며, 법치주의와 헌법정신 수호를 보수의 최대 가치로 친다면 헌법 제10조와 제11조 1항을 통해 규정된 헌법상 평등권을 보장하기 위해 차별금지를 법적으로 명문화하는 차별금지법을 지지하는 것이 온당하겠다. 또 진정한 기독교인이라면 억압받는 자들과 함께하는 데에 삶을 바치셨던 예수님의 정신에 비추어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누구보다 간절히 염원할 것이다.

보수 세력은 그렇다고 치자. 진보 세력을 자처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제1당으로 있는 국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무려 180석을 몰아준 민심의 참뜻은 눈치보지 말고 해야 할 일을 똑바로 하라는 것이 아니었나. 하지만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들은 차별금지법에 미온적이거나 '사회적 합의'를 운운하며 교계의 눈치를 보기 바쁜 것처럼 보인다.

지난 6월 16일 '평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5선' 이상민(대전 유성을) 의원의 용기는 그래서 더욱 빛나 보였다. 평등 실현의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당당히 총대를 멘 이상민 의원은 지난 해부터 평등법 발의를 차근차근 준비해왔다고 하는데, 고등학생 신분인 내가 지난 5월 17일 더불어민주당 대학생 및 청년 당원들을 대상으로 열렸던 차별금지법 간담회 참석을 목적으로 학교를 빼면서까지 대구발 서울행 기차에 오른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막는다고 막아지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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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6월 23일 ‘평등법 제정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긴급 토론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였다. ⓒ 권인숙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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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 소재한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다시 찾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간담회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한 달쯤 후인 6월 23일 열린 '평등법 제정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긴급 토론회'에도 나가게 되었다. 해당 행사는 토론자 분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 사회의 여러 소수자들이 겪는 차별의 양상에 대해 심도 있게 들어볼 수 있어 여러모로 유의미한 시간이었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었다면, 특정 세력이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방송되는 해당 토론회의 댓글창에 지속적으로 혐오발언을 남긴 것이 바로 그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는 차별금지법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는 또 하나의 반증이자 평등법 토론회의 의미를 완성시키는 외적 장치이기도 했다. 그래서 마이크가 방청석으로 넘어왔을 때, 이렇게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감히 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평등법은 막으려고 해도 막아지지 않을 것이고 무엇보다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인데 자꾸 저항할수록 본인들만 도태된다는 것, 그런 이야기를 꼭 하고 싶습니다."

부끄럽지만 사실 이런 자리에서 마이크를 잡아본 것이 처음이라 말을 많이 버벅였는데, 그럼에도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까지 들어와서 '싫어요'를 누르고 평등법 반대 멘트로 채팅창을 도배하는 이들의 방향 잘못된 수고가 결국은 무위로 돌아가리라는 직설적 발언을 나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꼭 이번 토론회가 아니더라도, 소신껏 할 말을 하는 것에 있어 사람들의 반발이나 역풍에 대한 두려움이 나라고 왜 없겠는가. 하지만 나는 "두렵지 않기 때문에 나서는 게 아니라, 두려워도 나서야 하기 때문에 나선다"는 것을 삶에 임하는 자세로 받아들인다. 일개 고등학생의 이토록 설익은 패기가, 21대 국회를 고무시킬 실낱같은 원동력이 되길 감히 바란다.

"타협할 수 있을 때는 해라. 하지만 할 수 없을 때는 하지 말아라."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나왔던 명대사이다. 내 생각에 인간의 기본권 보장과 차별 금지라는 보편 명제는 애초에 타협의 대상조차 될 수 없다. 그러니 국회는 더 이상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설 시대적 책무를 외면하지 말라. 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한 대한민국의 집권여당이자, 180석에 육박하는 거대 의석을 보유한 국회 다수당임에도 불구하고 차별 앞에서 뒷짐지고, 특히나 소속 정치인들이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여러 차례 상처를 입힌 전력이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서야 할 책임이 특히 크다고 하겠다.

물론 찬성 의사를 표한 국회의원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에 완강히 반대하는 지역구 소속 교회들에게 밉보이면 재선이 어려워질 수도 있음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의석 하나하나를 차지한 국회의원들이 성소수자들을 포함한 모든 국민들을 대표할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고 있음을 생각할 때 지금보다는 훨씬 잘해내야 한다. 한 명의 주권자이자 민주당원으로서 9월 국회에서는 반드시 차별금지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두 팔 걷고 적극 협조해줄 것과, 당 지도부의 공식적인 평등법 당론 채택을 촉구한다.

더불어민주당에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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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6월 23일 ‘평등법 제정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긴급 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찍은 단체사진. ⓒ 권인숙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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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 결국 그 벽을 넘는다"는 도종환 시인의 시처럼, 거센 저항과 반발에 직면한 차별금지법의 제정이 아무리 어려워 보일지라도 함께라면 결국에는 반드시 이뤄낼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그루의 소나무처럼 뿌리박고 버티며 다 함께 차별금지법에 동참하라. 비록 제정 반대론자들이 적은 수의 의원들을 압박해서 몇 차례 법을 무산시켰을지 모르겠으나, 민의를 등에 업은 180석을 좌초시킬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는 차별과 혐오에 맞서 모두가 평등한 대한민국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차별금지법 제정 동참과 여론 형성으로 보여주자.

토론회 당일보다 한껏 더 정제된 언어로 다시금 이야기하겠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보수 기독교 세력, 여러분들은 결코 차별금지법을 막을 수 없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오해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하루빨리 자세한 정보를 접하시어 오해를 해소하시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아직까지도 '동성애가 죄'라고 믿으시는 분들이라면 시대의 물결을 거스르다가 좌초되지 않은 배는 한 척도 없다고 말씀드리겠다.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가 서로 사랑하고 자유롭게 결혼할 수 있는 나라,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도도한 물결은 결국 혐오와 차별의 제방을 허물어뜨릴 것이다. 인류가 지금까지 만들어온, 평등을 위한 수많은 투쟁의 역사들이 바로 그 증명이다.

우리의 아버지들과 어머니들이 목청껏 불렀던 바로 그 노랫말처럼,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박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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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서준씨는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으로, '평등법 제정을 지지하는 민주당원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의 차별과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평등법 제정을 촉구하는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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