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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야구 한일전 열리던 밤, 도쿄 시내는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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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도쿄 시내 신주쿠·시부야 등 영업제한 오후 8시 넘어서 술장사

부시 전 美대통령 찾았다는 롯본기 '곤파치'도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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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4일 일본 도쿄의 타케시타도리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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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뉴시스]박지혁 기자 = 한국과 일본의 올림픽 야구 승자 준결승이 열린 4일 저녁 도쿄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코로나19 긴급 사태로 엄격한 방역 지침은 존재했지만 지키느냐는 다른 문제였다.

긴급 사태를 적용받는 도쿄도는 방역 수위가 높아 음식점에서 술을 판매할 수 없다. 일본 정부의 기본 행동 정책에 따라 우선 대책이 적용되는 지역에선 음식점이 주류를 원칙적으로 제공하지 못하도록 중단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대다수 식당에선 무알콜 주류만 판매한다. 메뉴판 주류 페이지를 아예 붉은색으로 'X' 표시를 해놓은 곳도 있다.

주류를 판매하지 않는 선에서 일반 음식점은 오후 8시까지 영업을 한다.

그런데 버젓이 술을 판매하는 곳이 널렸다. 영업 제한을 지키지 않는 곳도 많이 보였다. 아예 제한 없이 장사를 하겠다는 곳도 있다.

특히 신주쿠, 시부야 등 임대료가 비싸고, 상권이 발달한 곳일수록 더했다. 야구 한일전이 열린 저녁 신주쿠의 한 유명 야키니쿠(일본식 고기구이) 음식점은 오후 8시 이후에도 사람들로 붐볐다.

고층 건물 꼭대기에 위치한 이 음식점에서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맥주와 '하이볼(위스키에 탄산수를 섞은 주류)'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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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뉴시스]3일 오후 8시 이후 일본 도쿄 롯본기에 위치한 이자카야 레스토랑 '곤파치'의 모습이다.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 (사진 =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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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주가 영업 제한을 어겨 벌금을 물더라도 장사를 해서 버는 게 더 많이 남기 때문에 배짱 영업을 한다고 한다. 적발될 경우, 업주에게는 30만엔(약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호객꾼도 넘친다. 롯본기와 신주쿠 거리에선 "걸(여자)~ 걸~(여자)", "이자카야"를 외치며 영업 행위를 했다.

올림픽 기간에는 치안에 특별히 많은 신경을 기울인다. 2인 1조로 순찰하는 경찰관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그들은 점포나 호객꾼을 단속하지 않았다.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이 고이즈미 전 일본 총리와 만찬을 즐기고, 영화 '킬 빌'에 나와 유명해진 롯본기의 이자카야 레스토랑 '곤파치'마저 술을 팔고 있다.

도쿄에 거주하는 여성 사카모토 미호(25·가명)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한계에 이른 사업주들이 많다. 방역에 만전을 기하면서 규칙을 엄격히 해 주류 판매를 재개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가게에 조금이라도 이익이 될 것이다"며 "사실 가게보다 규칙을 지키지 않는 시민들이 많다. 규칙을 어기는 시민들에 대한 페널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축구의 준결승전이 열린 3일 저녁 풍경도 비슷했다. 넥타이 부대가 많은 신바시역 주변 주점 거리에 사람들이 가득 했다. 대부분 술에 집중했고, 일부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이용해 축구를 시청했다.

거리 응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신바시역 광장에 있는 대형 전광판의 전원을 오후 8시가 되자 내렸다. 재일교포 박모씨는 "아마도 전광판에 축구를 틀어놓으면 사람들이 모여 응원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위해 끈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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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뉴시스]일본 축구의 도쿄올림픽 준결승이 열린 3일 저녁 도쿄 신바시역 광장. (사진 =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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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는 "무관중으로 경기장을 찾지 못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감동 받았다"고 했다.

일본만의 문화 중 하나가 오락실 '파친코'다.

신주쿠의 한 유명 파친코장은 밤 10시가 넘었음에도 요란한 게임 소리와 화려한 불빛으로 거리를 밝게 했다. 영업시간은 오후 11시까지다. 코로나19 이전과 변함없다.

많은 사람들이 의자에 나란히, 빽빽하게 앉아 즐기는 게임인데 제한은 없다고 한다. 철저한 소독과 출입 관리로 정상 영업을 한다.

단, 코로나19와 무관하게 이미 실내 흡연을 금지해 별도 흡연실에서만 담배를 즐길 수 있다. 전자담배의 경우, 업장마다 기준이 다르다고 한다.

그래도 대부분 시민들은 방역 지침을 잘 지켰다. 마스크를 정확히 착용했고,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마스크를 내리거나 시끄럽게 떠드는 이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소형 점포부터 대형 백화점, 쇼핑몰까지 거의 모든 입구에 소독제가 설치돼 있어 반드시 손에 뿌리고, 온도를 측정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일일이 확인하는 직원이 따로 있는 곳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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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뉴시스]박지혁 기자 = 4일 저녁 도쿄 신주쿠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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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위해 이곳저곳 누비는 기자들의 경우, 하루에 소독제를 뿌리는 횟수만 족히 20회가 넘는다.

흡연구역은 동시에 자리할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한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지 않도록 조지한 것이다. 미디어 프레스 센터(MPC)의 6인 제한 흡연장과 유사하다.

도쿄 시내가 낮처럼 뜨거운 밤을 선사했다면 올림픽 선수촌이 있는 하루미 지역은 고요했다.

마지막 경기 일정을 마친 선수는 48시간 이내에 일본을 떠나야 한다. 남아서 다른 종목을 응원하거나 기타 행사를 소화하는 건 불가능하다. 대회가 막바지로 향하면서 선수들이 대거 방을 비웠기 때문에 불이 꺼진 곳이 더 많이 보였다.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NHK에 따르면, 4일 오후 9시20분 기준으로 1만4207명이 새로 감염됐다. 도쿄도는 역대 최다인 416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누계 확진자는 97만1000명을 넘었다. 올림픽이 막바지인 현재 일본 내에선 긴급 사태를 전국으로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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